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세등등하던 바울, 눈이 멀어 다메섹 입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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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33] 바울과 다메섹 (1)

총 136개국 여행했지만, 시리아 방문 못해
바울이 강렬한 빛 보고 눈 멀었던 곳 위치
다메섹 서남쪽 약 15km 코캅 언덕 추정돼
다메섹, 인류 역사 방향 바꾼 중요한 사건

▲시리아측 골란 고원 쿠네이트라 시내 진입도로(다마스쿠스에서).

▲시리아측 골란 고원 쿠네이트라 시내 진입도로(다마스쿠스에서).

현재 이스라엘과 시리아는 국경을 봉쇄하고 있으므로, 양 국민은 국경을 통해 왕래하지 못하고 외국인도 물론 왕래를 할 수 없다.

필자는 136개국을 여행했지만, 여태까지 시리아를 방문한 적은 없다. ‘다음에 가야지’ 하다가 2011년 시리아 내전이 일어나면서, 지금까지 방문할 수 있는 기회를 아쉽게 놓치고 말았다. 언젠가 내전이 끝나면 반드시 방문하려 한다.

그러므로 이스라엘측 골란 고원 국경에서 멀리 보이는 시리아 측 골란 고원 안에 있는 쿠네이트라시(市)와 그 주위만을 바라볼 수 있었다.

몇 년 전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만난 택시 운전기사는 자기가 시리아인들을 태우고 베이루트에서 다마스쿠스까지 왕복을 하는데, 200달러만 주면 필자를 다마스쿠스까지 데려다 주고 다시 베이루트까지 데려오겠다고 했다. 자기가 국경검문소를 우회하여 가는 길을 잘 알고 있으니 걱정 말라고 한다.

시리아 방문을 열망하고 있던 필자는 불법으로 출입국을 시켜주겠다는 제안에 한편으로는 시도해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으나, 결국 포기하였다.

▲이스라엘과 시리아 국경에서 차, 커피, 빵을 파는 시리아인과 필자.

▲이스라엘과 시리아 국경에서 차, 커피, 빵을 파는 시리아인과 필자.

필자가 1990년대 중반부터 만나본 시리아인들은 한결같이 순박한 사람들이었다. 골란 고원의 이스라엘과 시리아 국경에서 만난 시리아인은 국경 부근 도로에서 커피, 차, 그리고 시리아식 빵을 팔고 있었는데, 거주하는 집 없이 고물로 보이는 반트럭에 빵 만드는 기구와 이불, 식기 등을 싣고 다니면서 차 안에서 숙식을 하고 있었다.

필자가 보기에는 하루에 만나는 손님이 별로 없을 것 같아 차 한잔과 시리아식 넓은 빵을 사준 적이 있다.

오늘까지 사도 바울 연재를 하는 동안 130여 장의 사진을 원고와 함께 실었는데, 이 사진 가운데 단 1장만 다른 사람(지난 회에 실은 외국 사진작가 사진)이 찍은 것이고, 나머지는 모두 필자가 직접 촬영한 것이다.

필자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아직까지 시리아를 방문하지 못하였으나, 필자의 아들(영화 감독)이 오래 전에 방문한 적이 있으므로 시리아에 관한 사진은 아들이 촬영해 온 것을 사용하려 한다.

그리고 내전 때문에 비록 시리아를 방문하지 못하였지만, 그 동안 만난 여러 시리아인과 아들로부터 들은 시리아 상황을 정리하여 이번 회부터 시작하는 사도 바울 관련 시리아 이야기에 쓰려고 한다.

▲1973년 제4차 중동전쟁으로 파괴된 쿠네이트라 시내.

▲1973년 제4차 중동전쟁으로 파괴된 쿠네이트라 시내.

2011년부터 시작된 시리아 내전 이전에는 여행객들이 요르단과 시리아 국경을 통해서도 시리아에 입국할 수 있었다. 성경에는 사울(바울)이 기독교인을 박해하려 다메섹(다마스쿠스)을 향해 가다가 장님이 된 정확한 장소가 기록되지 않고, 단지 다메섹에 가까운 곳이라고만 언급되어 있다.

여기에 대해 시리아 기독교인들은 바울이 장님 된 곳이 골란 고원과 다메섹 사이, 즉 다메섹 서남쪽 약 15km에 있는 코캅(Kawkab) 언덕이라고 여겨, 시리아 정교회에서는 이곳에 사도 바울 회심 교회(St. Paul’s Converting Point Church)를 세웠다. 이 교회는 ‘바울 낙마(落馬) 교회’라고도 부른다.

기독교인들을 박해하던 유대인 사울을 기독교도로 개종하도록 만든 코캅 언덕에서의 사건은 인류 역사의 진행 방향을 바꾼 중요한 사건이다.

다메섹에 있던 기독교인들을 체포하기 위해 예루살렘에서 다메섹으로 가던 사울에게 예수님이 나타나신 것에 대해서는 사도행전 9장, 22장 그리고 26장에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홀연히 하늘에서 내리는 빛을 보고 넘어진 바울은 “사울아 사울아 네가 어찌하여 나를 핍박하느냐? 나는 네가 핍박하는 예수라. 네가 일어나 성으로 들어가라. 행할 것을 네게 이를 자가 있느니라”라는 주님의 음성을 직접 듣고 땅에서 일어나 눈을 떴으나,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사람의 손에 이끌려 다메섹으로 들어가 사흘 동안 보지 못하고 식음을 전폐하였다.

예수 믿는 사람들을 잡아가려고 기세등등하던 바울이, 이런 모습으로 다메섹에 도착한 것이다.

▲쿠네이트라 시내 골란 병원의 내부. 치열한 전투를 증언하고 있다.

▲쿠네이트라 시내 골란 병원의 내부. 치열한 전투를 증언하고 있다.

권주혁 박사
‘권박사 지구촌 TV’ 유튜브 운영
저서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천사같이 말 못하고 바울같지 못하나>, <메마른 땅을 종일 걸어가도> 등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세계 136개국 방문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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