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페트라 유적지에서 뜻밖에 만난 유향과 몰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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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41] 바울과 요르단(6)

아카바에서 페트라까지 125km, 택시로 달리다
밤에는 너무 추웠지만, 낮에는 너무 더운 페트라
말 타고 보기보다, 걸어가면서 음미하는 방법을
유향과 몰약, 이스라엘 식물원에서 다시 만나다

▲페트라에서 수도 암만으로 가는 길.

▲페트라에서 수도 암만으로 가는 길.

필자는 요르단의 유일한 항구인 아카바에서 페트라까지 125km 거리를 1시간 25분 동안 택시를 타고 갔다. 버스를 이용하려 하였으나 시간이 맞지 않았고, 마침 페트라에서 승객을 아카바까지 데려와 빈차로 다시 페트라까지 간다는 택시를 만나 흥정을 하여 비교적 저렴한 요금에 페트라 유적이 있는 도시인 와디무사(Wadi Musa)까지 갈 수 있었다.

와디무사는 이 조그만 도시의 정식 이름이나, 일반적으로 페트라 시내라고 부른다. 시내는 작으므로 시내를 다니는 버스는 없다. 그러므로 시내에서 페트라 유적지까지는 택시를 타고 가든지 걸어가야 한다.

밤에 페트라 시내에 도착하여 이미 예약한 조그만 호텔에 숙박하였는데, 2월 초여서 그런지 밤에 너무 추워서(기온이 섭씨 0도였음에도)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어 가방에서 옷을 꺼내 입고 담요를 덮고서야 잘 수 있었다.

사막에 있는 지역이므로 더울 줄 알았으나, 뜻밖에 이렇게 추운 날씨를 만나 놀랐다. 그러나 낮에 페트라 유적지를 돌아 볼 때는 엄청나게 더웠다.

▲페트라 유적지 정문 앞 숙소(호텔)와 식당들. 멀리 보이는 언덕 위에 있는 도시는 와디무사(페트라 시내).

▲페트라 유적지 정문 앞 숙소(호텔)와 식당들. 멀리 보이는 언덕 위에 있는 도시는 와디무사(페트라 시내).

정식 명칭이 ‘페트라 고고학 공원(Petra Archaeological Park)’인 페트라 유적지는 굉장히 넓으므로, 역사에 관심있는 사람은 하루에 다 둘러보는 것이 어렵다.

유적지 입구 정문을 들어가면 왼편에 나오는 박물관만 돌아보는데, 서너 시간이 족히 걸린다. 페트라 유적지 방문객들은 거의 이 박물관을 둘러보는 것 같지 않다.

이 박물관 안에는 나바테아 왕국과 페트라에 대한 많은 자료와 물품이 전시돼 있으므로, 페트라 유적지를 방문하면 반드시 이 박물관을 둘러 볼 것을 추천한다.

지난 편에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필자는 사도 바울을 다메섹에서 잡으려고 시도했던 나바테아 왕국의 아레다 왕(고린도후서 11장 32-33절)에 대한 기록을 이곳에서 볼 수 있었다.

페트라 유적지는 방대하므로 입장권은 당일용, 2일용, 3일용으로 구분하여 판매한다(하루 기준으로 할 때 3일용이 1일용보다 저렴하다).

▲스코틀랜드 출신 영국인 화가 데비이드 로버츠(David Roberts)가 1839년에 그린 에드딜 수도원 그림. 페트라 유적지 박물관 안에 전시돼 있다.

▲스코틀랜드 출신 영국인 화가 데비이드 로버츠(David Roberts)가 1839년에 그린 에드딜 수도원 그림. 페트라 유적지 박물관 안에 전시돼 있다.

입구를 들어가면 현지인들이 말과 나귀를 몰고 와서 이 동물을 타고 경내를 구경 할 것을 강권하는데 반드시 이들의 권유를 받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천천히 걸어가면서 주위에 펼쳐진 많은 구경거리를 음미하는 방법이 더 좋다고 여겨진다.

페트라의 유적지를 돌아보면서 필자가 얻은 보너스라면, 유향(乳香, Frankincense)과 몰약(沒藥, Myrrh)을 본 것이다.

예수님이 탄생하실 때 동방박사들이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선물로 가져왔는데, 유향과 몰약을 실제로 본 적이 없었던 필자는 유향과 몰약이 나오는 나무와 함께 유향과 몰약을 보고 싶었다. 그런데 뜻밖에 페트라 유적지 안에서 유향과 몰약을 볼 수 있었다.

▲페트라 유적지 서부 지역 바위언덕 위에 있는 에드딜(Ed Deir) 수도원과 필자.

▲페트라 유적지 서부 지역 바위언덕 위에 있는 에드딜(Ed Deir) 수도원과 필자.

유적지 안에는 유향과 몰약을 관광객들에게 파는 작은 가게가 있어 구경을 하였는데, 친절한 주인은 필자에게 유향과 몰약을 이용하는 방법을 보여주었다. 즉 성냥불을 켜서 유향과 몰약에 붙이니 천천히 타면서 특유의 향(香)을 발산한다.

필자는 시나이 반도에 가서 유향과 몰약 나무를 찾아보려고 하였으나, 뜻밖에 이 두 나무를 요르단의 아카바 항구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스라엘의 항구 도시 에일랏에 있는 식물원 안에서 볼 수 있었다.

페트라에서 요르단의 수도인 암만으로 갈 때는 시외버스를 이용하였는데 도로 옆에 있는 언덕의 여러 곳에 눈이 제법 쌓여있는 것을 보고, 이 지역에도 겨울에는 눈이 내리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와디무사를 출발할 때는 인근에 언덕이 보였으나, 잠시 후 눈앞에는 평탄한 지형이 오랫동안 전개됐다. 그러면서 잠시나마 요르단이 작은 나라라는 사실을 잊고 마치 거대한 남미 대륙의 아르헨티나에 있는 드넓은 팜파스 평원을 달리는 기분 이었다.

권주혁 박사
세계 136개국 방문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권박사 지구촌 TV’ 유튜브 운영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
저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천사같이 말 못하고 바울같지 못하나>,
<메마른 땅을 종일 걸어가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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