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회 목사, 청년목회 세미나서 자율성과 주인의식 강조
청년의 태도 바꿀 수 있는 장 열어줘야
청년들, 직접 헌금·관리하게 하니 성장
작은 생각으론 무서운 잠재력 못 펼쳐
예능청년교회가 ‘청년교회, 홀로서다’라는 주제의 청년목회 세미나를 27일 오후 종로구에 위치한 예능교회(담임 조건회 목사) 본당에서 개최했다.
‘청년교회 홀로서기(자립)의 핵심적 이유와 근거’로 첫 강의를 전한 조건회 목사(예능교회 담임)는 “지금 우리 예능교회가 일반 교회지만, 하용조 목사님이 전도자 시절에 세운 연예인교회였다. 옛날엔 연예계에서 대선배들에게 잘 보여야 밥줄이 형성되니 순수하게 교회 나오려 하기보다 다른 목적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판도가 달라졌다. 지금 시대 유명 연예인은 나이가 1, 20대”라며 청년세대의 중요성을 어필했다.
그는 청년교회를 자립한 이유에 대해 고린도전서 13장 11절과 마태복음 25장 14~30절을 언급하며 “10년 전쯤 미래 세대, 다음 세대 주역을 너무 어린아이 취급한다는 생각을 했다. 부모는 자녀의 나이가 적건 많건 때가 되면 가정을 이루고 삶을 영위해 가는 독립된 가정의 모습을 보게 되면 흐뭇하다. 이처럼 청년들이 자율성과 열정, 주인의식을 갖고 비전을 펼치는 장성한 사람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또 조 목사는 “청년 때에 소망교회 1, 2대 청년부 회장을 했는데, 회원 때와 임원 때의 생각이, 또 임원과 회장의 생각이 달랐다. 직분을 맡을수록 주인의식이 많이 생기게 됐다. 책임감도 생기게 됐다.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는 사람과 직원의 개념으로 일하는 삶의 태도가 엄청 다르다”며 “주인의식이 없으면 객, 손님, 구경꾼이 된다. 의사결정 과정에 상대방을 참여시켜 줘야 한다. 태도가 운영을 바꾼다. 청년의 태도가 달라질 수 있는 장을 열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청년부가 독립할 때 교회에서 4천만 원 예산을 주면서 청년들이 직접 헌금하게 하고, 또 관리하게 했다. 이듬해 7천만 원이 모이더니, 그 다음에 1억, 1억 5천, 그리고 2억이 됐다. 청년 지도목사 1명 월급 주는 것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3명 월급을 주고도 남게 됐다. 또 우리 청년들은 청년운영위원회가 당회처럼 한 달에 한 번 모인다. 중요 결정을 여기서 다 한다. 장년교회 당회 지침을 받는 것 하나 없다”며 “중요한 의사결정에 청년이 참여하니 주인의식을 갖고 헌신하려는 마음이 주어진다”고 했다.
조 목사는 돈이 없는 가운데에서도 돈을 벌어 군부대 위문공연이나 단기선교를 갔던 자신의 청년부 시절 이야기를 전하며 “주인의식을 가지면 무서운 창의력이 생긴다. 청년세대에는 무서운 잠재력이 있다. 교육의 한 부서 안에서 작은 생각을 갖고 예산을 쪼개 쓰는 사고방식으로는 청년들의 무서운 잠재력을 펼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몫이다. 다음 장년 세대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 청년교회 교역자·부교역자를 ‘거치는 곳’, ‘찬밥’이라 하는 생각이 있는데, 우리 교회는 오면 쭉 간다. 지도자가 자꾸 바뀌면 청년들도 갈피를 못 잡는다. 우리는 장년 양육체계와 청년 양육체계를 공유하고, 같이 시리즈 설교를 기획한다. 청년교회 목회자는 다음 세대의 왕이다. 어딜 가든 담임목사를 감당할 하나님의 일꾼이 될 것”이라고 했다.
