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예배 ‘노 마스크’ 고수하는 러시아 교회들의 ‘믿음’

|  

[세르게이 선교칼럼] 믿음대로 역사하는 힘

▲러시아 성 바실리 성당. ⓒ픽사베이

▲러시아 성 바실리 성당. ⓒ픽사베이

마가복음 10장에 디메오의 아들 바디메오 소경이 예수 앞에 나와 소리치며 긍휼히 여겨 달라고 외친다. 주변의 사람들은 그를 향하여 꾸짖고 조용히 하라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예수의 말씀을 들으려고 하는데 시끄럽게 소리치면서 타인에게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그들의 태도는 당연한 것이었고, 고침을 받으려 예수를 부르는 바디메오 역시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모두의 입장과 생각이 다른데, 누가 틀렸다고 할 수 있을 것인가? 바디메오의 외침에 예수께서 응답하셔서 그는 고침을 받게 된다. 예수는 “가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하신다. 믿음은 개인적일 경우가 많다. “믿음으로 역사하는 힘”을 보게 된다.

정교회에서는 해마다 1월 19일이면 예수께서 세례 받으신 것을 기념하여, 전국적으로 영하 20도 이상의 기온에서 얼음을 깨고 강물 속으로 들어가 세례를 받고 기념하면서 기도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영하 20도를 넘는 혹한에 얼음물에 들어가 세 번씩 물에 담그면서 행하는 의식이 맞는 것인가? 저러다 사고라도 나는 것이 아닐까? 심정지라도 오지 않을까?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지금까지 전통적으로 행한 이러한 일 속에서 사고 소식을 듣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세례식이 진행될 때 수많은 기자들이 대기하고 촬영하기 때문에, 사고 소식은 즉시 전파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그러한 소식은 한 건도 듣지를 못했으니, 이 역시 “믿음으로 역사하는 힘”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네 믿음대로 될찌어다.”

러시아 정교회나 개신교회는 대부분 성찬식을 진행할 때 하나의 큰 잔에 포도주를 담아 돌려 마시게 된다. 정교회에서는 작은 숟가락으로 성도들의 입에 넣어 주고, 다시 수건으로 닦아서 다음 사람에게 똑같이 진행한다. 수십 명, 수백 명의 사람들에게 이와 같이 행하는 것이다. 조용히 바라보고 있노라면 매우 비위생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처럼 코로나와 각종 질병들이 왕왕 발생하는 것을 보면, 더욱 더 그러한 생각을 하게 된다. 악수도 하지 않고 주먹으로 대신하며, 옆에 스쳐만 가도 벌벌 떠는 시대가 아닌가?

코로나가 걸렸다고 하면 근처도 얼씬거리지 않고 외면하고 무시하고 부정한 사람처럼 대하는 시대에, 하나의 숟가락으로 공동체가 진행하는 성찬식을 보면 더욱 더 감염의 우려를 갖게 한다.

개신교회의 성찬식 현장을 보면 숟가락을 사용하지는 않지만, 한 대접에 포도주 혹은 주스를 담아 모두가 돌아가면서 조금씩 마신다. 그것을 보면서 매우 비위생적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조언한다.

그러나 현장의 목회자들은 조금도 의심치 않는다. 지금까지 한 번도 질병이 전염된 일이 없고, 믿음으로 기도하고 행하는 일에는 문제가 없다고 한다. 그러한 모습을 보면서, “믿음대로 역사하는 힘”을 보게 된다.

어디까지 믿음이고 어디까지 위생인지 구분이 되지 않지만, 현대를 살아가면서 일반적으로 보기에 비위생적인 것같이 보이지만, 믿음으로 행하면 그것이 능력이 되기도 한다.

바디메오의 외침에 귀를 기울이셨던 예수님, 그리고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고 하시는 말씀 속에 나의 믿음은 어디에 서 있는가를 다시 생각한다.

현장 교회에 가게 되면, 코로나가 창궐하는 시기에도 그 누구 한 사람 마스크를 쓰는 사람이 없다. 오직 선교사만 마스크를 착용하고 앉아 있다.

상식적으로 보아도 입으로 전염되기에 마스크 착용이 당연하다고 여겨지는데, 현장 교회에서는 노마스크가 아무렇지도 않다.

선교사가 믿음이 없는 것인가? 아니면 그들의 믿음이 강한 것인가? 습관적으로 마스크를 싫어하는 그들의 태도는 지금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인들만 마스크를 철저하게 쓰고 다닌다.

주께서는 종종 현장의 상황과 상식을 넘어 “네 믿음대로”,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고 하신다. 그러나 우리 삶의 현장에서는 믿음으로 행해도 되지 않는 일들이 수없이 많다.

믿음이 없어서인가? 간절함이 부족해서인가? 욕심과 자기의 뜻을 이루기 위함이어서인가? 주님 앞에 나온 사람들은 모두 자기의 간절한 열망이 아니었던가? 믿음이 지식을 동반하지 않으면 어리석은 것이 되는가 묵상해본다.

세르게이, 모스크바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성료 감사 및 보고회

“‘현장에만 110만’ 10.27 연합예배, 성혁명 맞서는 파도 시작”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성료 감사 및 보고회’가 21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렸다. 지난 10월 27일(주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열린 예배는 서울시청 앞 광장을 중심으로 광화문-서울시의회-대한문-숭례문-서울역뿐만 아니라 여의대로…

제56회 국가조찬기도회

‘윤석열 대통령 참석’ 제56회 국가조찬기도회… “공의, 회복, 부흥을”

“오늘날 대한민국과 교회, 세계 이끌 소명 앞에 서…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며 온전하신 뜻 분별해야” 윤상현 의원 “하나님 공의, 사회에 강물처럼 흐르길” 송기헌 의원 “공직자들, 겸손·헌신적 자세로 섬기길” 제56회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가 ‘…

이재강

“이재강 의원 모자보건법 개정안, 엉터리 통계로 LGBT 출산 지원”

저출산 핑계, 사생아 출산 장려? 아이들에겐 건강한 가정 필요해 저출산 원인은 양육 부담, 비혼 출산 지원은 앞뒤 안 맞는 주장 진평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강 의원 등이 제출한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21일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

다니엘기도회

다니엘기도회 피날레: 하나님 자랑하는 간증의 주인공 10인

①도대체 무엇이 문제입니까? - 이미재 집사 (오륜교회) ②모든 것이 꿈만 같습니다! - 박광천 목사 (올바른교회) ③어린이다니엘기도회를 기대하라! - 강보윤 사모 (함께하는교회) ④천국열쇠 - 강지은 어린이 (산길교회) ⑤용서가 회복의 시작입니다 - 최현주 집…

예배찬양

“예배찬양 인도자와 담임목사의 바람직한 관계는?”

“담임목사로서 어떤 예배찬양 사역자를 찾고 싶으신가요?” “평신도의 예배찬양 인도에 한계를 느낀 적은 없으신가요?” “예배찬양 사역을 음악 정도로 아는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가르치고 계신가요?” 예배찬양 사역자들이 묻고, 담임목사들이 답했다…

 ‘생명윤리와 학생인권조례’

“학생 담뱃갑서 콘돔 나와도,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훈계 못 해”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세미나가 ‘생명윤리와 학생인권조례’를 주제로 21일(목) 오후 2시 30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됐다. 이상원 상임대표는 환영사에서 “학생인권조례는 그 내용이 반생명적 입장을 반영하고 있고, 초‧중‧고등학교에서 사실상 법률…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