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긴 고통의 터널을 지나 오고 있는 인류 앞에 이번에는 ‘원숭이두창’(monkeypox)이 나타났다. WHO에 따르면 이 질병은 대부분 특별한 치료를 받지 않아도 자연 회복되지만, 치명률이 3-6%에 달해 1% 이하인 코로나19 오미크론보다 훨씬 높다.
그런데 최근 이 질병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특이한 점은, 감염자들 상당수가 남성 동성애자들이라는 것이다. 원숭이두창은 5월 영국을 시작으로 스페인, 벨기에,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스웨덴, 스위스, 포르투갈,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등에서 발생했으며, 캐나다, 미국, 호주와 이스라엘에서도 감염자가 나왔다. 아프리카에서는 나이지리아와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카메룬, 콩고민주공화국 등에서 발생이 보고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측은 7개 주에서 9건의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를 확인했는데, 확진자들은 모두 동성애자나 양성애자인 남성 혹은 동성과 성관계를 가진 남성이라고 5월 26일(이하 현지시각) 밝혔다.
영국 데이비드 헤이만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 교수도 “스페인과 벨기에의 두 차례 ‘광란의 파티’ 중 동성애자와 양성애자 남성 간의 성관계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현재 유력한 가설”이라며 “성적 접촉이 전이를 증폭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원숭이두창은 성병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성병의 바이러스는 남성의 정자와 여성의 질액을 통해 전파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사람, 동물, 또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물체와 밀접히 접촉했을 때 전파된다는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성 동성애자들을 중심으로 이 질병이 확산되는 데 대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의 맥킨타이어 교수는 “우연히 바이러스가 남성 동성애 집단에 유입되고 계속 퍼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남성들끼리의 성관계가 이 질병 확산 경로 중 하나일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된 만큼, 부디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신중한 연구와 대비를 해야 한다. 정부 당국도 이 질병이 국내에까지 집단 확산되기 전에 관련 대책들을 세워야 할 것이다.
동성애와의 연관성을 거론하는 것만으로 섣불리 ‘동성애 혐오’로 몰아붙이는 일은 없어야 한다. 오예왈레 토모리 전 나이지리아 과학아카데미 원장도 “에볼라도 처음엔 성관계로 전파된다는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기에, 원숭이두창도 그럴 수 있다”고 했다.
국내에서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되던 때에도 전문가들은 오래 전부터 유흥업소들에 대해 강력히 규제해야 한다고 지적했지만, 당시 정부 당국은 엉뚱하게 교회들을 감시하고 제재하는 데에만 행정력을 낭비한 나머지 다른 곳들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매우 무관심했다. 그리고 마침내 서울의 게이클럽과 동성애자 성행위 장소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자, 뒤늦게서야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대책을 내놨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감염자들을 비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은 곤란하다. 그들을 너무 몰아붙이면 첫째로 그들이 오히려 더욱 정체와 증상을 숨기게 되고, 둘째로 필요 이상의 공포로 인해 국민 혼란이 가중되며, 셋째로 궁극적이고 근본적인 문제 분석과 해결에는 소홀하게 돼 방역을 오히려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성애에 대한 정당한 비판까지 막아선 안 된다. 또 동성 간 성행위가 감염의 한 경로가 될 수 있다는 “결과로써 확인된 사실”조차 ‘혐오’라는 프레임을 씌워 함부로 말도 못하게 한다면, 이는 감염 예방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이는 곧 차별금지법에 반대하는 이유로까지 이어진다. 교양과 상식을 지닌 이들이라면 누구나 ‘차별금지’라는 대전제에 동의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의 공동체인 기독교계가 누구보다 앞장서 포괄적 차별금지법(혹은 평등법)에 반대하는 이유는, 이 법안이 ‘차별금지’라는 허울 좋은 명분을 앞세우지만 실제로는 자유를 억압하고, 갈등을 조장하며, 또 다른 (더 큰) 차별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특히 ‘성적지향’이라는 항목은 악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표현의 자유, 그리고 종교와 양심 등의 영역에까지 법적 제재를 과도하게 적용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이로 인해 그 의도와는 관계 없이 과도한 규제 때문에 곳곳에서 부작용이 발생하게 될 수 있다.
동성애는 성경에 분명히 죄로 규정돼 있을 뿐 아니라,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거스르는 행위다. 또한 전문가들은 수많은 연구가 동성애자들에게 신체적 및 정신적 건강상 문제가 많다는 것을 증명해 주고 있다고 강조한다.
서울아산병원 의생명연구소 전은성 교수는 얼마 전 열린 성과학 콜로키움에서 “HIV감염은 남성 위주의 성감염매개병이며, 주된 전파 행위는 남성 간 항문성관계”라며 “질병관리청 조사결과 남성에서 발생자 연령대를 확인해 보면, 20-34세에서 압도적인 발생현황을 보이고 있고, 20-34세에서 남/녀 비율은 40.5배(남 527명/여 13명)에 이를 정도로 남성에서 압도적”이라고 했다.
그는 또 이어 “성행위별 전파율을 분석한 결과, 캐나다의 public health agency에서는 질성관계보다 항문성관계에서 HIV 전파위험율이 최소 7.36배에서 최대 42.25배 높음을 보고하였다(2012년). UNAIDS에서는 남성 간 성관계를 가지거나 게이의 경우, 일반인에 비해 HIV 감염위험도가 2018년에 22배, 2019년에 26배 높음을 보고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