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modern)은 19세기 중엽부터 20세기 초~중반까지의 특정한 시기의 서구의 문화적 특성을 지칭하는 말로 쓰인다(문학에서는 더 좁게 1900년대부터 1940년대까지로 본다). 모더니즘의 정신을 따르던 이들을 모더니스트라고 한다. 우리도 한때 모던한 것을 좋아했다. 일제 강점기 “경성의 모던 뽀이, 모던 걸” 같은 유행이 있었다.
모더니즘은 무엇인가? 서구에서 모더니즘이 발달한 역사적 배경으로, 멀리는 종교개혁에서 시작하여 19세기 산업화, 시민혁명, 과학의 발달(진화론, 정신분석 등), 산업혁명, 도시화, 막시즘 등 급격한 사회발전 등이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일반인들은 여전히 전통적 규범에 의한 삶을 살고 있었다. 20세기 들어 지식인들은 빅토리아 시대의 관행, 도덕성, 낙관주의 등에 대해 불편감을 느끼고, 새로운 사조의 불을 지피기 시작하였다. 전통적 기독교 문화가 비판과 혁신의 대상이 되기 시작하였다. 모더니스트들이 과거 전통에서 벗어나는 새로운 사고방식과 가치관들을 모색하였다. 이는 일종의 문화와 사고방식에서의 혁명이었다.
그리하여 일차세계대전, 즉 대규모의 전쟁으로 인한 구시대의 파괴와 비극에 실망하면서 모더니즘이 본격화하였다. 1920년대 모더니스트들은 사고방식에 있어 새로운 원리, 구조와 법칙을 발견하려 하였다. 모더니스트들은 당시 서구 문명에 대해서는 비판적이었고 미래에 대해서는 비관적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새로운 문화의 창조를 추구하였다. (이때 소위 제1차 성혁명이 일어났다)
우선 문학이 서구 전통문화에 대한 환상을 깨고 새로운 사고방식의 탄생을 묘사하기 시작하였다. T S 엘리엇의 시 『황무지』(1922)가 이를 대변한다. 미술, 음악, 건축 등 예술에서도 장식적이고 화려하기만 했던 과거와 단절하고, 기능적이고, 순수하고, 새로운 아름다움을 가진 문화를 창조하려고 했다. 정치, 경제, 및 사회적으로는 새로운 제안과 실험이 반복되었다. 종교에서도 비슷한 일들이 일어났는데, 기독교신앙의 전통을 근대의 인식론, 비판적 역사학 등에 관련시켜 재해석하고, 현대에 맞는 신앙을 주장했다. 로마 가톨릭교회에서 이들에 대해 1907년 일찌감치 이단으로 단죄하였다.
섹슈얼리티에 관련하여서는 의학적 연구들, 특히 성학의 발달이 모더니즘의 일익을 담당하였다. 모더니즘에서의 섹스에 대한 생각은 오류의 여지가 많은, 과학주의에 힘입은 바 크다. 즉 모더니스트들은 성은 생물학적이며 자연적 힘으로서 자율적(autonomous)인 것인데, 사회적 여건(사회적 타부, 종교적 교훈, 또는 법)에 따라 억압되고 있다고 보았다.
이 와중에 모더니스트들은 섹스, 욕망, 성전환 같은 현상에 매혹되어 있었다. 히스테리의 정신분석, 전쟁과 공황(1930년대 세계공황)으로 인한 성문란 사태, 소련의 성해방적 정치, 프로이트-막시즘, 페미니즘과 낙태 옹호, 1930년대의 최초의 성전환수술, 등 급변하던 성문화가 천재들을 자극하였다. 당시 엘리트 여성들도 투표권 뿐 아니라, 성적 쾌락과 자신의 몸에 대한 주인의식에 눈을 뜨기 시작하였다.
소설작가들이 대중들과 가장 가까이에서 모더니즘에 예민하게 반응하였다. 작가들은 성해방의 당위성을 풍부한 상상력으로 합리화하고 이를 생생하게 묘사하였다. 대표적 소설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1922)는 정신분석의 자유연상처럼 (현실적 압력과 상관없이) 내면의 사고의 조각들을 의식되는 대로 그대로 묘사하였다. 이는 자연스레 외설적이 되었다. 이처럼 당대의 유명 소설들은 거의 모두 외설적이었다. (그래서 유명해졌는지 모른다) D H 로렌스의 『차탈레이부인의 연인』(1928), 버지니아 울프의 『올란도』(1928), 헨리 밀러의 『북회귀선』 (1934) 등은 모두 외설이라는 평판을 들었고 일부는 금서가 되었다. (대신 해적판들이 불티나게 팔렸다)
모더니즘 시대에 성에 대한 언급은 모두 더 본격적이고 전반적인 60년대의 이차성해방의 전조였다. 모더니즘이라는 신선한 사고방식 배후에 성해방사상이 힘을 축적하고 있었다. 그러나 모더니즘 이후 곧 파시즘이 나타났고 그에 대한 반동인 프로이트-막시즘이 투쟁무대에 등장하게 되고 또 한 차례 대규모 전쟁이 벌어진다. 모더니즘은 이차성혁명 이후 포스트모더니즘으로 이어지면서, 퀴어이론 같은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우리는 크리스천의 믿음은 일관성을 유지하여야 한다고 믿는다. 모더니즘에 대응하듯 기독교 세계에서는 20세기에 접어들면서 영적 대각성 부흥 운동과 전 세계적인 선교활동이 벌어지고 있었다. 1907년 한국에서는 평양 대각성운동이 불같이 일어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