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캔자스주 낙태주민투표 앞두고, 10대 친생명운동가 폭행당해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그레이스 하트삭(18). ⓒ‘생명을 위한 미국의 학생들’(Student for Life of America) 제공.
▲그레이스 하트삭(18). ⓒ‘생명을 위한 미국의 학생들’(Student for Life of America) 제공.

미국 캔자스주에서 낙태법 관련 주민투표를 앞두고 친생명 캠페인을 벌이던 10대 여학생이 37세 여성 주민에게 공격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친생명 학생 단체인 ‘생명을 위한 미국의 학생들’(Student for Life of America, 이하 SFLA)은 1일(이하 현지시각) “18세의 그레이스 하트삭(Grace Hartsock)이 지난달 31일 캔사스 리우드에서 집집마다 방문하는 캠페인을 벌이다가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캔자스주 리우드경찰청은 2일 성명을 내고 “주일 피해자의 연락을 받았다. 그녀는 선거를 앞두고 집집마다 방문하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그녀가 리우드의 한 주소지에서 멀리 걷고 있을 때, 한 여성 주민에게 구타를 당했다. 피해자는 부상을 입지는 않았다. 31일 조사를 위해 가해자인 37세 여성을 체포했고, 그녀는 경범죄로 풀려났다”고 밝혔다.

당시 SFLA 소속 학생들은 캔사스 주민들을 상대로, 낙태를 반대하는 ‘밸류 뎀 보스’ 수정안(Value Them Both Amendment) 지지를 요청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었다. 이 수정안은 캔사스의 현행 낙태법을 수정하여, 낙태에 대한 정부의 투자를 요구하지 않고 낙태권을 생성하거나 확보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정안 지지자들은 캔자스주 대법원이 제한없는 낙태권을 인정하고 있는 현행 주 헌법을 뒤집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SFLA 언론 담당자이자 활동가인 스탠캐비지는 CP와의 인터뷰에서 이 사건을 자세히 전달했다. 그녀는 “하트삭은 텍사스 주민으로 베네딕틴대학의 신입생이다. 하트삭과 동료들은 당일 오전 11시에 유세를 위해 출발했다. 하트삭도 팀과 함께였으나, 서로 다른 거리로 흩어졌다”고 설명했다.

집집마다 돌아다닌 지 약 2시간이 흘렀을 때 그녀는 한 여성을 만났는데 그 여성은 양손으로 그녀의 가슴을 떠밀었다. 스탠캐비지는 “그레이스는 넘어지지 않았지만, 이후 여성은 주먹으로 그녀의 머리를 때렸고, 그녀를 피하기 위해 차로로 뛰쳐나와 도망쳤다”고 했다.

그 여성은 하트삭에게 “당신이 성폭행을 당하고, 차에 치이길 바란다”는 폭언을 하고, 그녀의 얼굴에 빵 조각을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체의 블로그에 따르면, 하트삭은 집집마다 다니던 중 자신을 공격한 여성의 어머니를 만났다고 한다. 그 어머니는 사과하면서도 수정안을 지지하지 않기 때문에 하트삭과 대화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고, 하트삭은 그 집을 떠났다.

그녀가 떠날 때, 하트삭은 가해자가 욕설을 하며 “엄마, 사과하지 말아요”라고 말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그 직후 그녀는 하트삭을 뒤쫓아와서 폭행한 것이다. 하트삭은 다른 이들에게 연락을 했고, 그들은 즉시 그녀를 데리러 왔다.

스탠캐비지는 “꽤 충격을 받은 하트삭에게 경찰을 불러 응급실에 가라고 지시했다. 그녀에게 아무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가장 우선순위였다”고 전했다.

하트삭은 심각한 두통을 경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진단 결과 어떤 신체적 부상도 입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녀는 1일부터 다시 유세 현장에 나섰다. 인구가 많은 캔자스 동부 지역에서의 캠페인은 2일 오후 4시까지 이어졌다.

하트삭은 라우드경찰에 자신을 폭행한 여성을 고소할 계획이라고 알렸고, 경찰 역시 이번 건을 조사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SFLA의 크리스찬 호킨스 대표는 성명을 내고 “어른이 된 여성이 캔자스 투표 계획을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자원한 10대에게 낙태에 대한 그녀의 좌절감을 털어놓았다”고 한탄했다.

그는 하트삭이 공격 직후 다시 유세에 복귀한 사례를 증거로 들며, “친생명 세대는 태내외 생명을 존중하지 않고 주민의 자유로운 발언권을 존중하지 않는 급진적 낙태 반대론자들 때문에 침묵하거나 공포에 내몰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스탠캐비지는 “우리는 집집마다 방문하는 일을 많이 했다. 그러나 과거에는 이러한 경험해 본 적이 없기에 많이 놀랐다”며 “다른 견해를 가진 이들과도 마주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누군가 자신의 집을 뛰쳐나와 이러한 식으로 행동한 것은 과거에는 결코 없던 일”이라고 했다.

아울러 “올 여름 소규모 모임으로 구성됐다가 이번 주말 20개로 늘어난 이번 캠페인은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한다”며 “많은 이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기에 이번 사건은 매우 놀랍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수정안이 유권자들에게 정확히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리기 위해 다른 단체들과 협력한 것도 도움이 됐다. 그래서 우리의 교육이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유세팀은 지난 23일 약 17,000건의 대화를 나누었다. 그녀는 “우리는 캔자스가 생명보호법을 통과시킬 수 있도록 전화를 돌리고 있다. 투표를 개획하지 않았던 많은 이들이 투표하겠다고 하는 소식을 듣고 고무됐다”고 했다.

이번에 실시된 여론조사에 의하면, 택사스 유권자의 47%가 ‘밸류 뎀 보스’ 수정안을 지지할 계획인 반면, 43%는 반대, 10%는 미정으로 나타났다.

하트삭에 대한 폭력은 미 대법원이 돕스 대 잭슨여성보건기구와 관련된 사건에서 ‘로 대 웨이드’(낙태 합법화 판례)를 뒤집은 지 5주 만에 발생했다.

이는 낙태 찬성론자들 사이에 분노를 일으켰고, 전국적으로 교회 및 반낙태 진영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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