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 종교개혁 10개조 논제 (1)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들어가는 말
오늘 한국교회가 지금과 같은 형국이 되리라고 정확히 예측하였던 이는 함석헌이었다. 그는 민주투사로서 역사의 궤적을 꿰뚫어보는 혜안이 있었다. 그는 39년 전 1983년에 이렇게 절규하면서 개탄하였다.
“사실 언제나 타락은 황금에서 온다. 광야의 교회는 금송아지 숭배로 타락되었다. 그로 인해 현상유지를 원하는 기풍이 교회 안을 채워 버렸고, 그러니 가나안의 소망이 ‘안 나가’의 현상유지로 타락해 버렸다. 이상하게도 ‘가나안’이 거꾸러지면 ‘안 나가’가 되지 않는가! 오늘의 한국 교회의 특징을 말한다면 ‘안 나가’라는 부대다. 빠져나간 것이 아니라 내쫓은 것이다.”(함석헌, 「한국 기독교는 무엇을 하려는가?」(함석헌 전집), 한길사, 1983, pp. 29~34 : 오늘의 가나안 및 안 나가는 한국교회 참조)
함석헌의 그 같은 예측은 그대로 적중되었다. 역사관의 인식이란 이렇게 중요한 것이다. 역사관에는 두 가지 서로 반대되는 사고방식이 있다. 하나는 역사는 반복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반복이 절대로 없다는 생각이 그것이다.
사실관계에 따라 그 역사관이 다르게 나타나겠지만, 오늘의 한국교회가 그대로 반복하는 것을 보고도 무관심한 채 그대로 방관할 수만은 없지 않겠는가를 되묻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다시 말해 그 같은 ‘안 나가’ 현상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기 위하여 그런 수치스런 역사가 반복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는 말이다. 이런 역사를 인식하고 있기에, 그동안 한국 교회는 그 심각한 문제점을 타개하기 위해서 이런저런 진단과 함께 다양한 대처방안을 제시하느라 고군분투해 왔다.
그런데도 아무런 영향력은 물론, 효과가 없다. 저출산 고령화까지 겹쳐 오히려 가일층 가나안 신자들이 두려울 정도로 속출하고 있을 뿐이다. 내 교회는 당장은 그런대로 건재하고 있으니 별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안도의 숨을 쉬고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샛강 없이 큰 강은 없다. 그대로 방치해두면 급기야는 함께 공멸하고야 만다는 역사적 사실을 인지해 둬야만 한다.
이런 까닭에 종교개혁은 반드시 요청되는 것으로서, 이제 그 개혁은 과제라기보다는 생존의 문제가 걸린 시급한 사명이다.
이리하여 논자는 좁은 식견이나마 갖고 있는 일련의 지식을 총동원해, 본 글을 기도하면서 집필하기로 마음먹었다. 감히 단언하건대 지금까지 전혀 없었던 총체적인 개혁적 내용이 될 것으로 사료된다.
교만해서 드리는 말씀이 아니다. 주지하는 바 한국은 ‘종교 박물관’으로 이 지구촌에서 다양한 종교들을 연구하는 데 가장 좋은 풍토를 갖고 있다. 최적지라는 말이다. 이에 다양한 종교들을 가치중립적·객관적으로 연구하는 종교학의 주류(본령)을 학습받은 논자로서 다양한 종교들을 연구하는 가운데 기독교의 실체를 나름대로 인지하게 되었다. 이것이 본 글을 쓰는데 있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이렇게 언급하고 있는 이유는 한국인으로서 한국인의 종교들은 물론 한국인의 기독교까지 주도면밀하게 이해한 끝에, 개혁적인 차원에서 한국인의 교회를 연구하는 것 자체가 나아가 세계 교회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즉 가장 한국적인 교회가 가장 세계적인 교회가 된다는 것이다.
서구 유럽의 교회들이 거의 소멸된지 오래되었으며, 미국의 교회까지 점점 더 감소하고 있는 현상같은 것들이 바로 오늘 한국교회의 교회 및 신자 감소 현상에 대한 거울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종교개혁적인 본 글은 지구촌에 산재해 있는 모든 교회들을 위한 지침적인 내용이기도 한 셈이다.
본 글은 집필을 마친 상태에서 ‘크리스천투데이’에 실리는 것이 아니라, 편의상 시간차를 두고 집필한 내용에 따라 차례로 실리는 것임을 밝혀둔다. 이에 먼저 ‘개혁을 위한 입문 : 한국교회 개혁을 위한 10개조 논제’에 대한 내용이 완료되었기에, 우선 실리는 것이다. 이어 그 10개조 논제가 항목(개조 1-10)에 따라 소제목이 정리되어 집필 완료되는 대로 연이어 실릴 예정이다.
이러하니 끊임없는 관심을 갖고 인내하면서 정독하다 보면, 신학 연구 및 목회생활에 크나큰 도움이 되어 대전환점을 이루리라고 본다. 무엇보다 개척(또는 비전) 교회 목회자들에게는–특히 이중직을 하고 있는 목회자들에게도-한 줄기 소망을 안겨주리라 본다.
그런데도 본 글 내용이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목회자들이 있을 수 있다. 이 목회자들은 이런저런 생각없이 그저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꿩잡는 게 매라는 식으로 속(俗)되게 목회를 하고 있는 이들이다.
만일 본 글로 말미암아 종교개혁이 성공하기라도 한다면, 한국교회는 주위로부터 칭송을 받을 뿐 아니라-논자의 경험상 이미 확인되었다-더 나아가 사회개혁에로까지 번져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이다. 이럴 때 한국교회는 물론 세계 교회는 또 다시 새로운 황금시대(new golden age)를 맞이 할 수 있음이다.
미급하기 짝이 없는 본 글을 실릴 수 있도록 허락해준 크리스천투데이 관계자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더욱 감사드리는 것은 이번 기회를 통해 평소에 생각하고 있던 바를 한국교회에 널리 알려드리게 되었다는 점이다.
아무쪼록 본 글이 조금이나마 종교개혁에 밑거름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이 모든 영광을 성 삼위일체 하나님께 올린다.
민병소 목사
감리교신학대학교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서울대학교 대학원(종교학)
미국 Southwest B. University (H. 신학박사)
기독교한국회중회 총의회 전권위원장
한국교회 최초순교자토마스기념예배당
기독교한국회중회 제일교회 담임목사
(사) 토마스순교기념선교회 회장
(사) 토마스순교기념선교회 농협 301-0304-055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