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30] 바울과 다메섹 가는 길(6)
촬영하고 보니 하늘에서 빛줄기가 얼굴 비춰
바울이 다메섹 향해 가던 노정 추정되는 곳엔
이스라엘과 시리아 기갑부대 결사적 전차전
격렬한 전투 흔적 오늘날에도 여기 저기 남아
영국 런던 시내 중심에는 ‘세인트폴 교회(사도 바울 교회, Cathedral Church of St. Paul Apostles)’가 우뚝 솟아있다.
서기 604년경 이 자리에 사도 바울의 이름을 붙인 교회가 세워졌으나 없어지고, 현재 교회 건물은 17세기에 다시 대규모로 세워진 것이다. 영국 성공회에 속한 이 교회는 높이가 111m로서, 1710년부터 1963년까지 런던 시내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다.
시내 한 가운데 위치하고 건물이 크고 높아서 공중에서 볼 때도 눈에 잘 띄므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런던을 폭격하러 오는 독일군 폭격기 조종사들은 이 교회를 우선 찾은 후 이곳을 기준으로 하여 폭격할 목표물 위치를 찾았다.
필자는 예루살렘에서 다메섹(오늘날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으로 가다가, 골란 고원 동쪽 지역에서 빛을 보고 땅에 쓰러진 바울의 동상을 이 교회의 옆 마당에서 몇 년 전에 우연히 볼 수 있었다.
그래서 사진을 한 장 촬영하였는데, 나중에 보니 하늘에서 내려오는 강한 빛줄기가 바울의 얼굴을 비추는 것이 사진에 나타나 있었다. 이렇게 빛줄기가 보이는 사진은 필자가 여태까지 찍은 적이 없었으므로 신기하게 생각한 적이 있다.
성경에는 골란 고원이 ‘바산’이라고 기록되어 있는 것을 지난 회에서 이미 언급한 바 있다. 구약성경 신명기에는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에서 나와 가나안에 들어와서 므낫세 지파가 바산을 얻은 것이 여러 곳(3장 13절 등)에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바산을 ‘바산 골란(Bashan Golan)’이라 부르기도 하였다(신명기 4장 43절).
오늘날 제주도 크기의 골란 고원의 2/3는 이스라엘의 영토이고(이스라엘군이 1967년과 1973년 전쟁에서 시리아로부터 탈취함), 나머지 1/3은 시리아에 속해 있다.
바울이 다메섹을 향하여 가던 노정으로 추정되는 곳은 앞서 나온 두 전쟁에서 이스라엘 기갑부대와 시리아 기갑부대가 결사적으로 전차전을 벌인 곳으로서, 격렬한 전투의 흔적이 오늘날에도 여기저기 남아있다.
그리고 오늘날은 이스라엘과 시리아 경계선에 높은 철조망이 설치되어 두 지역을 갈라놓고 있다. 골란 고원 동북부 지역은 특히 전차전이 벌어졌던 격전지로서 이곳에 있는 높이 1,204m 의 아비탈(Avital)산에는 이스라엘군의 레이더 시설과 관측소가 설치되어 있다.
이 산을 빼앗기 위해 1973년 이스라엘과 시리아 전차부대 사이 20세기에 벌어진 가장 큰 전차전의 하나인 ‘골란고원 전차전’이 일어났고, 이스라엘군이 승리하였다. 당시 이스라엘 전차부대의 주력 전차는 영국제 센추리온(Centurion) 전차였고, 시리아군의 주력 전차는 러시아제 T54, T55, T62 전차였으며 숫자도 이스라엘보다 훨씬 많았다.
한국전쟁에서 영국군이 사용한 구형 센추리온 전차에 비해 시리아의 러시아제 전차들은 모두 신형이었지만, 전멸을 각오하고 싸운 이스라엘 지휘관과 전차병들의 투혼에 밀려 시리아군 전차부대는 전멸한 것이다.
시리아 전차부대를 전멸시킨 이스라엘 전차부대는 시리아 영내로 진격하였고 전차부대에 이어 이스라엘군의 미국제 175mm 자주포는 다메섹 방향으로 장거리 포격을 하자, 이집트군과 함께 선제공격으로 이스라엘에 전쟁을 시작한 시리아군은 공포에 질려 이스라엘과 휴전을 하였다. 아비탈 산정에서는 국경 너머의 시리아 국경도시인 쿠네이트라(Quneitra)가 보인다.
1973년 전쟁에서 이스라엘 전차부대는 이 도시도 점령하였으나 전쟁이 끝난 뒤 시리아에 돌려주었다. 아비탈산에서 동쪽으로 약 70km 거리에 다메섹이 있다. 바울은 아비탈산의 동쪽 지역을 지나 다메섹을 향하여 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권주혁 박사
‘권박사 지구촌 TV’ 유튜브 운영
저서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천사같이 말 못하고 바울같지 못하나>, <메마른 땅을 종일 걸어가도> 등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세계 136개국 방문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