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본철 칼럼] 표적 기독교의 시대는 지나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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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본철 교수의 성령론 144

▲배본철 교수(성결대학교 역사신학/성령의 삶 코스 대표).
▲배본철 교수(성결대학교 역사신학/성령의 삶 코스 대표).

보통 학자들에 따라 정경성에 있어서 의심스러운 사본으로 분류되기도 하는 마가복음의 마지막 부분(막 16:9-20)은 초대교회 당시 복음 증거에 동반되고 있던 성령의 능력과 표적의 내용을 제대로 요약하여 기록한 것이라고 본다. 이 지면을 통해 필자가 새삼스럽게 본문의 정경성을 논하자고 하는 바가 아니다. 나는 마가가 지녔던 복음의 능력에 대한 확신을 살펴보자는 것이다. 사도행전 역사의 흐름을 경험한 마가는 마가복음에서, 물론 승천하시기 전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을 담았지만, 사도행전의 복음전파의 역사를 경험해 온 그의 확신을 분명하게 실어 놓았다.

16장 17절과 18절에 열거된 표적들에 대한 언급은 이미 초대교회 때 즉 사도행전을 보면 다 나타난다. 복음을 전할 때 나타나는 표적과 함께 초대교회는 무섭게 빠른 속도로 복음을 전파하고 있었다. 초대교회의 강력한 성령의 역사를 목격한 마가는 믿는 자들이 복음을 전할 때 나타나는 표적들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믿는 자들에게는 이런 표적이 따르리니 곧 저희가 내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내며 새 방언을 말하며 뱀을 집으며 무슨 독을 마실지라도 해를 받지 아니하며 병든 사람에게 손을 얹은즉 나으리라 하시더라”(막 16:17-18)

첫째 표적은 복음 전할 때 악령(귀신)의 세력을 제압한다는 것이다. 사도행전에 보면 초대교회 때는 복음을 전할 때 악령을 축출하는 사례가 대단히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행 5,8,16장). 그런데 이러한 사례는 곧 복음 전파를 통한 하나님의 나라가 확장되는 일에 직결된 것이라고 예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러나 내가 하나님의 성령을 힘입어 귀신을 쫒아내는 것이면 하나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임하였느니라”(마 12:28)

둘째 표적은 복음 전할 때 성령이 임하는 것을 보았다는 것이다. 마가복음이 기록된 것은(AD. 65-70) 사도행전보다 후의 일이었으며(AD. 62-65), 저자 마가는 초대교회에 나타난 사도행전 2장 이후의 여러 방언 사건들을 익히 알고 있었다(행 10,16장 참조). 그러므로 “새 방언을 말하며”라는 표현은 믿는 자들에게 성령이 임하고 또 방언을 말하게 된 사실들에 대한 평가적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 표적은 복음 전할 때 온갖 위험으로부터 보호를 받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바울과 실라는 감옥에서 기적적으로 해방된 경험을 하였다(행 16장). 바울은 멜리데 섬에서 독사에게 물렸으나 아무런 해를 받지 않았다(행 28장). 뿐만 아니라 이 모든 표적들로 인해 복음이 권세 있게 전파될 수 있었던 것은 당연하다.

넷째 표적은 복음 전할 때 병든 자들을 치유한다는 것이다. 복음서의 사건들과 사도행전의 기록들 속에는 병든 자들의 치유에 대한 내용을 도처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예수께서도 제자들을 복음 전파를 위해 파송하시면서 병 고침에 대한 약속을 분명히 하셨다.

“가면서 전파하여 말하되 천국이 가까이 왔다 하고 병든 자를 고치며 죽은 자를 살리며 나병환자를 깨끗하게 하며 귀신을 쫒아내되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라”(마 10:7-8)

하나님께서 복음 전하는 자들에게 이러한 표적을 주시는 이유는, 이런 일을 행하면서 자기 자랑에 빠지거나 또는 이런 초자연적 일을 통해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하게 한다거나 하는 목적이 아니다. 그 진정한 이유는 오직 세계 복음화의 완수를 위해서 이러한 표적을 나타내시기를 기뻐하신다는 것이다. 그것은 개개인의 능력이 아니라, 위로부터 오는 능력(power from on high)이며 성령의 권능을 받는 일이다.

성경의 모든 기적 사건들은 모두 실제 있었던 사실이다. 기도 받고 죽은 사람들이 살아난 것도 사실이고 귀신들이 추방된 것도 사실이다. 마귀도 자기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종종 우리의 눈을 속이거나 기적 현상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성령께서는 이러한 기적들을 통해 하나님의 현존하심을 드러내시기를 기뻐하신다.

