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악한 물건’이라던 성경 통해, ‘정신적 노예’서 해방”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순교자의소리, 북한 해외 노동자들의 간증문 원본 공개

▲MP3 플레이어로 오디오 성경을 듣고 있는 북한 사람.

▲MP3 플레이어로 오디오 성경을 듣고 있는 북한 사람.

한국순교자의소리(Voice of the Martyrs Korea, 한국VOM)는 최근 순교자의소리의 성경 배포 사역을 통해 오디오 성경을 받은 북한 해외 노동자들의 간증문을 공개했다.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는 “북한의 해외 노동자들이 쓴 간증문을 보면, 전에는 성경을 ‘가장 공포스러운 것’, ‘두려운 책’, 심지어 ‘사악한 물건’으로 여겼었지만, 성경 말씀을 직접 들어본 지금은 진심으로 감사할 뿐 아니라 하나님 말씀의 능력으로 ‘정신적 노예 상태’와 ‘어리석음’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고 한다”며 이를 소개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순교자의소리가 북한의 해외 노동자와 중국에 인신매매로 팔려온 북한 여성은 물론이고 북한 내부 주민들에게도 북한 방언으로 인쇄된 성경과 오디오 성경을 공급하고 있다”면서 “코로나로 북한 정부가 국경을 봉쇄하면서, 많은 북한 노동자들이 귀국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들이 중국에 장기적으로 체류하면서 북한의 집에서는 구할 수 없는 자료들을 접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한 북한 노동자는 “조선에 있었으면 절대로 못 보았을 것이다. 공포스러운 것이 기독교 성경책이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조선보다 보는 게 많고 마음이 열려서 이렇게 무서운 성경을 본다”고 말했다.

그녀에 따르면, 성경은 마스크나 약품이나 위생용품 같은 품목들이 담긴 작은 생필품 꾸러미와 함께 북한 사람 개개인에게 직접 배포된다. 배포는 북한의 지하교인이나 순교자의소리가 사역하는 나라에 있는 북한 주민들에 의해 이뤄진다.

현숙 폴리 대표는 “북한 노동자들에게 오디오 성경을 배포하는 것은 위험한 사역이다. 한 노동자는 ‘성경이라는 것을 처음 접했을 때 무섭고 두렵고 고통스러웠다. ‘드디어 마수에 걸렸구나’ 생각했다. 그리고 이것을 전달해 준 사람을 고발할까도 생각했다’고 적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디오 성경을 청취한 북한 노동자들이 거의 대부분 감사의 마음을 표현한다고.

다른 노동자는 “제 일생에 하나님이라는 존재를 몰랐다면 그냥 정신적 노예로 비참하게 인생을 마무리했을 것”이라고, 또 다른 한 사람은 “전에 저는 북한의 한 도시에서 점쟁이를 찾아가 앞날을 물었다. 무엇을 원할 때 귀신에게 빌었다. 성경을 처음 접하면서 조선의 많은 사람이 얼마나 어리석고 저도 얼마나 어리석은지 깨달았다. 이제는 진짜 기도한다. 제 운명과 미래가 하나님께 있다는 것을 믿는다”고 간증했다.

순교자의소리가 공개한 간증문 원본은 아래와 같다. 작성자의 안전을 위해 세부적인 정보는 다소 수정됐다.

▲북한 노동자들이 보내온 간증문.

▲북한 노동자들이 보내온 간증문.

1. 여기 우리 작업장에는 여자들이 매우 많습니다. 그래서 싸움도 많고 아픈 사람도 많습니다. 갇혀서 일하고 자고 또 일하고 마치 노예가 된 것 같습니다. 우리는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누군가가 건네준 오디오 성경으로 하나님 말씀을 매일 듣지 않았다면 저도 주변의 친구들도 미치거나 병들어 죽어갔을 것입니다. 우리가 고통스럽지만 꼭 그렇지 않은 것은 하나님과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은 제 고난과 고통을 다 알고 계시고 슬퍼하는 자와 동행하고 계신다는 믿음이 생겨났습니다. 이제는 하루하루가 고통이 아닌 기도로 함께하고 있으며 저는 믿음으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고맙습니다. 조선에서 온.

2. 안녕하십니까 처음 오디오 성경을 통해 성경이라는 것을 처음 접했을 때 막 무섭고 두렵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제가 드디어 마수에 걸렸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전달해 준 사람을 고발할까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을 했는지 지금 너무 부끄럽습니다. 제 일생에 하나님이라는 존재를 몰랐다면 저는 과연 어떤 사람이었을까, 그냥 정신적 노예로 비참하게 인생이 마무리되었을 것입니다. 이제 저는 두렵지 않습니다. 설마 죽는다 해도 믿음이 있어서 천국이라는 곳에 갈 것입니다. 우리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이 지옥이 아닌 천국에 가야 하기 때문에 제 소망은 제 믿음을 주변과 나누어야 하겠다는 결심입니다. 오늘의 제가 있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조선에서.

3. 조선에 있었으면 절대로 못 보았을 것입니다. 공포스러운 것이 기독교 성경책이니까요. 이곳에서는 조선보다 보는게 많고 마음이 열려서 이렇게 무서운 성경을 봅니다. 고린도 전서의 사랑 부분을 듣는 게 너무나 은혜가 넘칩니다. 친구는 저보다 더 심각합니다. 더 완강하게 거부하다가 지금은 저보다 더 빠져있습니다. 하나님을 알게 되어 너무 행복합니다.

4.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전에 저는 북한의 한 도시에서 점쟁이를 찾아가 앞날을 물었습니다. 무엇을 원할 때 귀신에게 기도했습니다. 성경을 처음 접하면서 조선의 많은 사람이 얼마나 어리석고 저도 얼마나 어리석은지 깨달았습니다. 이제는 진짜 기도합니다. 제 운명과 미래가 하나님께 있다는 것을 믿습니다. 2022. 5월 20일.

현숙 폴리 대표는 북한 노동자들이 매일 장시간 노동하고 북한 정부가 이들을 삼엄하게 감시하기 때문에, 순교자의 소리 사역자들은 성경을 수령한 노동자들과의 개인적인 관계 형성을 기대하기 보다 하나님의 말씀의 능력에만 의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것은 선구자적인 존 로스(John Ross) 선교사를 필두로 한국 교회 초창기 외국 선교사들이 사용했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존 로스 선교사는 사람들이 선교사와의 관계보다 자국어로 된 성경책을 읽거나 들음으로써 예수님을 직접 만난다고 믿었다. 이 오디오 성경을 수령한 북한 노동자들은 오직 그들의 성경 읽기와 듣기를 인도하시는 성령님께 양육받는다. 존 로스 선교사가 생존해 계신다면 이를 보고 크게 기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순교자의 소리 측은 북한 노동자들과 성경 수령자들의 안전을 위해 매년 배포하는 성경의 구체적인 수량이나 배포 수단 및 방법 등은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보통 매년 4~5만 권의 조선어 성경을 인쇄물과 전자 형식으로 한국 이외의 지역에 거주하는 북한 주민들에게 배포하고 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순교자의소리에서 매일 북한에 송출하는 5개의 단파와 AM 라디오 방송에서도 조선어 성경을 낭독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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