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이 보는 성혁명사 51] 원시사회 성문화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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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성길 한국성과학연구협회 회장(연세의대 명예교수).

▲민성길 한국성과학연구협회 회장(연세의대 명예교수).

20세기 들어 서구 대중 사회에 소위 일차 성혁명의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여러 계통의 엘리트들 사이에서도 이를 옹호하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하였다. 인문학계(아카데미)에서는 먼저 문화인류학이 이 대열에 참여하였다.

1920년대에 들어서면서 원시사회(primitive society)를 현장에서 연구하는 문화인류학이 왕성해 졌다. 당시 서구 사람들 사이에는 남태평양의 섬들의 원시문화는 프리섹스의 천국이라는 환상이 있었다. 이곳의 토착문화 연구에서의 대표적 학자는 미드(Margaret Mead 1901-1978)였다. 미드는 특히 원시 성문화에 대한 연구 대상으로 사모아를 선택하였다.

미드는 1928년, 동료 루스 베네딕트(『국화와 칼』이라는 저술로 유명함)와 같이 사모아 섬에서 9개월간 머물면서 토착민의 성문화, 특히 소아들과 청소년들의 “정신분석적”인 정신성발달을 연구하였다. (그녀의 연구 방법은 “참여적 관찰”이라 한다) 그 결과를 『사모아의 청소년』라는 저술로 출판하였다.

그녀는 연구 결과, 사모아는 이상적 조화를 지닌 전원사회로, 계급도 없고, 경쟁도 없고 더구나 기독교적인 기혹한 성도덕성이나 자연법 같은 것은 없었다고 하였다. 그곳 청소년들은 프리섹스를 즐기며 많은 파트너와 성행위를 하고 있었다. 따라서 청소년들은 서구의 사춘기 특유의 성과 관련된 스트레스나 갈등이나 "질풍노도“ 없이 순조롭게 성인기로 이행되고 있었다. 그래서 미드는 이런 문화를 높이 평가하면서, 미국사회가 청소년들에 대한 성적 억압을 완화해야 하다고 요청하였다.

당시 학술세계의 엘리트들은 기독교를 부정하려는 증거를 찾으려고 애쓰고 있었다. 그들은 미드의 연구를 유대-기독교적 가치가, 낡은 것이거나, 사회에 해를 끼치는 증거로 환영하였다. 미드의 사상은 학계에 큰 호응을 얻어, 성혁명적 사상이 1930년대 학계를 석권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하였다. 또한 미드는 성 문제를 공공사회로 끌고 나와 성교육, 형법, 정부의 정책, 용납할만한 성행동, 심지어 육아법 등등에 대해 양양을 미쳤고, 나아가 1960년대의 페미니즘, 성혁명, 인간 잠재력 운동(human potential movement), 반기독교문화 운동 등에 영감을 주었다.

그러나 여기에 반전이 있었다. 즉 20여년후 미드의 연구들은 거짓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뉴질랜드 인류학자 프리먼(Derek Freeman 1916–2001)이 미드의 연구를 재확인하고자 사모아에 갔다. 그는 자세히 살펴본 결과 미드의 연구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 1983년에 『마가렛 미드와 사모아: 인류학적 신화 만들기와 폐기하기』를 출판하였다. 그 책에서 프리먼은 미드가 “믿을 수 없을 만큼 나이브”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즉 사모아 청소년들은 성적으로 문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녀는 거의 전적으로 단 두 명의 어린 사모아 소녀들한테서 성문화에 대한 정보를 얻었는데, 프리먼이 이미 나이든 그 여성들을 만나보고 그들이 미드를 기억하고 있었고, 미드가 듣기 원하는 대로 장난하듯이 거짓 이야기를 만들어 들려주었다고 웃으면서 말하였다고 주장하였다.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다. 대학의 많은 사람들은 이미 확립된 자신들의 세계관이 침식당하는 것을 두려워하여, 미드에 대한 비판을 비방하고 모욕하였다. 정작 사모아 출신 학자들도 자신들이 행복하고 성적으로 자유스럽다는 미드의 주장에 불만스러워 했다. 한편에서는 이 논쟁은 과학적이라기보다 이데올로기적이라고 보기도 한다.

미드는, 또 다른 연구에서, 어떤 섬에서는 여자가 남자를 지배하고 있다고 하였다. 이런 미드의 해석은 미국 페미니즘운동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역시 다른 연구자의 후속 연구에 의해 그런 증거가 없으며, 미드가 주관적 기술로 실상을 편향되게 해석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객관적인 학문활동이라고 하더라도, 연구자 개인의 성향이나 어릴 때의 경험 내지 트라우마가 이후 일반 행동에서처럼 연구의 경향성에 영향을 미친다. 미드의 경우 어린 시절, 즉 5세 때, 한 살된 여동생이 죽어, 큰 트라우마가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미드는 3번 결혼했고, (딸이 밝힌 바에 따르면) 베네딕트 등 동료 여성들과 동성애적 관계를 가졌다고 하였다. 미드는 성과 결혼에서 매우 “관대”하여, 젊은이들에게 결혼에 너무 기대하지 말라고 조언하였으며, 미래에 일부일처제는 종식될 것이라 예측하였다.

미드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빌헬름 라이히나 킨제이도 그랬듯이) 성해방론의 엘리트들은 하나님에게서 벗어나 자유를 추구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재능을 “자신들의 섹슈얼리티”를 합리화하고 정당화하는데 사용하는 것 같다. 서구 사회는 그런 엘리트들의 말을 맹종함으로 21세기 지금, 혼란하고 퇴화된 성 문화에 직면하고 있다. 우리 크리스천들은 미드 같은 학자들의 “학문적 업적”이, 실은 자신들의 소원성취적 생각을 반영하는 것임을 알게 됨으로 매우 놀라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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