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직원들, 동성애 노골적 옹호하는 경영진 비판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회사 측, LGBT 관련 단체 지원하고 캐릭터 만들기도

▲ⓒ월트 디즈니 오프닝 비디오

▲ⓒ월트 디즈니 오프닝 비디오

디즈니가 최근 플로리다주의회에서 통과된 친권 법안을 지속적으로 반대하며 동성애를 노골적으로 옹호해 온 데 대해, 직원들이 비판하고 나섰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월트디즈니컴퍼니(TWDC, 이하 디즈니) 직원들은 최근 플로리다주 친권 법안인 ‘HB 1577’와 관련, 디즈니가 정치적 중립을 지켜줄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공개했다.

이 법안은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3학년까지 아이들에게 성적 지향 및 성 정체성에 대한 교직원 또는 제3자의 교실 수업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LGBT 옹호자들이 반발하자, ESPN 등 디즈니 자회사들은 법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디즈니 밥 채펙 CEO는 이 법안에 대해 론 드샌티스 주지사와 대화했고, ESPN은 전미대학체육협회(NCAA) 남자 농구 경기를 취재하는 동안 침묵하며 항의를 표시했다.

디즈니의 LGBT 활동에 반대하는 직원들은 그러나, 법안이 발의되기 훨씬 전부터 회사의 방향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고 밝혔다.

직원들은 “디즈니는 정치적·종교적으로 확실히 진보적이지 않은 우리에게 점점 더 불편한 직장이 돼 왔다”며 “우리는 우리의 신념이 고용주로부터 공격을 받는 것을 지켜봐 왔으며, 경영진이 우리와 같은 의견을 가진 이들을 악당으로 비판하는 것도 자주 본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일부 직원들은 소위 ‘게이라고 말하지 말라’(Don't say Gay) 법안에 대한 회사의 반응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언급하며 “정치적 의제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회사는 우리와 거리가 멀다”고 했다.

이들은 “회사 경영진은 직원들이 편안하게 자신의 가치관을 공유하고, 직장에서 진정한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포용적인 일터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자주 한다. 그러나 이는 우리가 직장에서 경험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동료들이 점점 더 공격적으로 같은 입장을 요구하는 것을 지켜봤다. 그들은 회사가 이 이슈 뿐 아니라 다른 법률에 대해서도 강력한 입장을 취해야 하고, 동의하지 않는 직원에 대한 처벌을 공개적으로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했다.

또 “가족 엔터테인먼트라는 디즈니의 독특한 브랜드는 사람들을 하나로 뭉치게 함으로써 선에 기여했다”면서도 “디즈니가 정치적 논쟁에서 어느 한 편을 취함으로써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사랑’을 없애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핵심적인 정치 이슈에 대한 기업의 성명은 분열과 불화를 일으키는 무기가 되는 경우가 많다는 채펙 CEO의 의견에 동의하며, 정치색을 멀리함으로써 디즈니는 세계에 훨씬 더욱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기업으로 남을 것이다. 디즈니가 특정 집단의 정치적 행동을 위한 수단이 되어선 안 된다”고 못 박았다.

이들은 “세상은 그 어느 때보다 우리의 단결을 필요로 한다. 이는 현 시점에서 디즈니사가 할 수 있는 가장 가치로운 역할”이라며 “이는 우리가 거의 한 세기 동안 해 온 역할이며, 좌익의 정치적 압력에 직면해 이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서한을 마무리했다.

익명의 직원들이 공개한 이 서한은 최근 플로리다의 친권법안에 대한 채펙 CEO의 초기 반응에 반발해 디즈니 LGBT 직원들이 파업을 벌이는 가운데 나왔다.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인 픽사의 LGBT 직원들은 서한을 통해 채펙 CEO가 이 법안에 대해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우리는 실망하고, 상처받고 두렵고 분노한다. ‘게이라고 말하지 말라’ 법안을 지지하는 의원들과 디즈니가 재정적으로 엮여 있는 것과 관련해, 회사가 우리에게 (무엇인가) 보여 주길 기대했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들이 경영진에 편지를 보낸 지 이틀 후, 채펙 CEO는 “다른 주에서 유사한 법안에 맞서 싸우기 위해 LGBT 옹호 단체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이 일과 여러분 모두에 전념하고 있고 성소수자 공동체와 지속적으로 협력해 더 나은 동맹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이달 초 기자회견에서 친권 법안이 동성애자들에게 ‘게이라고 말하지 말라’ 법이라고 비판을 받는 데 대한 질문을 받자, “실제로 법안에는 게이라는 단어가 없다”며 “언론이 ’거짓 이야기’를 퍼뜨리고 있다”고 했다.

버라이어티는 픽사의 차기 장편 영화 ‘라이트이어(Lightyear)에서 다른 여성과 관계를 맺고 있는 주요 여성 인물이 등장한다고 보도했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픽사는 처음 영화에서 동성 키스를 삭제했으나, 일부 직원이 이에 반대해 다시 추가했다.

오는 6월 17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토이스토리’에서 처음 버즈 라이트이어 캐릭터를 소개한 지 27년 만에 제작된 것으로, 코미디언 팀 알렌이 캐릭터의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픽사 스튜디오는 최근 몇 년 동안 영화에서 LGBT 캐릭터의 소개와 보급을 늘려 왔다. 지난 2020년 영화 ‘온워드’(Onward)에서 최초 동성애자 여자 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웠고, 같은 해 디즈니플러스에 초연된 단편 영화 ‘아웃’(Out)에서 공개적으로 게이 주인공을 소개했다.

LGBT 옹호단체인 GLAAD는 2025년까지 모든 TV 캐릭터의 20%를 LGBT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픽사 및 기타 스튜디오에 LGBT 캐릭터를 지속적으로 포함시켜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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