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부, 기독교에 부정적 여론 적극 선동”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美 국제종교자유위, 관련 보고서 발표

▲이란 국기. ⓒWikimedia Commons/Nick Taylor

▲이란 국기. ⓒWikimedia Commons/Nick Taylor

이란 정부가 언론 매체를 통해 기독교와 타종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적극 선동하고 있다고,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 Commission on International Religious Freedom, 이하 USCIRF)가 지적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USCIRF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해 “이란 정부가 공식 미디어, 정부 관련 미디어 및 소셜미디어 등을 이용해 소수종교에 대한 ‘거짓과 오해’를 퍼뜨리고, 이들 공동체에 대한 적대적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예를 들어, 정부는 일부 기독교인들을 ‘복음주의 시오니스트 광신도 집단’(Evangelical Zionist cult)으로 묘사하고, 기독교 개종자를 표적으로 삼기 위해 그들에게 모호한 국가 안보 위반 혐의를 이용한다.

‘복음주의 시오니스트 광신도 집단’이라는 표현은 지난 2021년 11월 3일 이란 대법원이 “기독교를 선전하고 가정교회를 세우는 것은 범죄가 아니며, 국가 안보 범죄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한 판결문에서 인용한 것이다.

법원은 의견서에서 사건에 등장한 기독교인 개종자를 ‘복음주의 시오니스트 광신도 집단’이라고 지칭했다. 이란의 법체계에 따르면, 대법원의 판결이 반드시 하급법원에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USCIRF의 다니엘라 사로얀 아쉬바히안(Danielle Saroyan Ashbahian) 대변인은 CP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잘못된 정보 캠페인((misinformation campaign)은 이란의 소수종교인들의 신앙의 자유를 제한한다”고 말했다.

USCIRF에 따르면, 기독교 개종자에 반대하는 이란의 국가 선전은 종종 반시온주의로 위장되며, 기독교 개종자는 정기적으로 ‘시온주의자’ 집단의 구성원으로 언급된다.

관계자들은 “이 맥락에서 시온주의에 대한 언급은 이란의 기독교 개종자와 이스라엘 국가 간 연계에 대한 구체적 혐의보다는 ‘전 세계의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은 시온주의 이데올로기에 봉사한다’는 정치적 관점을 조장하는 광범위한 음모를 의미한다”고 했다.

보고서는 USCIRF가 ‘기독교 개종자에 대한 이란의 잘못된 정보 캠페인’이라 언급한 것을 인용하면서 “관리들은 기독교 개종자를 아르메니아인과 아시리아인을 공인된 소수종교 집단으로 구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슬람-기독교대화협회(the Islam-Christianity Dialog Association) 사무총장이자 이슬람 성직자인 호자트 알-이슬람 카샤니는 이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늘날 기독교로 선전되고 있는 것은 전통적인 기독교가 아닌, 복음주의적이고 식민주의적인 기독교”라고 주장했다.

카샤니 사무총장은 “복음주의 기독교는 종교가 아니다. 식민주의를 지향하는 정책”이라며 “이란의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이 이란 정부를 약화시키기 위해 정치적인 확장을 추구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의 이러한 정치적 목적은 다른 기독교인들로부터 소외되는 결과를 낳았고, 이란 아르메니아인들이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에 반대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했다.

아쉬바히안 대변인은 “이란의 역사는 국내 문제에서 식민 세력의 외부 개입 사례로 가득하기 때문에, 이 발언은 외국의 이란 정치 간섭에 대해 일부 이란인들이 느낄 수 있는 부당함에 호소한다”고 했다.

그녀는 “이것이 이란 기독교인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정부가 종교나 신앙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국제법에 따른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정부에 의존할 수 없고, 정부의 거짓 메시지가 내면화된 이란인들로부터 차별에 직면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라고 했다.

USCIRF 보고서는 이란 정부가 기독교 개종자 외에 유대인, 수니파 이슬람교도, 고나바디 수피교도 및 바하이교도를 상대로 사용하는 중요한 주제들을 식별하고 검토한다.

이란은 미국 국무부가 종교의 자유 침해를 용인하고 이에 가담하는 국가들을 대상으로 지정하는 종교자유특별우려국의 10개 국가 중 하나다.

2015년 이란이 미국 및 기타 서방 국가들과 역사적인 핵 협정을 체결한 지 불과 1년 후, USCIRF는 기독교인을 포함한 이란의 소수종교가 심각한 인권 침해를 계속 겪고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보고서는 “기독교인, 바하인, 소수 수니파 무스림들이 괴롭힘, 체포, 투옥 등의 형태로 많은 박해를 받는 등 종교의 자유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오픈도어에 따르면, 이란은 기독교박해국가 순위에서 9위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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