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대학교가 남성과 여성, 성전환자도 함께 사용 가능한 ‘모두의 화장실’을 국내 대학 중 처음으로 설치했다.
성공회대와 제37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는 16일 오후 서울시 구로구 성공회대 새천년관 앞에서 ‘모두의 화장실’ 준공식 및 기자회견을 가졌다.
‘모두의 화장실’ 입구의 표지판에는 남성과 여성, 성중립을 뜻하는 이미지와 휠체어를 타는 사람, 기저귀를 가는 사람이 그러져 있다.
출입 음성지원 시스템, 자동문, 휠체어 장애인의 사용 편리성을 고려한 각도거울, 점자블럭, 기저귀 교환대, 접이식 의자 등이 설치되어 있다.
성공회대는 2017년 제32대 백승목 총학생회장이 선거 과정에서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커밍아웃’하며 성중립화장실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이후 지난해 5월 학생 자치기구인 중앙운영위원회가 안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학교 측은 일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되자 입장을 유보했지만, 총학 비대위는 1인시위, 홍보활동, 토론회 등을 이어갔다.
성공회대 김기석 총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학내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이들이 서로 존중하고 공존하는 방식을 배우게 되길 바란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성중립화장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계속되고 있다. 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대표 김영한 박사, 샬롬나비)은 “성중립 화장실은 성해체 동성애 젠더 이데올로기의 산물”이라며 “성정치 논리는 단순히 트랜스젠더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선천적인 인간의 본성인 남녀의 구별 자체를 해체하는 젠더 이데올로기가 숨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위 ‘성적 자기결정권’이라는 자의적이고 이기적인 논리를 강변함으로 생명과 성에 대한 사회적 책임성, 즉 윤리성은 무시될 수밖에 없다”며 “‘성중립’이라는 용어는 화장실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탈의실, 샤워실, 목욕탕, 야구팀, 체조팀, 육상팀, 유치원 등 모든 영역에 성중립이라는 팻말이 붙게 되는 무책임하고 반인권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