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난민 1400만 명… 국민 90% 빈곤 처할 것

김신의 기자  sukim@chtoday.co.kr   |  

밀알복지재단, ‘세계 난민의 날’ 맞아 60만 달러 규모 긴급구호 착수

▲심각한 피해를 입은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밀알복지재단 제공
▲심각한 피해를 입은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밀알복지재단 제공

밀알복지재단(이사장 홍정길 목사)이 6월 20일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우크라이나 난민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또한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라 60만 달러 규모로 긴급구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15일 기준 우크라이나 피난민은 1,400만 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유엔개발기구는 전쟁 장기화 시 우크라이나 국민의 90% 이상이 빈곤에 직면할 것이라 예측했다.

▲그림 그리기와 축구를 좋아하는 난민 아동 키릴(8). 키릴은 “그림 그리기와 축구를 다시 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전쟁이 빨리 끝나 아버지를 꼭 안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밀알복지재단 제공
▲그림 그리기와 축구를 좋아하는 난민 아동 키릴(8). 키릴은 “그림 그리기와 축구를 다시 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전쟁이 빨리 끝나 아버지를 꼭 안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밀알복지재단 제공

여덟 살 키릴은 그림 그리기와 축구를 좋아하는 소년이다. 평범한 일상이 깨진 것은 고향인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 포탄이 떨어지면서부터다. 무자비한 공격을 피해 지하에 숨어있던 시간만 3주. 겨우 피난길에 나선 키릴과 엄마는 우크라이나의 여러 도시를 거쳐 폴란드에 도착했고, 현재는 밀알복지재단에서 마련한 임시 숙소에서 머물고 있다. 폭격의 공포는 멈췄지만 키릴은 전쟁터에 나간 아빠 생각에 잠을 이룰 수 없다. 키릴은 “그림 그리기와 축구를 다시 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전쟁이 빨리 끝나 아버지를 꼭 안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집에서 아무것도 갖고 나오지 못했어요. 가진 것을 모두 잃었습니다.”

하르키우에 살던 60대 여성 리제이봐 니콜라예프는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 생각지 못했다”며 “갑자기 큰 소리와 함께 아파트 창문이 산산조각 났다”며 포탄이 떨어지던 날을 떠올리며 눈을 감았다. 지하실로 대피해 한 달 넘게 머무르며 폭격이 멈추기만을 기다렸지만, 러시아군의 공격은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니콜라예프는 떨어지는 포탄을 피해 바닥을 기어가며 하르키우를 탈출했다.

▲국제사회의 관심을 호소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난민 리제이봐 니콜라예프. ⓒ밀알복지재단 제공
▲국제사회의 관심을 호소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난민 리제이봐 니콜라예프. ⓒ밀알복지재단 제공

힘겹게 난민캠프에 도착한 니콜라예프는 폴란드에서부터 긴급식량과 생필품을 싣고 온 밀알복지재단을 만났다. 니콜라예프는 “아이와 어른 모두 기뻐했다. 이곳은 지방이라 정부의 손길이 많이 미치지 못한다. 그래서 더 감사했다”며 현재 자신이 머무는 졸로코비쉬의 난민들의 생존을 위해 식품과 생필품이 충분해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현재 삶의 터전을 잃은 난민들을 위해 많은 인도주의 단체들이 긴급구호를 실시하고 있으나, 키릴과 니콜라예프의 사례처럼 난민들이 우크라이나와 인접국 각 지역에 흩어져 있어 지원의 손길이 닿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특히 우크라이나 난민의 90%를 차지하는 아동과 여성 등 취약계층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이들은 피난 과정에서 인신매매, 성폭력 등 범죄 표적이 되거나 생계유지를 위한 불법 노동 현장에 내몰릴 위험이 높다. 심리적·신체적 피해를 입은 이들은 치료의 기회조차 얻지 못해 영구 장애로 고착되기도 한다.

이에 밀알복지재단은 지난 3월부터 우크라이나 리비우에서 운영해오던 한국음식점포 케이푸드(K-Food)를 중심으로 지원이 시급한 아동과 여성, 장애인 등 취약계층 난민에게 긴급구호를 펼치고 있다. 케이푸드는 원래 장애인들의 자립·재활을 위해 운영해 오던 곳이었지만, 밀알복지재단은 러시아군 공격이 시작된 직후부터 무료급식소로 변경해 지난 3월부터 현재까지 매일 2~300여 명에게 따뜻한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밀알복지재단은 리비우주 당국과 연대해 무료급식에 대한 정보를 알리고 있으며, 점포를 방문하기 어려운 난민들에게는 도시락으로 식량을 전달하고 있다.

