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사립학교들, ‘헌법적 권리 침해’에 거세게 반발
1998년 대법원의 숭실대 판결 정면 부정
종립대의 자율성 특수성 전혀 고려 않아
대학생에게도 학교 선택권 보장돼 있어
사립대의 종교교육, 법적으로 보장돼야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21일 기독교 사립대학의 필수 교양과목인 채플이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대체과목을 개설하라고 권고한 것에 대해, 기독교계에서 규탄의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다.
500여 기독사학이 연대한 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이사장 이재훈 목사)와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류영모 목사, 한교총)은 26일 성명을 발표하고 해당 권고문의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인권위의 이번 권고는 종교교육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헌법 제20조 제1항 및 제31조 제3항에 근거한 ‘종교계 사립대학의 자율성 및 특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서, 기독교대학들의 헌법적 권리를 명백히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또한 교육기본법 제6조에 제2항에 기초한 ‘사립학교의 종교교육 권한’을 제한함으로써, 기독교대학의 건학이념 구현 자체를 불가능하게 할 여지가 있다”며 “이번 권고는 일부 특정 기독교대학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기독교대학의 ‘건학이념에 근거한 교육’을 훼손할 수 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이들은 인권위 권고가 기독교대학의 채플(숭실대학교)과 관련된 1998년 대법원 판결을 부정하는 초법적이고 위법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했다.
당시 대법원은 ① “사립학교는 국·공립학교와는 달리 종교의 자유의 내용으로서 종교교육 내지는 종교선전을 할 수 있음”을 인정하며 ② 종교교육과 종교선전을 위해 “학생들로 하여금 일정한 내용의 종교교육을 받을 것을 졸업요건으로 하는 학칙을 제정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③ 따라서 “대학예배에의 6학기 참석을 졸업요건으로 정한 위 대학교의 학칙은 헌법상 종교의 자유에 반하는 위헌무효의 학칙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기독교대학의 채플을 합법으로 판결한 대법원의 판결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권위가 근거로 삼은 광주의 모 대학교 채플의 사례는 “학생이 학교를 선택할 수 없는 평준화 체제 안에서 발생한 사안으로, 학생의 학교 선택권이 보장된 사립대학의 경우와는 전혀 다른 사안”이라고 이들은 강조했다.
또 학생의 동의여부와 관련해 “서울지방법원은 이미 1995년 사립대학과 학생의 법률관계를 사법상의 계약관계로 파악하고, 입학과 동시에 학칙과 규정에 대한 포괄적 승인이 이루어진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보통교육기관이자 의무교육기관인 초중등학교와 달리 대학은 전문교육을 위한 고등교육기관이라는 점에서 대학의 규칙은 인가사항이 아닌 보고사항으로서, 법령상 기독교대학은 학칙에 종교교육을 명시할 경우 종교교육을 실시할 권리를 가지고 있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라고도 했다.
아울러 “인권위의 주장대로 사립대학의 비중 및 종립학교의 비중이 크다는 점은 오히려 기독교 사립대학교가 교육의 공공성을 어떻게 높였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며 “국가의 재정 상황이 나아졌음에도 불구하고 국·공립대학을 설립하여 공교육을 강화하지 못한 채 사립대학을 공영화하거나 국·공립대학처럼 자율성을 제한하려는 것은 부당한 조치”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학의 자율성은 헌법을 통해 보장되어 있다는 점, 대학생의 경우 학교선택권이 보장되어 있다는 점, 보통교육기관이자 의무교육기관인 초중등학교와 달리 대학은 전문교육을 위한 고등교육기관이라는 점에서 사립대학의 종교교육은 법적으로 폭넓게 보장되어야 하며, 왜곡된 국가인권위의 권고는 철회됨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