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정부, 피살 공무원 정보공개 항소 취하… 유족 감사편지

김신의 기자  sukim@chtoday.co.kr   |  

▲北 피살 공무원의 아들 이모 군의 편지. 

▲北 피살 공무원의 아들 이모 군의 편지. 

서해 해역에서 북한군의 총격으로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유족 대리인 김기윤 변호사는 17일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항소 취하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하는 한편 대통령기록물 정보 공개를 위한 향후 법률적 진행 방향에 대해 전했다.

문재인 전 정부는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정보 공개 소송 1심 판결에서 “일부 자료를 공개하라”는 판결이 나자 불복하고 항소했으나, 윤석열 정부는 이를 취하했다. 이에 따라 1심 판결이 확정될 예정이지만, 관련 자료 대부분이 문재인 전 대통령 퇴임으로 최장 15년 동안 비공개되는 ‘대통령 기록물’로 지정돼 실제 자료 공개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공개하기 위해서는 국회의원 2/3 이상의 찬성 혹은 고등법원 영장이 있어야 한다.

이에 김 변호사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먼저 건의하고, 그럼에도 국회가 의결해 주지 않거나 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하지 않는다면 부득이하게 문 전 대통령을 고발하겠다”며 “법원에서 해당 정보가 국가안전보장을 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으므로 영장을 발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피살 공무원 이 씨의 아내는 아들의 편지를 읽으며 눈물을 훔쳤다. 아들 이 군은 편지에서 “명확한 이유도 모른 채 아버지는 월북자로 낙인 찍혔고 저와 어머니, 동생은 월북자 가족이 되어야 했다. 고통스러웠다. 원망스러었다. 분노했다”며 “아버지도 잃고 꿈도 잃고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또래 친구들이 누릴 수 있는 스무 살의 봄날도 제게는 허락되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한 국민이 살해당하고 시신까지 태워지는 잔인함을 당했지만, 그 일련의 과정에 국가는 존재하지 않았고 오히려 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해 비난받는 상황이 만들어지면서 저는 점점 주눅 들어갔다”며 윤 대통령이 전한 ‘꿈이 있으면 그대로 진행하라’, ‘진실이 규명될 테니 잘 견뎌주길 바란다’는 말에 용기가 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얼마 전 아버지의 죽음을 알게 된 동생을 잘 다독이고, 어머니께 힘이 되는 아들이 되겠다”며 “이 힘겨움을 끝까지 함께해 주고 계신 큰아버지와 김 변호사님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는 바른 인성을 가진 청년으로 성장해 가겠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윤 대통령에게 “언제나 약자의 편에 서서 함께 걸어가시는 국민의 대통령으로 남으시길 바라며 아버지의 명예회복에 마지막까지 함께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기회가 된다면 찾아뵙고 감사 인사를 다시 전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은 지난 2020년 9월 서해 연평도 해상에서 어업지도선 무궁화10호를 탔던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 씨가 업무 도중 실종됐다가 북한군의 총격으로 숨지고 시신이 불태워진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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