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남침례회, ‘여목사 안수’ 새들백교회 제명 결정 연기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릭 워렌 목사 “부차적인 문제로 계속 말다툼할 것인가?”

▲미국 남침례회 총회. ⓒ미국 크리스천포스트

▲미국 남침례회 총회. ⓒ미국 크리스천포스트

미국 남침례회(SBC) 총회는 지난해 3명의 여성에게 목사 안수를 준 새들백교회(담임 릭 워렌 목사)의 제명 여부를 다음 총회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새들백교회는 작년 5월, 리즈 퍼퍼, 신시아 페티, 케이티 에드워즈 등 3명의 여성 목회자를 임명하면서 ‘역사적인 밤’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2000년 이후 여성에 대한 안수를 금지해 온 교단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SBC 자격위원회는 14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에서 열린 SBC 연차총회에서 새들백교회의 지위에 대한 결정을 연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자격위원회는 대외적으로 협력 중인 교회가 교단의 신앙과 실천 기준을 준수하는지 여부를 다루고 있다.

자격위원회 린다 쿠퍼(Linda Cooper) 의장은 “릭 워렌 목사와의 직접적인 의사 소통 등 현재 입수 가능한 정보를 바탕으로, 우리는 아직 ‘침례교 신앙 & 메시지 2000’(Baptist Faith & Message 2000)에 따라 새들백교회에 권고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쿠퍼 의장은 “SBC의 대다수가 담임목사, 장로, 감독 또는 감독의 기능이 다음과 같은 자격을 갖춘 남성으로 제한된다는 신념을 지키는 것이 자격심사위원회의 만장일치된 견해임을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쿠퍼 의장은 그러나 “위원회는 담임목사 역할과는 다른 책임과 권한을 가진 직원들에게 목사라는 직함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총회의 신념을 입증할 정보는 거의 찾지 못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남침례회신학교(South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 알 몰러(Al Mohler) 총장은 2021년 칼럼에서 “여성 목사 안수는 성경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몰러 총장은 “이는 더 이상 긴장과 논쟁의 대상이 아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SBC 신앙과 협력 사역의 확고한 기초를 재정의하고 재구성하려는 시도를 드러낸다”며 “지난 2000년 SBC가 ‘침례교 신앙과 메시지’에서 이미 이러한 신학적 문제에 대해 분명하고 정확하게 전달했다. 더 중요한 것은 성경이 바뀌지 않았으며 바뀔 수도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작년 SBC 연차총회에서는 여성 목사 안수 문제로 새들백교회를 제명하자는 안건이 제안됐으며, 이 안건은 SBC 자격위원회에 회부됐다.

최근 새들백교회 담임목사직 은퇴를 선언한 워렌 목사는 14일 총회 자리에서 “나를 변호하지는 않을 것이다. SBC는 수십 년 동안 나의 사역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서구 문화가 점점 더 어두워지고 사악해지고 세속화되는 가운데, 우리가 서로를 동맹으로 여길 것인지 적으로 여길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며 “부차적인 문제로 계속 말다툼을 할 것인가 아니면 주된 것을 본받을 것인가?”라며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앞서 자격위원회는 이번 총회에서 2023년 SBC 연차총회에 ‘목사 직분에 관한 명확성을 제공하기 위한 권고 사항’을 보고할 연구위원회를 세우는 안건을 놓고 투표하기로 했다.

그러나 몰러 총장을 포함한 일부 지도자들은 연구위원회를 구성하는 데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몰러 총장은 “만약 우리가 신앙고백의 모든 단어들에 대해 연구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면, 우리는 운명이 다하고, 더 이상 신앙고백을 하는 이들이 아닐 것”이라고 발언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자격위원회는 워렌 목사의 총회 발언 후 연구위원회 설립안에 대한 추천을 철회했다. 위원회가 원래 안건에 대해 언제 또 다른 권고를 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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