더군다나 성령의 감동과 능력은 오늘날도 조금도 쇠하여지지 않고 역사하고 계신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성령의 인도하심 속에서 주님과 동행하며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성령께서 이러한 기적적인 인도하심을 주실 때가 많은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의 한국교회가 이 엄청난 성령의 능력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또 나누지도 못하니까, 온갖 종류의 거짓되고 헛된 것들이 이 능력을 대체하려는 것이다. 영혼을 구원하는 일은 인간의 수단과 힘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근본적으로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이다. 빌립 집사가 주님의 인도하심을 받는 데에 민감한 삶을 살아가고 있을 때, 주님께서는 그를 충분히 사용하셔서 가장 효과적인 전도의 열매를 거두실 수 있었다(행 8:26-40 참조). 그러므로 우리가 복음을 증거 할 때 반드시 필요한 것은 성령의 능력이다. 왜냐하면 성령은 복음 증거의 영이기 때문이다.

“하나님도 표적들과 기사들과 여러 가지 능력과 및 자기의 뜻을 따라 성령이 나누어 주신 것으로써 그들과 함께 증언하셨느니라”(히 2:4)

그리고 성령의 능력을 받아 지속적으로 그분의 인도하심에 순종하게 될 때, 성령께서는 우리를 복음 증거의 삶으로 부르신다. 그리고 사도행전의 경우들처럼, 우리는 성령의 나타남과 능력으로 복음을 증거 하게 된다. 최근에 성령의 능력으로 기적적으로 회심한 한 이슬람 남성의 예를 소개한다. 탄자니아의 한 섬에서 일어난 일이다.

 그는 집안 대대로 이슬람 신앙을 갖고 있는 사람인데, 워낙 재능이 많다보니 그곳에서 사역하시는 선교사님들의 일 하고도 가깝게 연결되어 있었다. 필자가 어느 날 모임에 참석하러 갈 때 내가 탄 차량을 그가 운전해 주었다. 나는 오고 가는 길에서 그와 자유롭게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던 중에, 내 속에서 그에게 복음을 전해야겠다는 뜨거운 감동이 솟아남을 느꼈다. 나는 내가 어떠한 죄인의 삶을 살았고 또 어떻게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 변화된 삶을 살고 있는지에 대한 나의 간증을 들려주었다. 그의 눈빛이 빛나며 복음 앞에 마음이 활짝 열린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주님을 영혼에 모실 수 있도록 지금 기도해 드릴까요?”

나는 운전하며 나와 대화하고 있는 그에게 정중하게 제시했다. 그러자 그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선뜻 기도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차를 길가에 세우고 기도해 줄까 하고 잠시 생각해 보았지만, 그냥 눈을 뜬 채로 운전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의 기도를 받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보았다. 또 일행과 함께 목적지까지 시간에 맞춰 가야 하는 상황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성령의 역사가 얼마나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 있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되었다.

그래서 그냥 눈 뜨고 운전하고 있으라고 하면서, 나의 손을 그의 어깨에 가볍게 올려놓았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영접시키는 기도를 드렸다. 기도한 후 그에게 마음에 어떤 변화를 인식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물어보았다. 그러자 환한 얼굴로 다음과 같은 놀라운 답변을 하는 것이었다.

“기도를 받고 있는 중에 어떤 큰 손이 하늘로부터 내려와 나의 머리를 감싸는 것을 느꼈어요. 지금 제 마음이 너무나 평안하고 좋습니다. 이제 예수님은 나의 친구가 되었습니다.”

그와의 교제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도 그로부터 온 이메일 내용 속에는 예수 그리스도가 자기의 가장 친한 친구라고 하는 고백을 늘 하고 있다. 그는 그 일 이후 교회에 찾아 나가고 있다.

성령의 능력은 얼마나 위대한가! 주님께서는 초자연적인 성령의 나타남과 능력을 오늘날의 전도와 선교의 현장, 그리고 교회 사역에 나타내기를 기뻐하신다. 문제는 우리가 과연 우리의 사역 속에서 그러한 성령의 능력을 기대하고 또 그분의 인도하심을 따르기를 힘쓰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령의 능력을 의지하고 온전히 성령께 이끌려 전도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할 것이다.

배본철 교수(성결대학교 역사신학/성령의 삶 코스 대표)
유튜브 채널 : 배본철 www.youtube.com/user/bonjour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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