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권단체들, 나이지리아 ‘종교자유 특별우려국’ 재지정 촉구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해당 국가 심각성과 정부 의지 인식에 중요”

▲지난 5월 나이지리아 북서부의 잠파라주에서 오토바이를 탄 무장 강도 수십 명이 마을을 습격해 최소 48명을 사살한 뒤 일대를 초토화시켰다. ⓒ인도 뉴스채널 위온(WION) 보도 화면 캡쳐

▲지난 5월 나이지리아 북서부의 잠파라주에서 오토바이를 탄 무장 강도 수십 명이 마을을 습격해 최소 48명을 사살한 뒤 일대를 초토화시켰다. ⓒ인도 뉴스채널 위온(WION) 보도 화면 캡쳐

교파를 초월한 종교 자유 수호단체들이 미 국무부에 나이지리아를 ‘종교 자유 특별 우려 국가’로 재지정하고 기독교 박해를 평가할 특사를 임명할 것을 촉구했다.

미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최근 33개 단체와 35명의 개인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바이든 행정부에 이 같이 촉구했다.

이들은 서한을 통해 “상황을 조사하고 현지 대표자들과 협의해 권고할 특사를 임명해 달라”고 했다.

이 서한은 일부 인권운동가들이 수 년간 나이지리아 중부의 농촌 기독교 지역사회가 무슬림인 풀라니 목동들에게 공격을 받는다고 경고하는 가운데 나왔다.

또 나이지리아 북부에서는 보코하람 및 이슬람국가(IS)와 같은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의 존재로 수백만 명이 난민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최근 몇 년 동안 수천 명의 사망자가 나온 폭력 사태에 대해, 수십 년에 걸친 농부와 목동 간 충돌의 일부라고 주장하며 종교적 박해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했다.

서한은 그러나 “종교자유 특별우려국가 지정과 특사 임명은 해당 국가에서 발생하고 있는 종교 자유 침해의 심각성과 문제를 통제하려는 정부의 의지와 기여를 인식하는 데 중요하다”고 명시돼 있다.

이 서한은 종교 자유 수호단체인 국제 자유수호연맹(ADF International)이 작성했으며, 가족연구위원회(Family Research Council), 국제기독연대(ICC), 미국인본주의협회(American Humanist Association), 남침례회 윤리와종교자유위원회(SBC Ethics & Religious Liberty Commission), 허드슨연구소(Hudson Institute), 성공회박해교회네트워크(Anglican Persecuted Church Network) 등이 서명에 동참했다.

샘 브라운백(Sam Brownback) 전 미국 국제종교자유대사와,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 창설로 이어진 1998년 국제종교자유법(International Religious Freedom Act of 1998) 제정을 주도한 프랭크 울프 전 하원의원도 동참했다.

블링컨 장관에게 보낸 서한은 바이든 행정부가 특별우려국가 목록에서 나이지리아를 삭제한 지 거의 1년 만에 나온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2020년 이 목록에 나이지리아를 추가했었다.

CP는 “전 세계 종교자유 관련 문제에 대해 미국 정부에 자문을 제공하는 초당파 기관인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는 나이지리아를 특별우려국가 목록에서 제외하는 것을 비판한 여러 단체 중 하나였다”고 밝혔다.

션 넬슨 ADF 국제선임고문은 CP와의 인터뷰에서 나이지리아 종교 자유 상황에 대한 우려를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박해감시단체인 오픈도어의 통계를 인용해 “2021년 나이지리아에서 4,650명의 기독교인이 신앙 때문에 살해됐으며, 이는 다른 모든 국가의 수치를 합친 것보다 많다”고 밝혔다.

넬슨 고문은 “성직자들이 거의 매일·매주 정기적으로 납치되고, 무장세력과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게 살해당하고 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이 문제에 진정으로 맞서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여 왔다”고 말했다.

그는 “북부 전역에 널리 퍼져 있는 신성모독법으로 인해 수십 년 동안 감옥에 갇히거나 심지어 사형이 선고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국제 ADF는 신성모독 혐의로 기소된 나이지리아 기독교인을 포함해 박해 피해자들에게 법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넬슨 고문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종교자유 침해가 발생하는 모든 국가에서 피해자가 법적 대리인을 보유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변호사와 옹호자들과 동맹을 구축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공화당 브라운백 전 대사 외에 민주당원인 카트리나 란토스 스웨트 전 국제종교자유위원회 위원장도 “미국이 나이지리아에 보다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넬슨 고문은 “서로 다른 정당이지만, 이는 종교 자유에 대한 심각한 침해가 일어나고 있는 국가의 매우 중요하고 명백한 문제이기 때문에 함께했다”고 말했다.

넬슨 고문은 영국 의회 의원들의 서명을 언급하면서 서한에 반영된 ‘국제적 지원’을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민주주의·인권·노동 차관보를 지낸 로버트 데스트로도 이 서한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가 나이지리아를 특별우려국가 목록에서 제외한 이유에 대한 질문에 넬슨 고문은 “국무부의 많은 사람들이 살해 사건 뒤에 종교적 동기가 있다고 믿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넬슨 고문은 “그곳의 기독교 공동체를 공격하기 위해 매우 분명하게 고안됐다”며 “이는 (기독교인들이) 이 나라에서 환영받지 못한다는 말을 하기 위해 아주 분명하게 고안됐다. 미 국무부는 기독교인들이 매우 분명하게 표적이 되고 있다는 현실을 직시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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