“기독교 가치 후보 없었다” 79%, “앞으로 교회가 권력 감시” 57%

송경호 기자  7twins@naver.com   |  

대선후보 결정은 “종교적 신념” 따라

▲윤석열 당선인이 10일 새벽 국회 상황실에 도착해 축하 인사를 받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당선인이 10일 새벽 국회 상황실에 도착해 축하 인사를 받고 있다. ⓒ국민의힘


한국교회가 기독교 가치에 맞는 후보를 공개 지지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해 ‘그렇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5년 전에 비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회가 권력의 감시자가 되어야 한다는 의견은 57%나 됐다.

반면 이번 대선에서 기독교적 가치가 드러나는 후보가 있었는지에 대해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거의 대다수(약 80%)를 차지했다.

제20대 대통령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된 가운데, 기독교 여론조사기관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와 아크(ARCC)연구소가 ‘제20대 대선 개신교인 인식 조사’ 결과를 선거 직전 공개했다.

“후보 공개지지 가능” 5년 전에 비해 8% 증가
교회, 감시자 넘어 정치적 주체로의 욕구 증가

먼저 개신교인 개인 차원이 아닌 한국교회 차원에서 기독교 가치에 맞는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매우 그렇다” 11%, “약간 그렇다” 29%로 긍정적 답변이 40%를 차지했다. 이는 5년 전 32%에 비해 8%로 증가한 결과다.

연구소는 “동의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응답자는 60세 이상, 교회 중직자층, 이념적으로 보수 성향 응답자였다. 즉, 보수적 개신교인이 교회의 정치적 발언과 참여에 더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한국교회는 선출된 당선자가 향후 대통령직을 잘하는지 감시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매우 혹은 약간 그렇다”고 답한 이들이 57%였다. 지난 19대 대선에 비해선 2% 정도 줄어든 수치이지만, 교회의 정치적 역할에 대해 감시자뿐 아니라 정치적 주체로서도 욕구가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후보 결정 시 결정적 영향 ‘나의 종교 신념’
목회자는 19%뿐… “발언 자체가 적을 수도”
기독교 가치의 정당? 국민의힘·민주당 동일

개신교인의 대선 후보 결정 시 가장 영향받는 요인은 ‘나의 종교적 신념’이 43%를 차지했으며, 가족 의견, TV에서 정치적인 평론가, 유튜브 등 뉴미디어, 신문 잡지 등에서의 평론가, 친구/지인 등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교회 목사의 영향은 19%에 그쳤다. 연구소는 목회자의 직간접적 발언이 영향이 별로 없거나, 정치적 발언을 하는 목회자 자체가 적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또 목사의 정치적인 발언은 개인적인 자리/모임에서만 하는 것을 원할 뿐(53%) 교인들과의 자리(28%), 설교 등 공식적인 자리(16%), 정치 집회 활동(24%)에 대한 기대는 적어 “개신교인들이 목사에게 정치적인 역할을 기대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소는 해석했다.

이번 대선에서 기독교적 가치를 드러내는 후보가 있는지에 대해선 없거나 모르겠다는 응답이 79%나 됐다. 또한 기독교적 가치의 ‘정당’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없거나 모르겠다는 응답이 51%였으며, 정당별로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둘다 18%로 동일했다.

연구소는 “개신교인들이 바라는 기독교적 가치란 무엇인가? 그리고 대선 후보의 정책과 공약을 과연 기독교적 가치 측면에서 따져 보고 있는가? 이에 대해서 기독 정치 분야에서 보다 깊이 있는 연구가 진행될 필요성이 커 보인다”고 답했다.

종교가 같다는 이유로 후보 선택 적어
비기독교 후보의 예배 참석, 역효과도


또 대선 투표시 기독교적 관점에서 후보를 선택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았다. 35%만이 그렇다고, 64%가 그렇지 않거나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2017년과 비교하면 비슷한 수치다.

기독교 신앙을 가진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도 5년 전에 비해 2% 늘어난 37%만이 동의했고, 부정적으로 답한 수치는 58%였다. 연구소는 “종교가 같다는 이유로 선택하자는 주장은 다수로부터는 외면당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여당과 야당의 주요 두 명의 대선 후보를 둘러싼 무속 연관성은 상대적으로 다른 네거티브 요인보다 영향력이 적었다.

두 후보에 대한 4가지 네거티브 요인을 제시한 결과 “이재명 후보 부인의 공무원 사적사용/경기도 법인카드 사용” “윤석열 후보 가족의 주가조작, 부동산 관련 불법의혹”이 영향을 미친다는 비율이 68%였다. 뒤를 이어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사건”이 65%, “윤석열 후보와 부인의 무속인과의 연관성”이 60%를 차지했다.

비개신교인 후보가 교회를 방문해 예배드리는 것에 대해선 73%가 ‘좋게 보이지 않는다’고, 10%만이 긍정적이라고, 17%는 별 생각이 없다고 답해 선거운동을 목적으로 한 예배 참석이 홍보효과가 없을 뿐더러 역효과까지 있음을 예상해 볼 수 있었다.

이번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개신교인을 대상으로 2월 24일부터 2월 28일까지 아크연구소, 목회데이터연구소 의뢰로 (주)피앰아이퍼블릭이 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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