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42] 바울과 안디옥 (1)
예수 믿는 사람 처음으로 ‘크리스천’이라 부른 도시
기독교 역사상 처음 해외 선교사 파송한 곳 안디옥
직행 버스 4시간 소요, 국경과 가까워 군인들 배치
필자도 모르는 한국 영화감독 아는 터키 여성 만나
“제자들이 안디옥에서 비로소 그리스도인이라 일컬음을 받게 되었더라(사도행전 11장 26절 下)”.
튀르키예(Turkiye, 터키의 새로운 국명으로서 2022년 6월 초 유엔에서 승인됨) 동남부 안타키아(Antakya)는 신약성경에 ‘안디옥’이라고 표시된 도시로서, 스데반 집사가 순교한 이후 예루살렘의 성도들이 각지로 흩어지면서 안디옥 지역에 정착하여 안디옥 교회를 만들었다.
그러므로 이곳에서 예수 믿는 사람을 처음으로 ‘크리스천(Christian)’이라 불렀다. 그 후 바울도 이곳에 와서 선교활동의 거점으로 삼았고, 안디옥 교회는 바울을 선교사로 파송하였다. 그러므로 안디옥 교회는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해외에 선교사를 파송한 교회가 되었다.
필자는 바울의 고향 다소에서 안디옥까지 시외버스를 타고 갔다. 직행으로 달리는데 정확하게 4시간이 소요되었다.
안디옥은 시리아 국경에서 멀지 않으므로, 인근에는 튀르키예군이 배치되어 있다. 버스가 언덕에 있는 굽은 도로를 따라서 올라가는데, 위에서 튀르키예 육군의 M48 전차 한 대를 실은 대형 트레일러 한 대가 나타났다. 사진을 찍으려고 주머니에서 얼른 스마트폰을 꺼냈으나 늦었다. 아쉽게도 이미 버스와 트레일러는 서로 지나쳐 버렸다.
버스 옆자리에 앉은 청년과 이야기를 하다 보니, 대학생인 이 청년은 영어도 잘하고 나이에 비해 상식이 풍부하다. 오늘날 튀르키예의 정치가 엉터리로 돌아가고 있다며, 처음 만난 외국인인 필자에게 불평을 하였다.
그의 이야기를 잘 경청하여 주니, 이 청년은 엉망으로 돌아가는 정치 뉴스가 보기 싫어 TV뉴스를 안 본다고 한다. 이 청년과 여러 화제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덧 안디옥이 가까워 온다.
그때 이 청년은 갑자기 어딘가에 전화를 하더니 필자에게 방금 자기 아버지에게 필자 이야기를 하였다며, 오늘 밤 자기 집에 와서 잠을 자도 된다고 아버지가 허락하였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미 안디옥 시내의 숙소를 인터넷으로 예약해 놓았으므로, 이 청년의 친절한 호의를 사양하였다.
이 청년과 이야기하는 모습이 재미있게 보였는지, 앞자리에 앉은 젊은 여성이 필자를 돌아보면서 어느 나라에서 왔느냐고 묻는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자기는 한국 영화를 좋아하며 김OO 감독의 영화를 특히 좋아한다고 한다. 필자는 김OO이라는 이름을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기도 한데 영화감독이라는 사실을 확실히 몰랐으므로, 이 외국 여성이 필자도 제대로 모르는 한국 영화감독의 이름을 알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 후 며칠이 지나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고 여러 영화를 제작한 감독이란 것을 알게 되었으나, 영화 내용을 검색해 보니 필자와는 취향이 맞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그는 2018년에 여배우 성추행 사건이 문제가 되어 외국에 나가서 영화 제작 활동을 하다가, 2020년 12월 라트비아에서 세상을 떠났다.
옆자리 청년, 앞자리 여성과 이야기 하다 보니 4시간이 금방 흘렀다. 드디어 안디옥 오토갈(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였다.
튀르키예의 오토갈은 일반적으로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으므로, 대부분의 버스회사에서는 오토갈에 도착한 승객들을 시내까지 다른 소형버스에 태워주는 무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러나 필자는 다음날 여행할 도시로 가는 버스표를 미리 구입하느라 매표소에서(오토갈에는 여러 버스회사의 매표소가 있음) 버스표를 구입한 뒤, 택시를 타고 시내에 있는 숙소로 이동하였다.
권주혁 박사
세계 136개국 방문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권박사 지구촌 TV’ 유튜브 운영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
저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천사같이 말 못하고 바울같지 못하나>,
<메마른 땅을 종일 걸어가도>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