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과 무슬림이 양분해 온 전통 위배
나이지리아 기독교인 1만여 명이 나이지리아 집권당이 제작한 무슬림 대통령 투표용지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며 종교적 관용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이 시위는 7월 15일 나이지리아의 수도인 아부자에서 열렸다. 그 주요 쟁점은 전진보의회(All Progressives Congress, APC) 후보인 볼라 아흐메드 티누부(Bola Ahmed Tinubu)가 만든 무슬림-무슬림 투표용지였다. 풀라니 이슬람교도인 무하마두 부하리 대통령은 임기가 정해져 있어 연임할 수 없으며, 부통령은 기독교인인 예미 오신바조다.
무슬림이자 전 라고스주지사인 티누부는 2023년 2월로 예정된 차기 대통령 선거의 러닝메이트로 전 보르노주지사인 카심 셰티마를 선택했다.
아부자에 기반을 둔 데일리포스트 나이지리아(Daily Post Nigeria)에 따르면, 시위대는 대통령 별장으로 행진하고 나이지리아 연방정부에 항의 편지를 제출했다.
이 시위는 북부 나이지리아의 모든 기독교 공동체가 주도했으며, 지도자인 모세 아담스는 데일리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투표용지에 기독교 부통령 후보가 없는 것은 용납할 수 없으며, 이 나라의 무슬림과 기독교인 사이에 급격한 분열을 조장하는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1999년 이후 나이지리아 민주 선거의 전통은 모든 정당이 대통령 선거 투표용지에 기독교인 한 명과 이슬람교인 한 명을 넣는 것이었다. 이것은 이슬람이 북쪽을 지배하고 기독교가 남쪽을 지배하는 등, 국가의 인구가 2가지 종교로 대략 균등하게 분할됐기 때문이다.
아담스는 무슬림-무슬림 투표용지가 나이지리아의 기독교 공동체를 무시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에 ‘에반젤리컬 처치 위닝 올’(Evangelical Church Winning All) 교단과 나이지리아기독교협회(Christian Association of Nigeria)와 같은 단체들도 우려를 표명했다.
APC를 지지하는 카요데 파예미(Kayode Fayemi)는 최근 CAN에 투표용지의 종교적 구성에 항의하기보다 APC에 CAN의 견해를 제시할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요청했다.
파예미는 “기독교 지도부는 현재의 도전을 기회로 삼아 모든 정치 후보자, 특히 우리 당(APC)에 기독교인들이 수용할 수 있는 환원 불가능한 최소 조건을 설명하는 요구사항을 제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통해 정치 지도자들에게 우리의 우려를 전달하고 나이지리아 내 기독교계의 위치를 강조한 후, 우리의 요구를 제시할 계획이다. 모든 후보자들 가운데 교회가 우려되는 문제에 대한 토론을 조직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몇 가지 이유 중 이것이 우리가 나이지리아기독교협회(CAN)와 다른 교회들이 무슬림-무슬림 투표용지 문제에 반대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최근 몇 년 동안 나이지리아 북부는 폭력의 온상이 됐다. 보코하람(Boko Haram)과 이슬람국가서아프리카지부(ISWAP)와 같은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의 부상으로, 수천 명이 사망하고 수백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나이지리아의 미들벨트(Middle Belt) 지역에서 기독교인이 지배적인 농업 공동체는 급진화된 무슬림 목동들에 의해 공격을 받아 자신들의 땅에서 밀려났으며, 2016년 이후로 고조된 폭력 사태로 수천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독교 비정부기구와 일부 인권운동가들은 이슬람이 미들벨트에서 발생하는 폭력에 한 역할을 하며, 이는 대량학살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부하리 대통령과 그의 행정부는 이 같은 폭력이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악화된 기독교 유목민과 무슬림 목자들 간 충돌의 일부라고 주장한다.
기독교 박해감시단체인 오픈도어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0월 1일부터 2021년 9월 30일까지 나이지리아에서 최소 4,650명의 기독교인이 살해당했다.
오픈도어는 최근 기고문에서 “나이지리아 북부의 많은 지역에서 기독교인들은 보코하람, 이슬람국가서아프리카지부, 풀라니 무장세력, 납치와 살인을 저지르는 범죄자들의 끊임없는 위협 속에 삶을 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나이지리아 북부의 기독교인들은 2등 시민으로 차별과 대우를 받고, 일부는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따라 생활한다. 이슬람에서 개종한 기독교인들은 가족들에게서 거부당하고 종종 예수나 예수에 대한 신앙을 철회하라는 압력을 받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