5월부터는 긴급구호 지역을 확대해 지원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는 난민들을 돕고 있다. 폴란드 우쯔(Lodz)에서는 매 주 400명에게 식량과 생필품을 제공 중이다. 러시아군의 무차별 공격으로 피해가 극심한 우크라이나 동부의 헤르손(Kherson)과 도네츠크(Donetsk), 자포리자(Zaporizhzhia) 지역에서는 매 월 400여 명 분량의 구호물자를 지원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일부 지역에서는 생계가 어려운 난민들을 긴급구호사업 인력으로 고용해 소득 창출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밀알복지재단은 하반기에도 난민들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긴급구호를 이어간다. 먼저 폴란드 지방 소도시에 위치한 난민캠프에 부족한 의약품 등 구호물자를 전달한다. 또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전쟁 후유증을 겪는 아동들을 대상으로 심리상담을 지원할 계획이다.

밀알복지재단 홍인경 해외사업부장은 “사태 장기화로 많은 난민들이 빈곤선 이하의 삶을 살게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밀알복지재단은 현지 정부, 국제기구 등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바라는 이들과 연대하여 난민의 생존권을 보장하고 재정착을 위한 사업도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를 위해서는 우크라이나 난민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밀알복지재단은 오는 7월 7일 우크라이나 평화를 기원하는 ‘제19회 밀알콘서트’를 개최해 추가 긴급구호 자금을 마련한다. 유튜브 ‘알TV’채널에서 라이브로 방송되는 콘서트에는 우크라이나 출신 클래식 연주자들이 출연해 고국의 평화를 염원한다. 콘서트 수익금은 우크라이나 긴급구호에 사용된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성료 감사 및 보고회

“‘현장에만 110만’ 10.27 연합예배, 성혁명 맞서는 파도 시작”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성료 감사 및 보고회’가 21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렸다. 지난 10월 27일(주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열린 예배는 서울시청 앞 광장을 중심으로 광화문-서울시의회-대한문-숭례문-서울역뿐만 아니라 여의대로…

제56회 국가조찬기도회

‘윤석열 대통령 참석’ 제56회 국가조찬기도회… “공의, 회복, 부흥을”

“오늘날 대한민국과 교회, 세계 이끌 소명 앞에 서…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며 온전하신 뜻 분별해야” 윤상현 의원 “하나님 공의, 사회에 강물처럼 흐르길” 송기헌 의원 “공직자들, 겸손·헌신적 자세로 섬기길” 제56회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가 ‘…

이재강

“이재강 의원 모자보건법 개정안, 엉터리 통계로 LGBT 출산 지원”

저출산 핑계, 사생아 출산 장려? 아이들에겐 건강한 가정 필요해 저출산 원인은 양육 부담, 비혼 출산 지원은 앞뒤 안 맞는 주장 진평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강 의원 등이 제출한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21일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

다니엘기도회

다니엘기도회 피날레: 하나님 자랑하는 간증의 주인공 10인

①도대체 무엇이 문제입니까? - 이미재 집사 (오륜교회) ②모든 것이 꿈만 같습니다! - 박광천 목사 (올바른교회) ③어린이다니엘기도회를 기대하라! - 강보윤 사모 (함께하는교회) ④천국열쇠 - 강지은 어린이 (산길교회) ⑤용서가 회복의 시작입니다 - 최현주 집…

예배찬양

“예배찬양 인도자와 담임목사의 바람직한 관계는?”

“담임목사로서 어떤 예배찬양 사역자를 찾고 싶으신가요?” “평신도의 예배찬양 인도에 한계를 느낀 적은 없으신가요?” “예배찬양 사역을 음악 정도로 아는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가르치고 계신가요?” 예배찬양 사역자들이 묻고, 담임목사들이 답했다…

 ‘생명윤리와 학생인권조례’

“학생 담뱃갑서 콘돔 나와도,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훈계 못 해”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세미나가 ‘생명윤리와 학생인권조례’를 주제로 21일(목) 오후 2시 30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됐다. 이상원 상임대표는 환영사에서 “학생인권조례는 그 내용이 반생명적 입장을 반영하고 있고, 초‧중‧고등학교에서 사실상 법률…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