조 목사는 “아이 취급하고, 문화를 수용하지 못하고, 신앙과 양육체계 및 가치관과 비전 공유가 안 되고, 지도자가 변하고 부재하고…….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는 말할 수 없이 많다. 청년부를 애물단지 취급하니 청년부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라며 “청년은 미래의 장년 세대이자 교회의 미래다. 청년을 교회의 다음 세대, 미래 주역으로 만들어가기 위해 담임목사의 끝없는 지속적 지지가 필요하다. 또 부교역자와 끝없는 호흡의 관계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셉처럼 흉년 대비를… 핵심은 청년
결혼 않고 ‘청년’에 머무는 이들 늘어
청년 떠돌지 않게 할 ‘구조’ 만들어야
이어 ‘청년목회, 한국교회의 해답을 쥐고 있다’라는 주제로 강의한 심성수 목사(예능청년교회 담당)는 “하나님의 역사를 믿고 부르심에 순종해 이 길에 선 제가 경제를 이야기하는 것이 편하지 않다. 그러나 경제 이야기를 논하지 않고 사역을 하긴 어렵다. 알고 결단해야 덜 어렵다. 재정적으로 어려워지는 것이 뻔하다. 코로나는 이를 가속화시켰다. 현실을 알고 앞으로 행할 일을 준비해야 한다”며 “요셉은 흉년이 올 것을 대비했다. 지금 무엇을 할지 정확히 인지해야 한다. 그 핵심 키워드가 청년”이라고 했다.
심 목사는 “현재 교회에서 65세 이상이 5명 중 1명인데, 20년 뒤면 10명 중 4명이 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고 슬프고 아프지만, 통계적으로 20년간 청년은 늘어난다”며 “그 이유는 청년의 스펙트럼이 늘어나고 청년의 기간이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10년 전에는 직장에 가고 5년 뒤 가정이 돼 장년부로 갔는데, 요즘은 10년 정도를 청년의 신분에 머문다. 초혼 연령이 남자는 33.35세, 여자는 30.08세다. 이전에 ‘노처녀·노총각’이라 하던 세대가 ‘청년’이 되는 것이다. 1인 가구 증가의 이유도 결혼하지 않는 젊은 세대가 늘기 때문이다. 결국 청년 사역 대상이 넓어지고 있다. 청년의 연령대가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청년 교역자는 젊어지고 있다. 경력도 짧다. 3년 이하가 65%다. 그런데 정작 청년은 신앙생활 오래 했고 옛날이면 집사 직분할 사람들”이라고 했다.
심 목사는 “교회학교 어린이들은 부모가 교회에 오면 교회학교에 온다. 어른은 싸워도 어지간해서는 교회에 온다. 청년은 그러나 말 없이 떠난다. 이동이 빠르고 쉽다. 다시 말해 가장 빠른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사역이 청년 사역”이라며 “떠도는 소중한 청년들이 준비되고 시스템이 갖춰진 곳으로 이동할 것이다.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많은 교회가 청년부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있는데 안 되는 이유는 지속하지 못하도록 하는 구조적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리더가 의지를 갖고 교회가 힘들어도 계속 밀고 가야 한다. 저희는 8년 전 구조를 만들었다. 마음이 아프지만, 교회가 어려우면 손쉽게 정리하는 부서가 청년부서다. 농부가 죽을 거 같아도 씨종자는 먹지 않는다. 한국교회가 청년을 이처럼 소중히 여겨야 한다”며 “청년은 흉년을 대비하기 위해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이다. 청년을 선택해본 적 없는 사람, 청년을 설득해본 적 없는 사람이 앞으로 목회를 할 수 있을까? 저는 청년을 정말 귀하고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며 예능청년교회의 독립 노하우를 전수했다.
이날 이 밖에 예능청년교회 예배디렉터이자 워십메이커스의 워십리더인 이명신 전도사가 ‘청년들은 예배에 갈급하다’를 주제로, 청년 사역의 핵심이 ‘예배’임을 강조했다. 이 전도사는 그러면서 찬양과 말씀이 균형 잡힌 예배, 흐름과 퀄리티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예배에 대해 전했다. 또 기획 예배, 매 주의 예배 큐시트 만들기, 리허설, 찬양팀 훈련 노하우, 팀 사역과 미디어, 홈페이지와 유튜브, SNS 관리, 이미지와 디자인까지 다양한 노하우에 대해 전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