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메섹 가던 바울, 눈 덮인 헐몬산 웅장한 자태 보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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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31] 바울과 다메섹 가는 길(7)

헐몬산 동쪽 기슭 인구 4천 명 마사데 마을,
시리아에서 빼앗은 6개 마을 중 가장 큰 곳
유명한 요단강, 강폭 평균 30m에 수심 얕아
큰 강이라 생각하고 찾아간다면, 크게 실망

▲아비탈산 기슭에 놓여있는 이스라엘군의 미국제 M60 전차포탑과 필자. 뒷면이 아비탈산.

▲아비탈산 기슭에 놓여있는 이스라엘군의 미국제 M60 전차포탑과 필자. 뒷면이 아비탈산.

골란 고원 서북부에 있는 헐몬(Hermon)산을 성경에는 헤르몬산이라고 기록했고, 시돈(오늘날 남부 레바논의 항구도시) 사람은 시론(Sirion), 아모리 족속은 스닐(Senir)이라고 불렀다고 기록되어있다(신명기 3장 9절).

사도 바울도 예루살렘에서 다메섹을 향하여 갈 때 골란 고원 동쪽을 통해서 갔다면, 눈 덮인 헐몬산의 웅장한 자태를 멀리서 보았을 것이다.

헐몬산의 동쪽 기슭 아래에는 인구 4천 명의 조그만 마사데(Massade) 마을이 있다. 골란 고원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이스라엘군이 시리아군으로부터 빼앗은 6개의 마을 가운데 가장 큰 곳으로서, 주민의 대부분은 시리아인이다.

골란 고원은 요단강이 발원하는 곳이다. 요단강은 골란 고원에 있는 바니아스(Banias) 샘에서 시작하여, 남쪽으로 흘러서 갈릴리 호수로 들어간다. 그 후 남쪽으로 계속 흘러가 사해에 이르러 멈추게 된다.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에서 나와서 홍해가 갈라져 시나이 반도에 이르렀고, 그 후 오늘날 요르단 지역을 통해 가나안 땅에 들어갈 때도 홍해가 갈라졌을 때처럼 하나님께서 요단강도 양쪽으로 갈라지게 하심으로 이스라엘 백성은 발에 물을 적시지 않고 강을 건너 가나안에 들어갔다.

▲이스라엘군이 전차전 현장에 세운 승전 기념비. 시리아군으로부터 노획한 소련제 전차 포탑을 이용하여 만들었다.

▲이스라엘군이 전차전 현장에 세운 승전 기념비. 시리아군으로부터 노획한 소련제 전차 포탑을 이용하여 만들었다.

예수님도 세례 요한으로부터 요단강에서 세례를 받는 등 너무나 유명한 강이므로, 큰 강이라고 생각하고 갔다가는 크게 실망한다.

요단강은 강폭이 평균 30m이고 수심도 얕다. 직선으로는 160km 이지만, 굽이굽이 흐르므로 실제 강 길이는 약 260km이다.

이렇게 골란 고원은 이스라엘에게 군사전략 요충지일 뿐만 아니라 풍부한 수자원(水資源)의 공급지이므로, 이스라엘은 제3차(1967년), 제4차(1973년) 중동전쟁을 통해 빼앗은 골란 고원을 시리아에게 절대로 반환하지 않을 것이다.

시리아군은 제3차, 제4차 중동전쟁 중 골란 고원에서 이스라엘군과 싸울 때 당시 소련제 신형전차인 T54, T55 그리고 T62 전차를 주로 사용하였다.

이들 신형전차보다 대수는 적지만, 소련군이 제2차 세계대전 중 사용하였던 T34전차도 사용하였다. 북한군이 1950년 6월 25일, 주일날 새벽 기습 남침할 때 T34 전차 200여대가 북한군의 선봉에 서서 서울을 향해 내려오기도 하였다.

T34에는 76mm 포를 장착한 것과 85mm 포를 장착한 것이 있는데, 북한군과 시리아군이 사용한 것은 85mm포를 장착한 것으로서 T34/85라고 표시한다.

여하간에 이 전차도 1967년 골란 고원 전투시 이스라엘군에 파괴되어 야산 근처 도로가에 방치되었는데, 외국인 사진작가가 부서진 이 전차를 촬영한 사진은 유명하다.

그러므로 골란 고원을 소개하는 책들 가운데 이 전차 사진도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유명한 신학자 한 분도 이 사진을 그 분이 저술한 책 속에 넣었다.

▲눈 덮인 헐몬산과 마사데 마을.

▲눈 덮인 헐몬산과 마사데 마을.

지난 회에 언급한 아비탈산을 중심으로 동서남북 각 방향에서 제4차 중동전쟁 중 이스라엘군과 시리아군이 혈전을 벌인 끝에 이스라엘군이 승리하였다.

특히 이 산의 동남쪽의 경사진 평지에서는 대규모의 전차전이 일어났다. 시리아군은 1973년 10월 6일, 대규모 전차부대를 앞세우고 골란 고원의 이스라엘군에 선제 기습공격을 하였다.

다음 날 시리아군은 골란 고원의 절반을 점령하고 계속 이스라엘군을 남쪽으로 압박하였다. 절망적 상황에 직면한 이스라엘군은 10월 8일부터 반격 작전에 나서 일주일 만에 시리아군 전차 1,200대를 파괴했고, 시리아군은 국경 너머로 후퇴하였다.

이스라엘군 지휘관은 전투시 제일 앞에 서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므로 수많은 이스라엘군 보병과 전차 지휘관들이 이 전투에서 전사하며 나라를 구하였다.

▲외국 사진 작가가 촬영한 골란 고원 시리아군 T34전차(제3차 중동전쟁).

▲외국 사진 작가가 촬영한 골란 고원 시리아군 T34전차(제3차 중동전쟁).

필자는 사상 최대의 전차전(독일군과 소련군)이 일어났던 러시아의 쿠르스크 평원, 영국군과 독일군의 전차부대가 충돌한 북아프리카 엘알라메인 전차전 현장, 미군과 독일군의 대규모 전차전인 벌지 전투가 일어난 벨기에의 아르덴느 고원 등 세계의 주요 현대 전차전 현장을 모두 방문하였다.

그래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의 전차전이 일어난 (제4차 중동전쟁 중) 시나이 반도의 격전지와 골란 고원의 전차전 격전지를 방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들 전차전에 대한 연재를 한다면 아마 수백 회에 걸친 연재가 될 것이므로, 여기서 중지한다.

말을 타거나 걸어 다니며 여행을 하던 시대에 살던 사람들은 강철로 만든 이런 괴물 무기들이 후세에 나올 것을 전혀 상상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이러한 대규모 전차전이 바울이 2천여년 전에 통과하였던 곳으로 짐작되는 길에서 일어났다.

권주혁 박사
‘권박사 지구촌 TV’ 유튜브 운영
저서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천사같이 말 못하고 바울같지 못하나>, <메마른 땅을 종일 걸어가도> 등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세계 136개국 방문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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