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이 보는 성혁명사 60] 킨제이 보고서에 대한 비판(1)

|  

▲민성길 한국성과학연구협회 회장(연세의대 명예교수).

▲민성길 한국성과학연구협회 회장(연세의대 명예교수).

킨제이 보고서는 발간 즉시 일반인들뿐 아니라 학계에 놀라움과 강한 흥미와 더불어 격렬한 분노와 비판도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대중들은 “전문 학술적” 비판에 대해서는 잘 알 수도 없었고, 미디어들은 그런 비판을 대중에게 알리지도 않았다(1990년대 동성애 유전자가 발견되었다는 “대서특필” 경우와 유사하다. 이 글에서는 과학적 비판에 대해서만 기술한다. 외설적이다라는 사회적 비판과 비윤리적이라는 기독교로부터의 비판은 생략한다).

1953년 『인간여자의 성행동』이 출판되면서, 다수의 학자들은 킨제이 연구가 크게 잘못되었다고 경고하기 시작하였다. 그들 중에는 인류학자 마가렛 미드와 루스 베네딕트, 스탠포드 대학 심리학고수 루이스 터만, 메닝거 연구소의 정신과의사 칼 메닝거, 정신분석가 에리히 프롬, 콜럼럼비아 대학의 문화비평가 라이오넬 트릴링 등이 있다. 특히 정신분석가들의 비판이 격렬하였다. 한 정신과의사는 킨제이가 동물(곤충)학자로 인간의 복잡한 성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말하였다. 당시 반공산주의(맥카시) 선풍이 불고 있을 때인지라, 록펠러재단은, 의회로부터 미국의 도덕을 붕괴시키려는 공산주의자들의 의도를 돕는다는 의심과 조사를 받자, 1954년 록펠러재단은 킨제이에 대한 연구비지원을 중단하였다.

이들 킨제이의 업적들은 매우 과학적, 경험적(실험과 관찰), 및 사회적 연구라는 인상을 준다. 그러나 사기라는 비판도 받고 있는데,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① 연구대상 선정에서 무작위적이 아니었다. 킨제이 연구의 남자 대상자 5,300명 중 1,400명이 수감 경력이 있는 성범죄자였고, 기타 남창, 및 동성애자가 각기 수백명이 포함되어 있었다. 75%의 남자 대상자는 연구에 자원하였는데, 이런 사람들은 대개 비자원자들보다 2-4배 성적으로 활발하다 한다.

이 때문인지 동성애자가 일반인구의 37%라는 놀라운 통계는 지난 기간 한번이라도 동성애 경험을 한 경우까지 모두 동성애자 집단에 포함시켰기 때문이었다. 다수 남자들은 이차세계대전 중에 온갖 성적 경험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조사대상에 죄수, 남자 창부, 동성애자, 그리고 조사에 자원한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으로 본다. 죄수는 동성애를 포함한 범죄로 감옥에 있었을 가능성이 많았고 더구나 감옥 내에서 동성애를 경험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따라서 이들은 일반인구를 대표할 수 없다. 여성 연구 참여자들도 잘못되었다. 남자와 동거하고 있으면, 심지어 포주와 같이 사는 창녀도 “결혼”한 것으로 간주하였다. 따라서 이들도 전체 여성들을 대표할 수 없다. 그들은 자기 합리화를 반영한 응답을 하였을 것이기 때문이다. 당시 저명한 심리학자 아브라함 마슬로우도 킨제이 보고서는 소위 자원자 오류(volunteer-error) 때문에 아무리 조사대상이 많다 하더라도 신뢰할 수 없다 비판하였다.

통계학적 토론이 전개되었다. 결국 1949년 12월 시카고대학 통계학위원회는, 킨제이 연구는 연구대상 선정과 통계 제시의 중요한 기준 6개 중 4개에서 실패하였다고 평가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킨제이 보고서의 판매와 도덕적 가치들을 훼손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 미디어들이 선정적으로, 특히 New York Times가 킨제이 옹호에 큰 역할을 하였다.

