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임종으로 다시 점검한 부활 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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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를 변화시키는 ‘행복 신학’ 25] 세상이 보기엔 정신 나간 부활신앙?

우리 신앙의 마지막은 어디인가? 장차 경험할 우리의 최종 모습은 어떠한 상태인가?

이 땅에서 신앙을 지키다가 하나님이 부르시면 우리 영혼이 들어가는 ‘그곳’은 끝이 아니다! 그곳에서 우리는 영광스러운 부활을 기다리게 된다.

우리의 영혼과 육체가 결합하여 부활체로 거듭나게 될 그날(주의 재림)을 학수고대하게 된다. 우리가 밟고 있는 이 세상에서 예수님의 재림과 함께 전 지구적인 부활 사건이 일어날 것이다.

필자는 부활 교리를 좀 더 실제적으로 깨달은 적이 있다. 4년 전 싸늘한 시신 앞에 서게 되었다. 여느 때와 달리 주님 말씀이 내 마음을 강하게 울리고 있었다. 성경 구절을 통해 들려오는 강력한 내적 음성이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니 이것을 네가 믿느냐(요 11:25-26)?”

사랑하는 어머니의 차가운 얼굴과 몸을 만지는 동안 더 크게 들려왔다.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입관(入棺)이 진행되는 내내 이 말씀이 내 마음을 요동치게 만들었다.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부활을 대하는 내 믿음을 마치 테스트라도 하듯, 계속해서 내 영혼의 폐부를 찌르고 있었다.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그런데 내 마음의 한 켠에서는 순간순간 마르다의 반응이 올라오고 있었다. “주여, 죽은 지가 나흘이 되었으매 벌써 냄새가 나나이다(요 11:39)”. 과연 이 싸늘한 시체가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나도 모르게 순간 올라왔다.

참으로 이상했다. 이제껏 성도의 죽음을 수없이 봐왔고, 특히 20년 전부터 차례대로 아버지, 할머니, 할아버지의 입관을 지켜봤음에도, 부활을 향한 내 믿음이 또 다시 도전받고 있었다.

강한 확신으로 주님의 십자가와 부활을 이제껏 선포했건만, 일평생 인생의 질고와 병마에 시달리다 소천하신 어머니 시신 앞에서 내 자신이 한없이 무너지고 있었다. 물론 부활에 대한 불신이라기보다, 사랑하는 가족을 여읜 슬픔이 육신의 부활을 대망하는 내 마음을 잠시 요동치게 만든 것이다.

여하튼 나는 평소 외치고 다니는 부활의 복음을 좀 더 실제적으로 묵상하게 되었다. “그들이 기다리는 바 하나님께 향한 소망을 나도 가졌으니, 곧 의인과 악인의 부활이 있으리라 함이니이다(행 24:15)”. 또 매주 공예배 때 암송하는 사도신경의 마지막 부분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되었다. “몸의 부활과 영생을 믿습니다. 아멘.”

우리가 세상을 향해 외치는 복음은 그야말로 미련한 것이다. 세상의 이치와 논리로는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 그들이 보기에 우리는 미친 사람들이다. 한 번 생각해 보라!

얼음장같이 차가운 시체가 영광스러운 몸으로 다시 살아난다고 말하는 것이 우리의 복음이다. 화장(火葬)을 해서 땅 속에 묻고 그 위에 비석을 세워 놓아도, 우리 눈에 거의 사라진 그 흔적이 주님의 재림 때 단번에 새 생명으로 살아난다고 말하는 것이 우리의 복음이다! 그것도 가장 영광스러운 부활의 몸으로, 더 이상 썩지 않는 아름다운 육체로 되살아난다고 말이다.

그래서 필자의 신학함을 다시 점검하게 되었다. 평소의 설교와 강의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되었다. 과연 날카로운 지성과 함께 죽은 자를 살리는 부활의 생명이 제대로 전해지고 있는지 진지하게 되짚어 보았다. 사도 바울이 당대 탁월한 지성인으로서 ‘생명의 부활’을 외쳤던 그 마음이 나에게도 있는지 되돌아보았다.

부활을 일으키는 하나님의 능력은 어머니 인생에 그대로 재현됐다. 절대로 예수님을 안 믿을 것 같은 당신이 소천하신 후, 온 교회 성도들을 불러모아 당신의 아들을 위로하며 보란듯이 그 능력을 입증하고 계셨다.

정말이지 필자는 어머니가 겨우 세례를 받은 형식적인 교인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것은 철없는 아들 목사의 착각이었다. 생전 출석하던 교회에서 정성을 다해 한 영혼을 ‘낙원’으로 보내는 모습을 통해 어머니의 구원을 확신할 수 있었다.

아무튼 부활은 복음의 심장이다. 부활이 무너지면 우리의 모든 게 다 무너진다. 부활이 없으면 우리의 믿음도 헛되고 우리가 여전히 죄 가운데 있을 것이며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자가 된다(고전 15:17-19). 부활은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일어난 역사적 사건이며 장차 우리에게도 반드시 일어날 실제 사건이다!

그래서 우리는 결단해야 한다. 부활의 역사성을 부인하는 자들에게 평생 바보 소리를 들으며 믿음을 지킬 것인지, 아니면 복음의 다른 내용을 다 받아들이면서 부활만큼은 그들의 입장에 동조하며 살 것인지를.

십자가의 복음은 처음부터 세상 사람들에게는 미련한 것이었다. 그런데 부활의 복음은 세상이 보기에 더더욱 정신 나간 것이다. 그럼에도 영광스러운 부활을 대망하며 이 시국을 살아가길 원하는가?

▲강의 후 기도하고 있는 권율 목사.

▲강의 후 기도하고 있는 권율 목사.

권율 목사

경북대 영어영문학과(B.A.)와 고려신학대학원 목회학 석사(M.Div.)를 마치고 청년들을 위한 사역에 힘쓰고 있다. SFC(학생신앙운동) 캠퍼스 사역 경험으로 청년연합수련회와 결혼예비학교 등을 섬기고 있다.

비신자 가정에서 태어나 가정폭력 및 부모 이혼 등의 어려운 환경에서 복음으로 인생이 개혁되는 체험을 했다. 성경과 교리에 관심이 컸는데, 연애하는 중에도 계속 그 불이 꺼지지 않았다. 현재 부산 세계로병원 원목(협력)으로 섬기면서 여러 모양으로 국내선교를 감당하는 중이며, 매년 선교지(몽골, 필리핀) 신학교 강사로도 섬기고 있다.

저서는 <올인원 사도신경>, <올인원 주기도문>, <올인원 십계명>, <연애 신학> 등이 있고, 역서는 <원문을 그대로 번역한 웨스트민스터 소교리문답(영한대조)>외 3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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