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가 된 바울과 바나바, 안디옥에서 출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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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45] 바울과 실루기아(1)

실루기아, 당대 무역으로 번성하던 항구도시
안디옥 시내 작은 정류장에서 버스로 출발해
직행편 없어 사만닥시 경유 갈아타는 버스로
도로 양쪽 대부분 비옥한 농토, 버스엔 국기

▲바울이 배 타고 구브로로 출발한 것으로 여겨지는 첼릭(실루기아) 항구.

▲바울이 배 타고 구브로로 출발한 것으로 여겨지는 첼릭(실루기아) 항구.

안디옥 교회는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해외에 선교사를 파송한 교회로서, 바울과 바나바를 구브로(오늘날의 사이프러스섬)에 선교자로 파송하였다.

그러므로 두 명은 안디옥(안타키아)에서 실루기아 항구로 가서, 그곳에서 배를 타고 구브로를 향하여 떠났다. 이 장면이 성경에는 “두 사람이 성령의 보내심을 받아 실루기아로 내려가 거기서 배타고 구브로에 가서(사도행전 13:4절)”라고 기록되어 있다. 바울 시대에 실루기아는 무역으로 번성하던 항구도시였다.

필자는 바울이 안디옥에서 출발하여 실루기아로 가던 발자취를 찾아가 보려고 안디옥을 떠나 실루기아를 향하여 출발하였다.

바울 당시에는 물론 자동차가 없었으므로 바울과 바나바는 나귀나 말을 사용하였는지 아니면 걸어서 갔는지 알 수 없으나, 거기에 비해 필자는 현대 문명의 이기(利器)인 자동차를 타고 너무 쉽게 이동하는 것이 약간 마음에 걸렸다.

튀르키예(터키의 새로운 국명) 전국에는 오토갈(시외버스 터미널)이 잘 발달되어 있다. 그러므로 안디옥에도 교외에 상당히 큰 규모의 오토갈이 있으나, 안디옥 주변에 있는 도시나 마을에 가는 버스는 오토갈에서 출발하지 않고 시내에 있는 조그만 버스정류장에서 출발한다. 실루기아로 가는 버스도 이곳 정류장에서 출발한다.

▲버스 천정에 붙인 튀르키예 국기.

▲버스 천정에 붙인 튀르키예 국기.

그러므로 필자는 이른 아침에 숙소를 나와 시내에 있는 강의 다리를 건너 공원을 통과하였다. 이 공원에도 튀르키예의 국부(國父) 아타튀르크 케말의 이름이 붙어 있다. 튀르키예 전국 곳곳에 아타튀르크를 기념하는 공원이나 기념탑, 동상 등이 무수하게 많이 설치되어 있다.

여기에 비해 우리나라가 일본 통치에서 해방하고 한국전쟁에서 공산군의 침략을 막아내 오늘날의 자유민주 대한민국을 세우는데 크게 기여한 이승만 대통령의 기념물은 우리나라 전국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1948년 5월 31일 열린 우리나라 첫 제헌국회는 이승만 대통령의 제안으로 하나님께 기도와 간구로 시작하였다. 필자는 세계 136개국을 방문하였으나, 하나님께 간절한 기도와 간구로 시작한 국회를 가진 나라를 대한민국 제헌국회 이외에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국민은 이 대통령을 존경은커녕 혐오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위대한 지도자를 생각하는 점에서, 튀르키예 국민과 우리 국민은 180도 다르다.

오늘날의 튀르키예는 1920년대 초 현대의 튀르키예로 새롭게 건국하였지만, 그 이전 6세기 동안 지중해와 중동 즉 서아시아, 북아프리카, 유럽 동남부를 통치하던 강대한 제국이었다.

그러므로 일부 역사학자는 오스만 제국이 세계 최강의 제국이었다고 주장할 정도이며, 필자가 보기에도 튀르키예인들의 피 속에는 강대국의 DNA가 있다.

▲버스 뒷공간에 걸린 튀르키예 국기.

▲버스 뒷공간에 걸린 튀르키예 국기.

필자는 이 버스 정류장에서 실루기아로 가는 중형버스를 탔다. 직행이 없어 도중에 갈아타야 하는 버스로, 안디옥에서 서쪽 해안(지중해) 방향으로 약 40km에 있는 사만닥(Samandag)이라는 도시로 가는 버스이다.

사만닥시는 사만닥주(州)의 주요도시이다. 이른 아침이라 시내를 달리는 차량이 거의 없었고, 시내를 벗어나서도 도로에 차량이 거의 없어 버스는 속력을 내고 달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높은 언덕이 나타난다. 버스가 굽은 도로를 지나며 언덕을 올라가 넘어서자 멀리 해안이 보이며 주위는 평평하다.

평지에 내려와 시원하게 달리는 도로 양쪽은 대부분이 농토인데, 동쪽의 고지대에서 오랜 기간 동안 내려온 퇴적토로서 토질이 비옥해 보인다.

버스 안에는 애국심을 고취하려는 의도인지 대형 튀르키예 국기가 천정에 붙어 있고, 뒷 공간에는 작은 국기가 걸려있다.

안디옥을 떠난지 40분이 지나 도착한 사만닥은 안디옥보다는 작으나 그래도 제법 큰 도시이다. 이곳에서 다시 다른 중형버스로 갈아타고 해안을 따라 서북쪽으로 12km를 달렸다. 도로 오른편은 농토인데 농산물이 아주 잘 자라고 있는 것을 보아 토양이 좋은 것 같다.

잠시 뒤에 멀리 작은 항구가 보이는데 이곳은 첼릭(Cevlik)이라는 곳으로, 이 항구가 바로 신약성경에 나오는 오늘의 목적지 실루기아 항구이다.

▲사만닥 해안 농토. 멀리 지중해가 보인다.

▲사만닥 해안 농토. 멀리 지중해가 보인다.

권주혁 박사
세계 136개국 방문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권박사 지구촌 TV’ 유튜브 운영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
저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천사같이 말 못하고 바울같지 못하나>,
<메마른 땅을 종일 걸어가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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