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38] 바울과 요르단(3)
페트라, 중국 한나라 기록 등장할 정도로 유명해
바울 잡으려던 아레다 왕, 백성에 사랑받던 군주
통치기간 명료, 바울 다메섹 탈출 연도 추산 도움
로마 제국 나바테아 정복, 서기 106년 속주 전락
나바테아인들이 왕국의 수도를 페트라에 건설할 때, 그들은 초기에 이 도시 이름을 레켐(Rekem) 또는 레크무(Rekmu)라고 불렀다.
당시 나바테아 왕국의 영토는 오늘날 이집트의 시나이 반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서북부 지역까지 포함하고 있었으므로, 오늘날 요르단의 영토보다 3배 이상 넓었다.
그러므로 당시 페트라는 중동 지역에서 상당히 유명한 도시가 되어 중국 한(漢)나라의 황금 시대를 연 효무(孝武) 황제가 기원전 138-126년 동안 중앙아시아에 파견한 외교 사절이며 여행가인 장건(張騫)의 기록에도 나온다.
장건은 페트라를 방문한 적이 없지만 중앙아시아를 방문하였을 때 현지인들로부터 페트라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그의 여행 보고서에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페트라에 대한 이야기는 그리스, 로마, 비잔티움 제국의 기록에도 등장한다. 로마가 페트라를 정복하였을 때, 로마인은 ‘아라비아 페트리아(Arabia Petraea)’라고 불렀다. 그리스어로 페트리아는 ‘바위’를 뜻한다.
구약성경 사사기의 “아모리 사람의 지계는 아그랍빔 비탈의 바위부터 그 위였더라(1장 36절)”에서 언급된 아그랍빔(Akrabbim)이 페트라라고 한다.
기록에 의하면 나바테아 왕국에는 11명의 왕이 있었다. 첫 왕은 기원전 168년 왕이 된 아레타스(Aretas) 1세이고, 마지막 왕은 서기 76년부터 106년까지 통치하였던 라벨(Rabel) 2세이다.
부하들을 시켜 바울을 다메섹에서 잡으려던 아레다(아레타스 4세) 왕은 9번째 왕이었다(고린도후서 11장 32-33절). 당시 나바테아 왕국은 그 세력이 오늘날 시리아의 남부 지역(다메섹이 포함된)까지 미쳤었다.
사도 바울과 관련된 아레타스 4세는 ‘백성의 친구’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정도로 백성으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은 군주였다.
그의 딸 파사엘리스(Phasaelis) 공주는 유다 왕국 헤롯 대왕의 아들인 헤롯 안티파스(Herod Antipas)와 결혼하였으나, 안티파스는 얼마 후에 파사엘리스와 이혼하고 동생 필립의 아내인 헤로디아(Herodias)와 결혼하였다.
헤로디아의 딸이 헤롯 왕의 생일 연회에서 춤을 추자 헤롯 왕은 너무 기쁜 나머지 의붓딸에게 무엇이든지 요구하라고 하였다. 이에 딸은 모친이 시킨대로, 당시 감옥에 있던 세례 요한의 목을 잘라서 소반에 담아달라고 요구하였다.
딸의 요청대로 헤롯왕은 바른 말을 하는 세례 요한의 목을 잘라서 딸에게 주었다. 이 이야기는 신약성경 마가복음 6장 14-29절에 기록되어있다.
파사엘리스가 나바테아 군인의 호위를 받아서 고향인 페트라에 돌아오자, 이 사건에 격노한 아레타스 4세는 군대를 보내 유다 왕국을 침공하여 요르단강 서안을 따라서 유다 왕국의 영토를 점령하였다.
아레타스 4세의 49년 통치 기간 중 페트라는 경제적·문화적으로 크게 발전하였다. 그와 두 명의 왕비는 그의 통치 기간 중에 주조한 동전에도 나온다.
한편 신약성경(고린도후서 11장 32-33절)에는 아레다 왕의 부하들이 다마스쿠스(다메섹)에서 사도 바울을 잡으려고 하였으나, 바울은 광주리를 타고 성벽을 내려가 그들을 피한 내용이 나온다.
이 성경에 나오는 아레다 왕이 아레타스 4세이다. 그의 통치 기간은 명료하므로, 이에 기준하여 바울이 다메섹을 탈출한 연도를 추적하는 데 도움이 된다.
로마의 폼페이 장군은 기원전 63년 나바테아를 점령한 적이 있으나, 나바테아의 마지막 왕인 라벨 2세의 통치 기간 마지막에 로마 제국이 나바테아를 완전히 정복함으로써 서기 106년 나바테아 왕국은 로마의 속주(屬州)인 ‘아라비아 페트리아’로 전락하였고 페트라는 속주의 수도가 되었다.
권주혁 박사
‘권박사 지구촌 TV’ 유튜브 운영
저서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천사같이 말 못하고 바울같지 못하나>, <메마른 땅을 종일 걸어가도> 등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세계 136개국 방문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