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울시 교육감 선거, 솔로몬의 재판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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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거의 모든 분야가 반기독교적·반성경적 가치관에 물들어가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분야 중 하나가 바로 ‘교육’이다. 교육 현장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전교조에 의해 좌파적 사상의 영향에 물들어 왔으며, 최근 들어서는 여기에 동성애 옹호와 조기성애화 등이 더해지며 그야말로 참담한 지경이다.

그래서 이번 6.1 지방선거에서 뜻있는 기독교인들, 특히 기독 학부모들이 가장 주목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서울시 교육감’이었다. 교육감은 ‘교육 소통령’이라고 불릴 정도로 교육 분야에 있어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며 예산을 집행할 수 있는 데다가, 특히 서울시 교육감은 매우 상징적인 위치로서 다른 지역의 교육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서울시 한 해 예산은 약 44조 2천억 원인데 서울시 교육청 예산은 약 1/4인 10조 6천억 원이다. 경기도 예산이 33조 6천억 원인데 경기도 교육청 예산은 그 절반이 넘는 19조2천억 원에 달한다.

학부모들은 대체로 교육에 있어서만큼은 보수적 성향이 강하기에, 기본적인 선거 판세 자체는 항상 나쁘지 않은 편이었다. 그러나 언제가 문제가 돼 온 것은 바로 중도·보수 후보의 난립이었다. 중도·보수 진영의 득표 수가 진보 진영보다 크게 앞섰는데도, 그 표가 여러 후보에게 분산되며 결과적으로 진보 후보가 당선되는 사태가 반복돼 온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중도·보수 진영은 이번에도 후보 단일화에 실패했고, 결과적으로 또다시 좌파 교육감 연임을 조장했다. 이번 지방선거가 전체적으로도, 그리고 무엇보다 서울 지역에서 보수 진영이 압승할 정도로 판세가 유리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야말로 통탄하지 않을 수 없는 비극이다.

묻고 싶다. 이번에 출마한 중도·보수 진영의 후보자들에게 과연 진정으로 이 나라의 교육과 다음 세대들을 위한 충정이 있었는가? 개인의 명예와 소유와 권력을 모두 포기하는 정도의 엄청난 희생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다만 자신이 끝내 완주를 고집하면 과연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그리고 그 결과가 이 나라와 다음 세대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냉철하게 판단했어야 했던 것 아닌가.

비기독교인들도 잘 아는 솔로몬의 명재판 일화에는 한 아이를 두고 서로 자신의 아이라 주장하는 두 여인이 나온다. 이에 솔로몬이 그 아이를 갈라 두 여인에게 나눠 주라고 하자, 그 아이의 진짜 어머니인 여인은 그 아이를 죽이지 말고 상대 여인에게 주라고, 가짜 어머니인 여인은 솔로몬의 말대로 나누자고 한다. 이로써 솔로몬이 누가 진짜 그 아이의 어머니인지 판결했다는 이야기다. 솔로몬의 명판결은 그가 하나님께 받은 지혜와, 그 어머니가 가진 모성애의 합작품이었다.

바로 그 자녀를 향한 어머니의 사랑과 같은 마음이, 이번 서울시 교육감 후보자들에게 조금이라도 있었을까? 하나님께서는 분명 아실 것이다. 뜻있는 유권자들도 똑똑히 봤다. 그리고 그것은 이번에 심판으로 나타났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심판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유권자들도 각성해야 한다. 우리나라처럼 자녀 교육에 열성적인 나라가 없다. 그런데 정작 그 교육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는 교육감 선거에는 너무나 무관심하니 참으로 모순적이고 슬픈 현실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교육감 선거 투표용지에는 후보자 이름 옆에 소속 정당이 적혀 있지 않아 누구를 찍어야 할지 혼란스러웠다”는 투표 후기가 적지 않았다. 자신의 지역에 어떤 후보가 출마했는지, 그들의 주요 공약은 무엇이고 성향은 어떤지 등에 대해 전혀 사전 지식이 없었다는 의미다.

‘2022 전국 교육감 선거 한국교회 유권자 운동’을 펼쳤던 사학법인 미션네트워크(이사장 이재훈 목사)가 최근 성도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바에 따르면, “기독교학교의 교원을 교육감이 1차 선발하는 것을 알고 있는지”에 대해선 10명 중 7명이 ‘몰랐다(71.7%)’고 답했다. ‘알고 있다’는 긍정적 답변은 22.9%에 불과했다.

교육감 선거에 있어서도 기독교적 가치가 간과되고 있다. 설문조사에서는 교육감 선거에 영향을 주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자신의 ‘교육적 신념’(82.8%), ‘종교적 신념’(68%), ‘정치적 신념’(26.1%) 순으로 나타났지만, 하지만 이를 발표한 함승수 교수(숭실대)는 그간의 교육감 투표 사례를 분석한 결과, 교육감 선거가 정책보다는 정당이 중심이 된 정치선거 형태를 보이고 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정치가 아닌 정책 중심의 선거를 위해 한국교회 학부모들에게 교육감 선거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우리보다 앞서 좌편향·반기독교적·반성경적 교육에 물든 서구 교육 현장은 지금 대혼란에 빠져 있다. 기독교 학교에서 기독교 신앙을 표현하는 것이 제한받고, 공교육에서 동성애와 트렌스젠더 등을 옹호하며, 남·녀 외의 ‘제3의 성’을 교육하고, 여학생들의 운동경기에 생물학적 남성인 트렌스젠더가 출전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 같은 일들은 점점 남의 일이 아닌 우리의 일이 되어가고 있다.

교육을 바꿔야 한다. 이번 선거에 또 통한의 패배를 경험했지만 이것으로 끝난 것은 아니다. 계속해서 건강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내고, 위헌·위법적인 요소들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하며, 또한 올바른 가치관을 지닌 교육 지도자를 발굴·양성해야 한다. 그리고 차기 교육감 선거에서 또 단일화에 실패하더라도, 유권자 단일화를 통해 반드시 교육 현장을 다시 바로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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