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49] 제1차 전도여행(3) 구브로
지중해에서 시칠리아, 사르디니아 이어 큰 섬
남부는 독립국, 북부는 튀르키예 계로 나뉘어
북부는 남부보다 인프라 시설 발전 못한 상태
남은 유적 로마·비잔티움 제국 시대가 대부분
“두 사람이 성령의 보내심을 받아 실루기아에 내려가 거기서 배타고 구브로에 가서(사도행전 13장 4절)”.
사도행전에 나오는 구브로섬은 오늘날의 사이프러스(키프로스) 섬으로, 바울의 첫 해외전도지이다. Cyprus를 영어로는 ‘사이프러스’라고 읽지만, 현지인들은 ‘키프로’라고 읽는다. 사이프러스의 주민 또는 말은 Cypriot 이라고 하며 영어로는 ‘시프리옷’, 현지어로는 ‘키프레이’라고 한다.
지중해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가운데 하나인 사이프러스 섬은 긴 역사를 갖고 있다. 역사학자들은 신석기 시대인 기원전 6천 년부터 기원전 3천 년경에도 이 섬에 인간이 거주하였다고 한다.
이후 기원전 14세기부터 기원전 12세기까지 이곳에 처음 온 그리스인들은 그리스 본토 남부의 미케네인들이었다. 그러므로 미케네인들이 섬에 정착하면서 자연히 섬은 미케네 문명을 갖게 되었다.
이 섬은 지중해에서 시칠리아, 사르디니아에 이어서 3번째로 큰 섬이며, 전 세계에서는 81번째로 큰 섬으로서 전체 면적이 9,251㎢(제주도의 약 5배)이다.
이 가운데 5,884㎢(64%)를 차지하는 남부는 오늘날 독립국 ‘사이프러스 공화국’이고 북쪽 지역은 1983년 11월 15일에 독립한 ‘북(北)사이프러스 튀르키예계 공화국’이다. 즉 현재 이 섬에는 두 개의 나라가 있는 것이다.
오늘날 지구상에는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몇 개 안되는 분단국이 있는데, 남과 북 사이프러스는 이 가운데 하나이다. 같은 분단국이지만 우리나라와는 달리 양측은 서로 자유 왕래가 가능할 정도로 우호적인 분위기이다.
원래 이 섬에는 그리스계 주민이 다수였으나 16세기 말에 오스만 제국(튀르키예)이 섬을 점령하면서, 원래 소수파이던 튀르키예계 주민이 증가하였다.
오늘날 두 나라 주민은 상대국을 자유롭게 상호 방문할 수 있으나, 남부 사이프러스 공화국 주민은 북부(북사이프러스 튀르키예계 공화국)를 방문하더라도 보이지 않는 적대감을 양측이 갖고 있으므로 당일 방문(물가가 남부보다 저렴하므로 쇼핑을 위해 잠시 방문)에 그치고 있다고 한다.
북부는 도로 등 인프라 시설이 남부보다 발전되지 못한 상태이며 주민 생활수준 역시 남부보다 떨어진다. 그러나 이 경제수준 차이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남한과 공산독재주의 체제 북한의 하늘과 땅 같은 극심한 경제력 차이와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닐 정도로 그다지 큰 차이는 아니다.
바울은 바나바와 함께 사이프러스 섬 동쪽에 면한 살라미 항구에 도착하여 복음을 전파하였다. 이에 관련하여 사도행전 13장 5절에는 “살라미에 이르러 하나님의 말씀을 유대인의 여러 회당에서 전할쌔 요한을 수종자로 두었더라”고 기록되어 있다.
사이프러스 섬의 동해안에 있는 파마구스타(Famagusta) 항구에서 북쪽으로 약 6km에 위치하고 있는 살라미스(Salamis)는 고대 그리스인들이 만들어 놓은 항구도시로서 고대에는 페니키아, 아시리아, 이집트, 로마 등의 지배를 받았고, 중세에는 비잔티움 제국과 프랑스, 베네치아의 지배를 받기도 하였다.
성경에는 ‘살라미스’를 ‘살라미’라고 표기하였는바 같은 지명이다. 그리스 시대에는 살라미스가 섬의 수도였으나 로마 제국의 통치를 받을 때는 섬이 로마의 속주인 길리기아(오늘날 튀르키예의 동남부 지역)에 속하였으며 섬의 수도는 바보였다.
오늘날 살라미스에 남아있는 유적은 로마 제국과 비잔티움 제국 시대의 유적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로마인들은 이곳에 원형극장, 체육관, 공중목욕탕, 신전, 시장, 주거 지역 등을 만들어 놓았는데 이 건축물들의 일부가 아직도 남아있다.
바울이 복음을 전했던 유대인 회당들도 이곳 어딘가에 서 있었을 텐데, 필자로서는 그 위치를 알 수 없다.
권주혁 박사
세계 136개국 방문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권박사 지구촌 TV’ 유튜브 운영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
저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천사같이 말 못하고 바울같지 못하나>,
<메마른 땅을 종일 걸어가도>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