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학술원, 월례포럼서 ‘성경적 창조론에 배치’ 지적
“유신진화론, 아직 극치에 이르지 못한 불완전한 과학에 쉽게 타협한 것이 문제다.”
기독교학술원(김영한 원장)이 최근 서울시 서초구 소재 양재 온누리교회 화평홀에서 ‘유신진화론 비판: 유신진화론은 성경적 창조론에 배치’라는 주제로 제93회 월례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1부 경건회에서는 오성종 교무부장(전 칼빈대 신대원장)의 인도로, 정기영 목사(희망을 노래하는 교회)가 국가를 위하여, 이은우 목사(수사 5기생)가 교회를 위하여, 조용녀 목사(수사 4기생)가 북한구원과 코로나 퇴치를 위하여 각각 기도했다.
조덕영 목사는 ‘창세기(1~2장)에 나타난 4가지 하나님 사랑-창조주 하나님은 어떤 분일까?’(창 1:1)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4가지 하나님의 사랑은 먼저, 하나님의 이름(여호와)을 알려주신 사랑(창 2:4), 둘째로 사람을 위해 동산을 예비한 사랑(창 2:5~6), 셋째로 사람은 다른 피조물과 다르게 창조하신 사랑(창 2:7), 넷째로 하나님의 사랑은 언약 사랑(창 2:15~17)”이라고 했다.
이어 “하나님은 창세 전에 우리를 부르셨다. ‘곧 창세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로 사랑 안에서 그 앞에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시려고 그 기쁘신 뜻대로 우리를 예정하사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자기의 아들들이 되게 하셨으니 사랑하시는 예수 안에서 거저 주셨다’(엡 1:4)”라며 “이 비밀한 사랑을 알아야 비로소 사랑은 완성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한 원장 “창조론과 진화론은 물과 기름”
2부 발표회에서 ‘유신 진화론의 오류: 성경과 교리에 비적합’을 주제로 개회사를 전한 김영한 원장(샬롬나비 대표, 숭실대 명예교수)은 “창조론과 진화론을 조화하고자 하는 것은 물과 기름을 섞는 것과 같다. 창조론은 유신론에 근거하고, 진화론은 무신론에 근거하므로 유신론과 무신론은 상호 모순되기 때문”이라며 “유신진화론이 갖는 해악은 기독교의 근본 신앙과 교리를 왜곡하거나 파괴해버리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복음주의자들 가운데 유신진화론을 수용하려는 자들이 있다. 성경적 창조론에 충실한 학자들은 유신 진화론을 지지하는 자들과의 대화에서 이들이 주장하고자 하는 견해를 경청하려는 겸허한 태도가 요청된다”며 “누구도 지식을 독점할 수 없고 무한하신 하나님의 생명의 비밀을 유한한 지성으로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선호 교수 “파스퇴르의 생물속생설이 더 유효”
첫 번째 발제로 ‘창조학적 관점’에서 분석한 정선호 교수(건국대 시스템생명공학과)는 “1861년 루이 파스퇴르(Louis Pasteur)의 백조목 플라스크 실험은 생물의 기원에 대한 자연발생 이론을 반박하고 생물은 생물에서만 그 기원을 설명할 수 있다는 생물속성설(biogenesis)을 제안했다. 그 후 러시아 생화학자인 오파린(Alexander Ivan ovich Oparin)은 1924년에 원시 지구 생명체의 기원에 대한 화학진화가설을 제안하게 되었다”고 했다.
이어 “이 제안은 1952년에 유레이 밀러(Urey & Miller)의 실험결과에 기반한 프리바이오틱 화학(Prebiotic chemistry) 연구를 통해 보다 다양한 생물의 기원에 대한 실험 결과들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며 “최근에 메리필드(Merrifield B.)와 파우너(Powner M.)가 Science지와 Nature지 등에 각각 발표한 펩타이드의 화학합성 매커니즘과 관련된 연구결과와 과학적 발견들을 고찰하고 해석했다”고 덧붙였다.
또 “그들의 연구 결과들은 펩타이드와 단백질의 기원이 생물의 비생물속생설(abiogenesis)에 근거한 비생체 내 발생을 의미하는 자연발생이론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하여, 아직까지도 펩타이드와 단백질의 기원은 파스퇴르의 생물속생설(biogenesis) 이론에 따른 생체 내 발생을 통해서만 설명이 유효함을 시사하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했다.