킨제이는 대상 수가 많으면 결과를 신뢰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고, 따라서 당연히 그는 불륜, 동성애, 소아성애 등은 정상이기 때문에 허용하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이런 논리라면 대부분의 정신장애나 범죄자들도 정상이라 해야 할 것이다. (참고로 우울증 환자수는 인구의 약 10%이다)

32년이란 세월이 흐른 후 1980년대부터 주디스 리스먼(1935-2021)이라는 학자가 킨제이 보고서와 킨제이 연구소의 업적이 거짓임을 조목조목 밝히고 나섰다. 리스먼은 킨제이가 자신의 통계를 변조하였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폭로하였다. 나아가 리스먼은 킨제이가 연구라는 명목으로 사람들의 성교를 관찰하였을 뿐 아니라, 자신은 물론 자기 부인이나 연구 팀원들도 자신과 연구 대상들과 성교하였고, 연구 팀원들도 연구대상들과 성교하도록 격려하였고 그런 성교하는 장면을 영상물로 찍도록 요청하였다고 하였다. 당시 실제 이 연구방법은 현재 입장에서 보면 연구윤리 위반이고, 성 범죄이다. 1940년대 연구방법은 지금과 다르다고 해서 그의 비윤리적 연구가 괜찮다고 인정될 수 없다. 그러나 그의 옹호자들은 킨제이의 태도를 “진지하고 열성적인 연구 태도”였다고 칭송한다. (차회 계속)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한국기독교대학교목회

“종교 문맹 시대, ‘기독교 문해력’ 제안합니다”

2024 한국기독교대학교목회 동계연수회 및 한국대학선교학회(회장 이승문 교수)·한국기독교교양학회(회장 이인경 교수) 공동학술대회가 ‘고전으로서의 성서, 교양으로서의 기독교’라는 주제로 19일 오후 연세대학교 상남경영관에서 개막했다. 이날 행사는 개…

1인 가구

초핵가족화, 5060 고독사, 비혼 출산, AI, 마약…

가정사역단체 하이패밀리(대표 송길원·김향숙)에서 2024년 연말을 맞아 올해 가정 이슈 관련 10대 뉴스를 선정 발표했다. 다음은 구체적 내용. 1. 초핵가족화, 1인 가구 증가 앞당겨져 대한민국은 1인 가구 급증으로 인해 ‘초핵가족화’라는 새로운 가족 구조 변…

김상준

9주년 맞는 ‘원크라이’ 김상준 사무총장 “나라 위한 기도회, 위대한 유산”

‘국가 위한 기도’ 문화 되살려야 그리스도인 최고의 방법은 기도 내년 우크라 인근 방문 기도 예정 원크라이가 2025년 9년째를 맞아 1월 3일 오전 11시부터 평촌 새중앙교회(담임 황덕영 목사)에서 개최될 뿐 아니라, 국내외 집회를 잇따라 열며 지경을 더욱 확대…

탄반연합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5차 기자회견

탄핵반대범국민연합 “계엄, 야당의 폭정과 독재에 대응한 것”

탄핵반대범국민연합(탄반연합)이 18일 헌법재판소 정문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4차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정치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시도를 강력히 반대하며 헌법재판소에 공정한 판결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에서 탄핵반대범국민연합은 지난 12…

박한수 목사(거룩한빛광성교회).

“세상은 진리와 거짓의 영적 전쟁터”… 홀리브릿지네트워크, 7천 용사 세운다

3040 목회자 중심으로 리더 양성 성경적 세계관과 창조 질서 수호 사회 변혁할 교회/기관/단체 연합 홀리브릿지네트워크 선교회는 3040세대의 젊은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성경적 세계관과 창조질서를 수호할 강한 교회를 세우고, 사회 각 영역에서 변혁을 일으킬 …

서울신학대학교 서울신대 신학전문대학원 제1기 웰다잉 Well-Dying 최고위 과정

“신학대에서 개설할 수 있는 가장 의미 있는 과정”

천국 입학 준비, 잘 안 돼 있어 죽음 생각과 대화 피하는 현실 당하지 않고, 맞이하는 죽음을 국내 신학대 최초로 개설된 서울신학대학교 신학전문대학원(원장 하도균 교수) 제1기 기독교 웰다잉(Well-Dying) 최고위 과정 종강예배가 12월 19일 오후 서울 롯데호텔 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