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갱단 전투 중 소녀들까지 강간 및 처형”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유엔 보고서 발표… 시신과 교회 불태우기도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  ⓒUnsplash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 ⓒUnsplash

유엔은 아이티 수도인 포르토프랭스(Port-au-Prince)와 그 주변에서 갱단 간의 전투가 치열해지면서, 무고한 여성과 어린이들이 강긴 및 처형을 당하고 1세 미만의 영아들의 시신이 불태워졌다고 전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아이티의 유엔 통합사무국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4월 24일부터 5월 16일 사이에 벌어진 갱단 간의 패싸움으로 최소 94명이 사망하고 120명 이상이 부상당했으며 12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또 약 16,000명의 주민이 집을 떠나 친척집이나 임시 대피소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소총은 물론 마체테와 가스통으로 무장한 갱단은 누구에게도 자비를 베풀지 않았다. 여성과 1세 미만 아이들은 처형되고 그 시신은 불태워졌다. 간첩 혐의로 기소된 10대 청소년은 공공장소에서 총살됐다. 여성 및 소녀(일부는 10세 미만)에 대한 강간은 라이벌 갱단이 통제하는 마을 주민들에게 테러하고 복수하기 위한 무기로 사용됐다”고 했다.

CP는 “이 범죄의 배후 집단은 ‘셴 메샹’(Chen Mechan)과 ‘400 마우조’(400 Mawozo)로 알려져 있으며, 각각 동맹국인 ‘G9 in Family and Allies’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지난 3일 포르토프랭스 시내에서 G9 갱단 용의자들이 경쟁자들보다 더 많은 영역을 장악하기 위해 교회에 불을 지르고 상대편을 죽이려는 가운데 격렬한 총격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아이티 유엔 통합사무소에 따르면, 갱단은 포르토프랭스에서 새로운 것이 아니며, 조베넬 모이즈(Jovenel Moïse) 행정부에서 심각한 문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불안정한 아이티에서의 삶을 더욱 위험하게 만들고 있다.

보고서는 “최근 시테 솔레이(Cite Soleil), 크루아데부케(Croix des-Bouquets) 및 타바레(Tabarre)에서 발생한 무장 폭력은 당시 이미 사건에 연루돼 있던 정치인과 경제인들로 인해 지속되고 심지어 강화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HCHR)은 1월부터 6월 말까지 수도 전역에서 934명이 사망하고 684명이 부상당했으며 680명이 납치됐다고 최근 경고했다.

OHCHR 제레미 로렌스(Jeremy Laurence) 대변인에 따르면, 7월 8일부터 7월 12일까지 5일 동안 시테 솔레이 지역에서 갱단 관련 폭력으로 최소 234명이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로렌스 대변인은 “아이티 당국은 기본권을 보호하고 위기에 대응하는 일에 최우선 순위를 두어야 한다”며 “인권에 대한 감시 및 보고를 강화할 뿐 아니라 ‘불처벌 및 성폭력’에 대한 투쟁을 우선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피해자 대부분은 갱단에 직접 연루되지 않았음에도 이들의 직접적인 표적이 되었다. 우리는 또한 성폭력 사건에 대한 새로운 보고를 받고 있다”고 했다.

CP에 따르면, 아이티는 2021년 7월 7일 모이즈 대통령 암살에 따른 사회적·정치적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갱단의 활동은 더욱 강화됐다. 또 지난 8월 2,20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규모 7.2의 지진의 피해로부터 여전히 회복 중이다.

지난해 12월, 오하이오에 기반을 둔 ‘크리스천 에이드 미니스트리스’(Christian Aid Ministries)는 악명 높은 아이티의 400 마우조 갱단에 의해 납치됐던 17명의 선교사가 모두 석방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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