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이 보는 성혁명사 56] 나치스 성문화(3) LGBT에 대한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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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성길 한국성과학연구협회 회장(연세의대 명예교수).

▲민성길 한국성과학연구협회 회장(연세의대 명예교수).

20세기 성혁명의 분위기가 무르익기 시작하면서 동성애 허용 주장이 나타나고 모험적인 성전환 수술이 벌어지기 시작하였다. 이즈음 나치스의 LGBT에 대한 대응이 어떠했는가는 문화인류학적 관점에서 흥미있는 바이다.

성전환자(transsexual)에 대한 의학적 선구자는 독일의 신경정신과의사 크랍프트-에빙(Richard von Krafft-Ebing)이었다. 그는 당시 연구하던 동성애자들을 중에 성전환자들을 발견하고 ‘gynandry’(여남이라는 의미) 또는 ‘metamorphosis sexualis paranoia’(성적 변환 망상증)라고 부르며, 일종의 정신병으로 보았다.

당시 혁명적 성문화는 역시 독일의 정신과의사였던 히르슈펠트(Magnus Hirschfeld)가 이끌었다. (정신분석의사 빌헬름 라이히는 성혁명을 주장하였지만 정신분석학회나 공산당에서 그리고 독일에서도 추방된 이단아였다) 히르슈펠트는 그 자신 게이로서, 동성애, 성전환증, 이성복장도착증 등등에 대해 긍정적으로 연구하였다. 그는 1919년 베를린 성연구소를 설립하고 운영하였다. 여기서 1900년대 초부터 최초의 성전환수술(성기 제거 정도의 단순한)을 시도하였다. 매우 유명한, 보다 과감한 성전환 수술의 주인공은 덴마크 남자 베게너(Einar Mogens Wegener)였다. 그는 1930년에 히르슈펠트의 주선으로 일차로 성기제거 수술을 받고 릴리 엘베(Lili Elbe)가 되었다. 일년 후 자궁을 이식하고 질성형술을 받았다. 그러나 거부반응과 감염이 야기되어 그는 곧 패혈증으로 죽었다. (그의 이야기는 영화 《대니쉬 걸》로 알려져 있다)

1933년 나치스가 정권을 잡자말자 당시 “퇴폐한” 성혁명적 문화에 대해 반대 정책을 펴기 시작하였다. 매음굴과 의상도착자들의 모임 장소들이 폐쇄되었다. 그러나 전회에서 말했듯이, 독일 순수 인종에 대해서는 인구증가를 위해 오히려 문란한 섹스가 조장되었다. 한편 동성애에 대해서만큼은 나치스는 악랄한 혐오의 아젠다를 실천하였다. 나치스는 정권을 잡자 말자 게이업소를 폐쇄시키고, 게이 잡지를 폐간하고, 게이 인권운동을 중지시켰다. 히르슈펠트는 망명하였고, 그의 성연구소 폐쇄되었으며, 도서관의 책들은 공개적으로 불살라졌다. 그가 조직한 세계성개조연맹도 붕괴되었다. 1934년 이후 동성애혐오(homophobia)가 나치스 선전에 새로운 주제가 되었다. 이를 근거로 1934년 히틀러는 정적들, 특히 나치당의 준군사조직(SA)의 지도자들(Ernst Röhm 등)을 동성애자로 몰아 처형하였다.

나치의 동성애에 대한 시각은 당시 저명한 신경정신과의사 본회퍼(Karl Bonhoeffer) 및 크레펠린(Emil Kraepelin)의 영향을 받은 것이었다. 그들은 동성애를, 획득되고 젊은이들을 오염시킴으로 확산하는 질병으로 보았다. 더 나아가 특히 히믈러는, 동성애자들은 나치(국가)보다 자기들끼리 더 충성한다고 보았고, 그래서 나라 안에 별도의 비밀조직을 세워 국가에게 해를 끼친다고 보았다. 특히 동성애를, 일차대전 이후 영토 확장을 위한 전쟁에 필요한 군인으로 봉사할 인구를 감소시켜, 결국 국가를 망하게 한다고 생각하였다. 나치에게 동성애자들을 “국가의 적”이었다.

동성애자가 체포되기 시작하여, 해가 지날수록 그 수가 점차 수가 증가하였다. 많은 동성애자 엘리트들은 다른 나라로 망명하였다. 소설가 토마스 만도 스위스로 망명하였다. 이차 세계대전이 끝날 때 까지 약 10만명의 동성애자들이 고발당했다. 그 반수는 노동캠프나 감옥으로 보내졌고, 가혹한 처우를 받았다. 1938년부터 동성애자 죄수들은 수용소에서 핑크색 삼각형(pink triangle)을 가슴에 부착하였다. 전환을 시도한다고 하면서 수감된 동성애자들은 여자 창녀들과 성교하기를 강요당하였다. 의학실험 대상이 되기도 했는데, 거세당하거나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을 유리하는 알약(pellet)을 이식 받았다. 이들은 이내 죽었다. SS 간수들은 젊고 매력적인 죄수들을 동성애 파트너로 삼기도 하였고, 재미로 학대하고 살해하기도 하였다.

나치스 성 정책의 책임자인 히믈러는 동성애를 선천성 동성애과 치유가능한 동성애로 구분하였다. 전자는 처형하고 후자는 수용소나 정신병원으로 보냈다. 나치는 히틀러 유겐트나 SS 등이 동성애자를 모집하는 단체로 보이지 않기를 바랐다. 그런 집단에서 발견된 동성애자는, 정신분석 연구소인 괴링 연구소(The Göring Institute)로 보내 전환치료를 받게 하였다. 그 연구소는 510명을 치료하여 341명에서 성공적으로 전환시켰다고 주장하였다.

1937년부터 나치스는 동성애를 독일을 망치려는 유태인과 연결하기 시작하였다. 유태인들을 향한 혐오의 성적 조롱이 유행하였다.

동성애자들은 자신들이 동성애자가 아니라는 증거를 보이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였다. 거짓으로 결혼하기도 하였는데, 특히 전에 알고 지내던 레스비언과 위장 결혼하기도 했다. (이를 lavender marriage라 한다) 나치에 과잉 충성하기도 했으며, 군대에 자원하기도 하였다. (그들은 군에서는 물론 점령지에서 동성애자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도 있었을 것이다)

당시 독일의 극단적으로 모순된 성 정책들과 나치스의 잔혹한 동성애 박해는, (차회에 설명할) 전쟁 중 군인들을 위한 성노예정책과 더불어, 서구의 성혁명사에서 독특한 한 페이지를 구성한다. 그들은 인간의 성에 대한 공포에 대해 강박적이고 편집증적 반응으로 대응하였던 것 같다. 진리 수호는 사랑 안에서 진리를 말해야 하며 폭력적인 방법으로는 사람을 회복시킬 수 없다. 우리 크리스천은 이런 계산된 잔혹성을 “악마적”이라고 보아야 하며, 단호히 배격해야 한다고 믿는다.

민성길 한국성과학연구협회 회장(연세의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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