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 붙잡으려던 아레다 왕의 무덤, ‘파라오의 보물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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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40] 바울과 요르단(5)

바위 전체 파서 만든 높이 39.5m 건축 조각물 등장
이집트 파라오가 건물 상층부에 보물 숨겼다 추정
밖에서 크게 보이나 작은 공간 속에 아무것도 없어
2004년 바닥에서 1세기 말 왕족 무덤 3기 발견돼

▲시크를 통과하면 나오는 파라오의 보물창고 바위 건축물과 광장. 페트라 유적지의 하이라이트.

▲시크를 통과하면 나오는 파라오의 보물창고 바위 건축물과 광장. 페트라 유적지의 하이라이트.

사도 바울이 3년을 전도 사역과 묵상으로 보냈다고 추측되는 나바테아 왕국(오늘날 요르단)의 수도 페트라는 요르단의 수도 암만에서 150km 남쪽에 위치하고 있다.

페트라는 요르단의 국보 제1호이며 최대의 관광지로서, 수많은 외국 여행자들이 이곳을 찾는다.

페트라 유적지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구입한 뒤 구내 도로를 따라서 한참 동안 걸어가다 보면, 좁은 도로의 양옆이 거대한 사암으로 된 높은 골짜기가 나타난다.

거의 90도 경사의 바위 절벽으로서 높은 곳은 높이 100m에 이르는 이 협곡 밑에는 길이가 1.2km나 되는 좁은 길이 있다.

고대에 페트라가 번성하였을 때, 이 길을 따라 수많은 시민과 대상(隊商), 장사꾼 그리고 여행객이 지나갔다. 이 바위 협곡을 현지인은 시크(Siq)라고 부른다.

▲홍수 때 도시 전체에 물을 공급하는 터널 입구.

▲홍수 때 도시 전체에 물을 공급하는 터널 입구.

시크의 바위 벽면 아랫부분에는 당시 페트라에 들어오거나 떠나는 대상과 낙타의 모습이 부조되어 있어 고대의 교역현장 모습을 후대에 전하고 있다.

부조된 대상의 크기는 실물의 3배 크기이고, 첫 낙타는 교역품을 싣고 있다. 그리고 대상 가운데 책임자는 왼손에 잡은 막대기로 낙타가 가야 할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골짜기 밑의 바닥은 고대에 만든 돌로 된 길이고, 바위 밑부분에는 물이 흐르도록 돌을 깎아서 물길을 만들어 놓았다. 샘에서 시작한 이 물길은 진흙으로 만든 수도관을 통하여 페트라 시내 곳곳에 생수를 공급하였다.

페트라 유적의 매표소에서 시크로 들어가기 바로 전에, 길이 88m의 터널 입구가 보인다. 이 터널은 시크를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홍수 때에는 이 터널을 통해 물을 도시 전체에 공급하였다고 한다.

매표소 방향에서 볼 때 시크 입구에는 고대에 세운 ‘승리의 아치’가 있었는데, 이것은 1895년에 무너졌다. 아치의 양쪽 끝에 있던 부분에는 바위 안쪽으로 큰 홈이 파여 있고, 이곳에도 신들의 형상인 조형물이 놓여 있다.

▲시크와 필자. 왼쪽 바위절벽 밑에 바위를 깎아내 만든 물길이 보인다.

▲시크와 필자. 왼쪽 바위절벽 밑에 바위를 깎아내 만든 물길이 보인다.

시크의 바위 절벽의 움푹 들어간 곳에도 ‘신의 집’이라는 의미를 가진 조형물인 바에틸(Baetyl)이 부조되어 있다. 이는 시크를 통해 페트라를 방문하려고 들어오거나 방문하고 떠나는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것이다.

1.2km 길이의 시크를 지나면, 갑자기 넓은 공간이 나오며 페트라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명소가 나타난다. 마치 궁전처럼 보이는 이곳은 아랍어로 알카즈나(Al Khazna)라고 부르고, ‘파라오의 보물창고(Pharaoh's Treasury)’라고도 부르는 높이 39.5m(40m가 넘는다는 주장도 있다)의 건축 조각물이다.

이것은 사실은 제대로 된 건물이 아니라 한 개의 바위 전체를 파서 만든 조각으로서, 바위 절벽 밑에 거대한 궁전 입구 모양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전 세계에서 보기 힘든 특이한 형태이므로 스필버그 감독이 만든 영화 ‘인디아나 존스(최후의 성배)’가 이곳에서 촬영됐다.

외부에서 보면 크게 보이나, 막상 1층에 있는 정문 속으로 들어가 보면 생각했던 것처럼 내부 공간이 그다지 크지 않다. 공간 속에 아무것도 없어 혹시나 하고 호기심을 가지고 보았다가는 실망하기 쉽다.

▲밑에서 본 파라오의 보물창고 바위 건축물. 이 속에 아레다 왕의 무덤이 있다는 소문이 전해진다.

▲밑에서 본 파라오의 보물창고 바위 건축물. 이 속에 아레다 왕의 무덤이 있다는 소문이 전해진다.

현지 베두인 부족에 따르면, 이집트의 파라오(바로 왕)가 이 건축물 상층부에 보물을 숨겼다고 해서 ‘파라오의 보물창고’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그러나 역사학자들은 이 건축물이 묘지로 사용되었다고 해석한다. 즉 지난 회에 언급한 아레타스 4세(다메섹에서 사도 바울을 잡으려던 아레다왕, 고린도후서 11장 32-33절)의 무덤으로, 나바테아인들은 그가 죽음에서 부활하기를 바라며 장례식용 디자인과 심볼로써 무덤의 정면을 장식(바위를 파내는 작업으로써)하였다고 한다.

이 건축물의 앞면도 그리스의 영향을 받아 코린트(고린도)식 6개의 기둥으로 되어 있고, 계단을 올라가서 나타나는 큰 공간은 사제가 들어가서 죽은 자를 위해서 제사를 지낸 곳으로 추측되는 장소이다.

2004년 이 공간 바닥에서 기원전 1세기 말경의 것으로 추정되는 왕족의 무덤 3기가 발견되었는 바, 이것이 이 건축물이 무덤용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자료라고 여겨지고 있다.

▲권주혁 박사.

▲권주혁 박사.

권주혁 박사
세계 136개국 방문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권박사 지구촌 TV’ 유튜브 운영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
저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천사같이 말 못하고 바울같지 못하나>,
<메마른 땅을 종일 걸어가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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