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이 보는 성혁명사 44] 우생운동과 낙태, 그리고 성혁명

기자   |  

▲민성길 한국성과학연구협회 회장(연세의대 명예교수).

▲민성길 한국성과학연구협회 회장(연세의대 명예교수).

20세기에 성해방이 가능하기 위해 그 이전에 “골치 아픈” 임신이 막아져야 했다. 즉 임신을 줄이기 위해서는 피임기술이 필요했고, 출산이 “계획”되어야 했다. 계획이 실패하여 임신이 되었다면 “낙태”가 합법화되어야만 했다.

이 모든 생각의 근거는, 당사자가 의도했는지 몰라도 결과적으로 18세기 말서스의 인구론에서 출발하였다. 18세기 인구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말서스는 주장하기를, 인구는 기하학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식량 생산은 산술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조만간 식량이 모자라게 될 것이라 예측하였다. 그래서 식량을 증산하고 공정하게 분배하던지, 먹는 입을 줄여야 한다고, 즉 인구를 감소시켜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이후 역사는 이러한 예측이 빗나갔음을 보여준다) 자연스럽게, 이왕 인간의 수를 줄이자면, 인간의 질은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줄이자는 생각이 나타났다. 여기서 우생학(eugenics)이 나왔다. 우생학은 19세기에 말서스주의와 찰스 다윈과 허버트 스팬서의 진화론이 합쳐진 결과이다. 진화론은 약육강식 논리를 제시함으로 인간의 질은 향상시키자는 우생학 논리를 정당화하였다.

그리하여 1880년대에 우생운동(eugenic movement)이 나타났다. 그것은 원래 건강한 남녀의 결혼과 건강한 자녀의 출산을 지향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그러다가 이는 “열등한” 인간에 대한 산아제한과 낙태를 정당화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역사적인 극단적 사례는 인종청소) 예리한 관찰력을 가진 성혁명적 지식인들은, 선진국이나 부유한 상류층 사람들이, 흑인들과 가난한 제3세계 식민 국가들의 출산율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생식력의 차이'를, 장차 그들의 정치적, 경제적인 힘을 잃게 할까하는 위협으로 인지하고 있음을 알아챘다. 그들은 우생운동을 흑인들과 가난한 제3세계 피식민 국가들의 인구를 산아제한이라는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꽤뚫어 보았다. 그들은 이 방식을 성혁명의 발전에 있어 필연적인 낙태를 정당화하는 것에 사용되었다.

그들 중 선구자의 한 사람으로 마가렛 생어(Margaret Sanger)가 있다. 그녀는 간호사이며 근본주의 공산주의자이자 페미니스트이다. 그녀는 1910년대부터 공개적으로 미국의 인종주의적 우생학의 이데올로기를 이끌었다. 그녀는 인종주의 우생학, 피임, 불임술, 낙태 등을 통해,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인구요인을 제거하는 것(예를 들어 소위 “negro project”)을 자신의 일생의 과제로 삼았다. 그녀는 여성건강을 위한다는 핑계로 미국에 첫 피임과 낙태를 위한 클리닉을 세우고, 피임합법화 및 낙태 정당화를 위한 사회기구를 만들고 법 제정을 위해 노력하였으며, 새로운 성교육을 주장하고, 전세계를 다니며 이를 옹호하는 강연을 하였다. “계획된 부모되기”(planned parenthood)라는 멋진 용어가 만들어졌다. 독일에서 성학자 Havelock Ellis를 만나고는 자연스럽게 그녀는 프리섹스도 전파하며, 동성애를 옹호하였으며, 기독교의 교훈을 반대하였다. 그녀는 자신의 소신을 위해 법을 위반하는 일도, 망명하는 것도, 감옥에 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그동안 그녀는 미국에서 영웅시되었으나, 현재 반인종주의자들과 낙태반대자들은 그녀의 동상 제거를 요구하고 있다)

