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 정권의 탄압에 무릎 꿇지 않는 中 미등록 교회들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최근 경찰 급습과 체포 및 구금 잇달아

▲교회 건물 사용 금지 명령을 받기 이전의 베이징 시온교회 예배 모습. 현재 이 교회는 야외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교회 건물 사용 금지 명령을 받기 이전의 베이징 시온교회 예배 모습. 현재 이 교회는 야외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중국에서 지난 8월 11일부터 14일 사이 미등록 교회로 잘 알려진 베이징 시온교회(Zion Church), 쇼왕교회(Shouwang Church), 그리고 청두시 이른비언약교회(Early Rain Church)를 상대로 한 정부의 탄압이 있었으나, 이미 익숙해진 이들은 믿음으로 잘 견뎌낼 수 있었다.

순교자의소리(VOM Korea)에 따르면, 시온교회의 먼터우거우(Mentougou District) 지교회는 지난 8월 14일 주일예배를 드리던 중, 지역 문화관광국과 지역관리사무소 및 경찰 관계자 10명에게 압수수색을 당했다.

관계자들은 교회 컴퓨터 2대를 압수하고, 바로 그 전 주에 안수받은 양준(Yang Jun) 목사와 성도 8명 및 어린이 2명을 구금했다. 이들 중 일부는 먼터우거우 지역 문화관광국으로 끌려갔고, 나머지는 용딩(Yongding) 경찰서에 구금됐다.

순교자의소리는 또 “지난 8월 14일 주일, 이른비언약교회 성도들이 예배를 드리고 있을 때 제복과 사복을 입은 경찰 20~30명 가량이 급습했다”고 전했다. 50~60명의 이른비언약교회 성도들이 청두시 우허우구(Wuhou District)의 한 찻집에 모여 예배를 드리고 있을 때, 경찰이 들이닥쳐 문을 잠근 뒤 ‘이른비언약교회가 이미 폐쇄됐다’고 반복적으로 알리며, 그 모임에 참석했던 교인들에게 귀가하기 전에 인적사항을 기재할 것을 요구했다. ‘싱(Xin)’이라는 가명을 쓰는 싱홍웨이(Xing Hongwei)는 협조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경찰 폭행’ 혐의로 체포·기소됐다.

그 주 목요일인 8월 11일, 쇼왕교회(Shouwang Church) 유관후이(You Guanhui) 장로가 지방 당국에 의해 가택에 구금됐다. 그 교회의 또 다른 성도인 샤오주안(Xiaojuan)은 경찰서에 소환돼 조사받았고, 하오치(Hao Zhi)와 옌쏭(Yansong) 두 사람은 ‘하이뎬 지부 법집행 센터’(Haidian Branch Law Enforcement Center)에 임시 구금됐다. 세 사람은 당일 석방됐다.

▲지난 8월 14일, 이른비언약교회 성도들이 청두시 우허우구의 한 찻집에서 주일예배를 드릴 때 경찰이 급습했다.

▲지난 8월 14일, 이른비언약교회 성도들이 청두시 우허우구의 한 찻집에서 주일예배를 드릴 때 경찰이 급습했다.

한국순교자의소리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는 “위에 언급된 세 교회 모두 잦은 급습과 구금 사태에 익숙해져 있다”며 “이 교회들이 당국으로부터 계속 극심한 공격을 받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든 공격을 신실하게 견뎌내고 굳건히 서서 그리스도의 증인된 삶을 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 세 교회의 성도들은 모두 박해자들을 위해 매일 기도하고 있고, 주님께서 날마다 자신들을 지켜 주실 것을 믿고 있다. 이 성도들은 포기하지 않는다. 정부에 너무 많은 관심을 쏟지도 않는다. 이 성도들은 공산당의 명령이 아니라 주님의 명령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이러한 핍박은 이 세 교회를 비롯한 중국의 미등록교회들이 현재 마주한 삶의 또 다른 부분일 뿐”이라고 했다. 그녀는 “예를 들어 쇼왕교회는 8월 11일에 구금된 성도들 소식을 교회의 정규 온라인 게시판에 올렸다. 그 소식 바로 옆에는 새로운 봉사활동 자원자 모집 공고, 주간 재정 보고, 그 다음 주 집회 일정이 나란히 게시되어 있었다. 이는 이 교회 성도들이 핍박을 삶의 또 다른 일부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쇼왕교회가 교회 건물 사용을 거부당한 이후 11년째 외부에서 모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이 교회가 최근 592번째 야외 예배를 드렸다고 했다. 그녀는 “사도행전에 기록된 기독교인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중국의 기독교인들은 핍박에 굴하지 않고 복음을 전했다. 중국의 성도들은 오히려 핍박이 없었다면 다가가지 않았을 사람들과 장소들, 이를테면 공원과 찻집, 경찰서와 감방에 가서도 복음을 전했고 지금도 전하고 있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중국 당국이 나흘간 세 교회를 급습한 이번 사건을 “새로운 규제의 파도가 몰아칠 것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판단하기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그녀는 “가장 중요한 소식은 이 세 교회가 중국 정부의 압수수색을 다시 받았다는 점이 아니라, 이들이 모든 역경을 이겨내도록 예수 그리스도께서 계속 붙들어 주셨다는 사실이다. 저는 이 세 교회가 이 의견에 동의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순교자의소리는 이 세 교회와 중국의 모든 미등록교회들을 위해 특별히 시간을 할애해 중보기도해 줄 것을 한국교회와 기독교인들에게 요청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주님께서 그 성도들이 이 핍박의 때를 잘 이겨내도록 붙잡아주실 뿐 아니라, 심문을 당하기 위해 구금돼 경찰과 당국자들에게 복음을 전할 때마다 강력한 능력을 허락하시기를 기도해 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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