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이 보는 성혁명사 70] 50년대 프로이트-막시즘과 성혁명(1)

기자  7twins@naver.com   |  

▲민성길 한국성과학연구협회 회장(연세의대 명예교수).

▲민성길 한국성과학연구협회 회장(연세의대 명예교수).

이 칼럼의 전체 주제는 “20세기 성혁명”이다. 성혁명의 핵심은 프리섹스이다. 성혁명은 지금까지 억압되어온 성을 해방하라는 것이다. 성혁명은 18세기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영향에 따라 자유연애가 주장되면서 시작되었는데, 그래서 지금 우리도 중매결혼보다 연애결혼이 맞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청소년의 “이성교제”도 허용하고 있고, 결혼전 연애와 데이트도 통상적인 것이 되었다. 이 모두 20세기 성혁명의 산물이다. 그러는 동안 젊은이들은 끊임없이 부모세대와 갈등하였다. 그리고 결국 지금은 이혼, 미혼, 비혼의 시대가 되었고, LGBT의 시대가 시작되었고, 인구감소가 나타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이런 흐름에 대해 어쩔 수 없다고 보는 것이 진정한 크리스천의 태도인지 숙고해 보아야 한다.

이러한 혁명적 변화의 배경이 되는 철학사상이 없을 수 없다. 멀리 그리스 고대사상에도 프리섹스 내지 성해방적 요소들이 있었으나, 증세 서구 사회에서는 이교(paganism, occultism)의 그늘에 숨어 꽃을 피우고 있었다. 근대에 가장 근접한 성혁명 사상은 낭만주의였다. 현대 성혁명에 기여한 주요 사상으로 프로이트-막시즘이 있는데, 그 주요 사상가에는 빌헬름 라이히와 마르쿠제가 있다.

빌헬름 라이히(Wilhelm Reich)에 대해서는 이전 칼럼에서 소개한 바 있다. 그의 프로이트-막시스트 성혁명론은 너무나 극단적이어서 1930년대에 정신분석학회는 물론 독일 공산당에서도 축출되었었다.

마르쿠제(Herbert Marcuse 1898-1979)는 독일의 막시스트 사상가로 나치스를 피해 미국에 와서 1950년대 미국에서 활동하면서 대학가에 당시 자본주의 사회를 비판하고 막시스트사상을 전파하였다.

그는 1930년대에 독일 프랑크푸르트연구소에서 연구할 때 정신분석가 에리히 프롬(Erich Fromm)으로부터 프로이트 정신분석과 빌헬름 라이히의 프로이트-막시즘에 대해 소개받았다. (프롬은 30년대 말 프랑크푸르트 학파를 떠났다) 당시 프랑크푸르트 연구소 학자들은 막시즘에 막스 웨버의 사상과 프로이트 정신분석 이론을 접목하여 소위 비판이론(critical theory)을 발전시키고 있었다. 대표적 학자중 한 사람인 아도르노(Theodor W. Adorno)는 권위주의적 아버지가 어떻게 자식들을 망치는가를 분석함으로 당시 “권위적 자본주의” 사회가 어떻게 사람들을 억압하는지를 비판하였다. 이처럼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학자들은 자본주의 문제 말고도, 제국과 식민지간의 억압문제, 남녀간의 억압문제, 기독교와 성적 억압의 문제 등등을 “비판”하고 있었다. 마르쿠제도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무기인 비판이론으로 끊임없이 미국 자본주의 사회와 성의 억압문제를 비판하면서 유명해졌다.

그는, 프로이트의 말년의 저서 『문명과 그 불만』(1930)이라는 책을 통해 인간문명이 발달할수록 성욕이나 공격성 같은 본능을 억제하였기에 사람들은 어쩔수 없이 불만이 쌓여 왔다고 분석하였다. 이에 대응하여, 마르쿠제는 1955년에 『에로스와 문명』이라는 책을 썼다. 마르쿠제는 에로스, 즉 성적 본능을 억제하지 말고 해방함으로 문명이 더욱 발전하게 된다는 이론을 모색하였다.

과거 노동자 혁명은 러시아 공산혁명에서 실현되었으나, 결국 스탈린으로 인해 실패하여, 이제 거의 의미 없는 것이 되었다. 이에 실망한 서구 막시스트들은 한때 마오이즘의 문화혁명에 열광하기도 하고, 이를 새로운 막시즘을 라깡의 정신분석과 결합하려고도 하였다. 그런데 마르쿠제는 “비판이론”으로 현대사회의 자본주의가 교묘하게 진정한 성적 쾌락을 억압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되어, 이제 이를 자유롭게 해방하자고 주장하였다. 마르쿠제는 50년대 이미 풍요해진 사회에서는 과거에는 필요했던 노동자 해방은 더 이상 문제가 아니게 되었다고 하며, 이제 해방하여야 진정한 대상은 성(섹스)라고 하였다.

마르쿠제가 말하는 성의 해방은 성인 남녀의 프리섹스의 범위를 넘어선다. 프로이트가 말했던 유아성욕(infantile sexuality)을 포함하는 것이다. 프로이트는 구강기-항문기-남근기의 순수한 에로스(리비도)를 성인이 되면서 억압하게 된다고 하였는데, 마르쿠제는 이제 그러지 말고, 그 소아기 쾌락을 해방하자고 주장하는 것이었다. 독자들께서는 그 결과가 어떠할지. 요즈음 벌어지고 있는 성문화를 보면 이해할 것이다. 즉 과거에는 성도착이라고 부르던 많은 병적인 성행동들이 성혁명적 과정을 거쳐 꾸준히“정상화”의 길을 가고 있다. 마르쿠제는 이를 다양한 형태의 도착(polymorphous perversity)라 하였다. 예를 들어 마르쿠제는 일찍이 가학피학증(sado-masochism, SM)을 정상으로 보자고 제안하였다.

마루쿠제는 소아기적 성을 해방하면 다시 문명이 발달하고 막시즘의 유토피아가 도래된다고 설교하였다. 당시 서구사회는 이미 킨제이보고서, 피임약, 포르노출판물, 항생제 등으로 성혁명에 준비되어 있었다. 60년대 서구의 젊은이들은 마르쿠제의 선동에 열광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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