인구폭발에 대한 공포가 20세기 중반에 전세계적으로 고조되었다. 마침 이즈음 임신의 메카니즘에 대한 의학적 지식과 피임을 위한 기술이 발달하였다. 산아제한 기술이 전세계적으로 보급되었다. 1960년대에 이르러 젊은이들은 “혁명”을 일으키며 기다리던 성해방을 마음껏 즐기기 시작하였다. 낙태는 죄가 아니라고 여기기 시작하였다. 덩달아 페미니즘 운동가들이 여자들이 임신을 조절하는 권리, 낙태할 권리를 가져야 된다고 주장하기 시작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1960년대부터 “적게 낳아 잘 기르자”라는 구호아래 국가규모의 가족계획이 시행되었다. 그런데 지금은 결혼과 출산이 너무 줄고 있다)

성혁명사의 관점에서 볼 때, 말서스주의는 우생운동을 낳았고, 우생운동은 산아제한을 추구하게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낙태가 쉽게 되도록 만들어, 생명경시를 조장하였고, 결과적으로 프리섹스 성혁명에 기여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결국 인구감소로 이어질 것이다.

우리 크리스천은 인종주의와 낙태를 모두 반대하며 인구감소를 우려한다. 이는 하나님의 창조섭리를 거역하는 것이다.

민성길 한국성과학연구협회 회장(연세의대 명예교수)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많이 본 뉴스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성료 감사 및 보고회

“‘현장에만 110만’ 10.27 연합예배, 성혁명 맞서는 파도 시작”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성료 감사 및 보고회’가 21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렸다. 지난 10월 27일(주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열린 예배는 서울시청 앞 광장을 중심으로 광화문-서울시의회-대한문-숭례문-서울역뿐만 아니라 여의대로…

제56회 국가조찬기도회

‘윤석열 대통령 참석’ 제56회 국가조찬기도회… “공의, 회복, 부흥을”

“오늘날 대한민국과 교회, 세계 이끌 소명 앞에 서…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며 온전하신 뜻 분별해야” 윤상현 의원 “하나님 공의, 사회에 강물처럼 흐르길” 송기헌 의원 “공직자들, 겸손·헌신적 자세로 섬기길” 제56회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가 ‘…

이재강

“이재강 의원 모자보건법 개정안, 엉터리 통계로 LGBT 출산 지원”

저출산 핑계, 사생아 출산 장려? 아이들에겐 건강한 가정 필요해 저출산 원인은 양육 부담, 비혼 출산 지원은 앞뒤 안 맞는 주장 진평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강 의원 등이 제출한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21일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

다니엘기도회

다니엘기도회 피날레: 하나님 자랑하는 간증의 주인공 10인

①도대체 무엇이 문제입니까? - 이미재 집사 (오륜교회) ②모든 것이 꿈만 같습니다! - 박광천 목사 (올바른교회) ③어린이다니엘기도회를 기대하라! - 강보윤 사모 (함께하는교회) ④천국열쇠 - 강지은 어린이 (산길교회) ⑤용서가 회복의 시작입니다 - 최현주 집…

예배찬양

“예배찬양 인도자와 담임목사의 바람직한 관계는?”

“담임목사로서 어떤 예배찬양 사역자를 찾고 싶으신가요?” “평신도의 예배찬양 인도에 한계를 느낀 적은 없으신가요?” “예배찬양 사역을 음악 정도로 아는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가르치고 계신가요?” 예배찬양 사역자들이 묻고, 담임목사들이 답했다…

 ‘생명윤리와 학생인권조례’

“학생 담뱃갑서 콘돔 나와도,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훈계 못 해”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세미나가 ‘생명윤리와 학생인권조례’를 주제로 21일(목) 오후 2시 30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됐다. 이상원 상임대표는 환영사에서 “학생인권조례는 그 내용이 반생명적 입장을 반영하고 있고, 초‧중‧고등학교에서 사실상 법률…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