정 교수는 “결론은 펩타이드 및 단백질의 기원은 비생체 내 합성을 의미하는 비생물속생설 기반의 펩타이드 화합합성기작을 통한 방법보다는 파스퇴르의 제안이었던 생체 내 합성에 기반한 생물속생설이 여전히 더 유효하게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박창균 교수 “유신진화론, 불완전한 과학에 타협”
‘기독교철학적 관점’에서 두 번째 발제를 맡은 박창균 교수(서경대 명예교수)는 “유신 진화론자라고 해서 모두 입장이 통일된 것은 아니다. 그들은 모두 생물 진화론을 공통으로 인정하지만, 진화와 관련한 하나님의 통치 방식이나 인간에 대한 진화의 적용 범위, 인간으로 판정하는 기준, 아담의 정체성 등에 따라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한다”며 “이들 중 진보적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 취하고 있는 무목적적 진화, 영육 진화, 급진적 아담론 등은 기독교의 정체성을 무화시키고 이신론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했다.
그는 “무신론적 진화론과 진보적 유신진화론에 대해서는 비판의 강도를 높여야 하지만 복음주의자들이 고려하고 있는 형태의 유신진화론에 대한 태도는 형제의 사랑을 가지고 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그렇다고 유신진화론에 대한 반성과 비판을 중단자하는 것은 아니다. 유신진화론자가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인정한다면 그들의 입장에도 마음을 열고 그들이 신앙과 학문 사이에서 가졌던 고통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문제는 유신진화론이 아직 극치에 이르지 못한 불완전한 과학에 쉽게 타협한 것이 아닌가 싶다. 결국 논의의 핵심은 진화론이 참인지 여부에 달려 있다. 이에 따라 유신진화론의 운명도 결정된다”며 “그러나 진화론이 자연과학적으로 증명될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 그리고 하나님께 대한 믿음에 근거한 창조론과 자연주의를 신조로 하는 진화론은 전혀 다른 세계관이지만 모두 믿음의 영역에 놓이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다면 이 문제는 자연과학의 문제가 아닌 행위이론(또는 결정이론)을 다루는 인문과학의 문제로 전환되며, 성경에 최고의 권위를 두는 그리스도인의 선택은 자명해진다”고 했다.
김윤태 교수 “과학을 전제로 신앙을 맞춘 건 잘못된 순서”
마지막으로 ‘신학적 관점’에서 발표한 김윤태 교수(백석대 기독교전문대학원장)는 “현대인들은 현대의 발달한 과학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있다. 일단 과학이라고 하면 의심할 수 없이 입증된 사실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는 현대인들에게 현대 발달한 과학의 이름으로 주장되는 진화론은 성경의 가르침을 따라 하나님의 세상창조를 믿는 전통적인 기독교 신앙과 신학을 비과학적인 것으로 치부하게 된다”고 했다.
이어 “이런 현대 과학이 말하는 진화와 성경이 말하는 창조 사이의 괴리에서 기독교인으로서 현대 과학의 진화론과 기독교의 창조 신앙을 조화롭게 설명하고자 시도한 것이 유신진화론”이라며 “유신진화론이 과학과 기독교 신앙을 조화롭게 이해하고자 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유신진화론이 먼저 진화론을 과학적 사실로 전제하고 그 후에 기독교의 창조신앙을 진화론에 맞추려고 한 것은 그 순서에 있어서 잘못되었다. 성경을 믿는 기독교인이라면 먼저 성경을 앞에 놓고 그 후에 성경의 빛에서 과학을 살피는 것이 옳은 순서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유신진화론은 이러한 순서를 역으로 함으로 성경과 성경을 믿는 기독교 신앙과 신학을 왜곡시키거나 변질시키는 과오를 범하고 있다”며 “특별히 유신진화론이 갖는 창조와 인간에 대한 이해는 성경의 가르침과 기독교 신앙과 신앙의 본질을 왜곡 변질시키고 있다. 유신진화론이 주장하는 창조·인간에 대한 이해는 과학이라기보다는 과학적 상상과 추론일 뿐”이라고 했다.
아울러 “유신진화론은 자신들의 과학적 상상과 추론의 빛에서 성경을 봄으로 성경을 왜곡하고 있다”며 “이런 점에서 유신진화론은 유사과학적 추론인 동시에 유사기독교적 사상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허정윤 박사(기독교학술원, 알파와 오메가 창조론 연구소), 조덕영 박사(창조신학연구소장)가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