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36] 바울과 요르단(1)
요르단·시리아도 ‘아라비아 반도’에 속해 있어
갈라디아서 1장 사도 바울 방문했단 아라비아,
요르단·시리아라는 성경학자들 견해 일리 있어
요르단 남부 에돔 왕국 이후 나바테아 왕국 돼
성경에는 사도 바울이 오늘날 요르단 지역을 방문하였다는 기록은 없다. 다만 바울이 아라비아를 방문하였다는 기록이 있고, 오늘날 요르단 지역을 통치하였던 아레다 왕이 바울을 붙잡으려는 시도를 한 것이 성경에 기록되어 있으므로, 바울이 요르단을 방문한 것으로 추측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된 성경 말씀은 다음과 같다.
“또 나보다 먼저 사도 된 자들을 만나려고 예루살렘으로 가지 아니하고 오직 아라비아로 갔다가 다시 다메섹으로 돌아갔노라”(갈라디아서 1장 17절).
“다메섹에서 아레다왕의 방백이 나를 잡으려고 다메섹 성을 지킬쌔 내가 광주리를 타고 돌창문으로 성벽을 내려가 그 손에서 벗어났노라” (고린도후서 11장 32-33절).
필자가 대학교 1학년 때인 1971년, 우리나라에서는 <아라비아의 로렌스(Lawrence of Arabia)>라는 영화가 상영되었다. 상영 시간이 엄청나게 길었다.
영국 육군 중위인 로렌스(Thomas Lawrence)가 말을 타고서 말 탄 아랍인들을 지휘하여 1917년 질풍처럼 아카바(Aqaba) 항구를 점령하는 모습과, 아랍인들 위에 오스만 제국(터키)군의 복엽 전투기가 나타나 폭탄을 투하하는 장면이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난다.
그 기억 때문에 언젠가 기회가 되면 아카바를 방문하겠다고 생각하고, 결국 몇 년 전 이집트 시나이 반도에서 배를 타고 아카바를 방문하였다.
<아라비아의 로렌스> 영화 제목 때문에 처음에 필자는 로렌스가 넓은 아라비아 반도 전체를 무대삼아 전투를 한 것으로 생각하였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로렌스가 주로 전투한 곳은 앞서 나온 아카바를 중심으로 한 남부 요르단 지역에서 시리아의 다마스쿠스 사이이다.
즉 우리는 일반적으로 아라비아라고 하면 오늘날 아라비아 반도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해 예멘, 소말리아, 오만 등의 지명을 떠올리지만, 지리적으로 요르단과 시리아도 아라비아 반도에 속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경학자들이 갈라디아서 1장에 나오는 아라비아를 요르단과 시리아 등지로 해석하는 것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요르단 남부 사막 지역에는 곳곳에 협곡이 많다. 이 협곡 가운데 하나인 페트라(Petra)는 기원전 3-4세기 경 나바테아(Nabataea)인들이 세운 도시로서, 나바테아 왕국의 수도였다.
페트라 지역을 포함한 요르단 남부 지역에는 원래 야곱의 형인 에서의 후손이 세운 에돔 왕국이 있었다. 그러나 에돔이 망한 이후 나바테아인들이 들어와 에돔 족속을 몰아내고 그 지역에 정착했다. 성경에는 페트라 지역에 관련돼 다음과 같은 말씀이 있다.
“아마사가 염곡에서 에돔 사람 일만을 죽이고 또 셀라를 쳐서 취하고 이름을 욕드엘이라 하였더니 오늘까지 그러하니라”(열왕기하 14장 7절).
이 말씀에 나오는 ‘셀라(Sela)’는 에돔 족속이 기원전 1,200년 경 페트라 북쪽 바위 지역에 건설한 에돔 왕국의 수도로서, 유다 왕 아마사는 셀라를 점령한 뒤 이름을 욕드엘(Joktheel)으로 변경했다. 셀라는 히브리어로 ‘바위’라는 뜻이다.
역사학자들은 셀라가 있었던 곳은 페트라 북쪽 약 5km 바위언덕 지대로서 오늘날 ‘에스셀라(Es Sela)'라고 부르는 곳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현재 에스셀라에는 에돔 왕국 당시 흔적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이 외에도 성경 이사야 42장 11절 하반부(셀라의 거민들은 노래하며 산꼭대기에서 즐거이 부르라)에도 셀라가 산 위에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오바댜 선지자가 에돔에 대한 심판을 이야기한 성경 오바댜 1장 3절에서는 에돔인들을 바위 틈에 거하며 높은 곳에 사는 자라고 지칭하였다.
권주혁 박사
‘권박사 지구촌 TV’ 유튜브 운영
저서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천사같이 말 못하고 바울같지 못하나>, <메마른 땅을 종일 걸어가도> 등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세계 136개국 방문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