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당 대부분인 남사이프러스 해안가의 이슬람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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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55] 제1차 전도여행(9) 구브로

유대인들 살해 위협 피해 유대 탈출한 나사로
구브로 정착, 바울과 바나바 의해 주교 임명돼
30년 이상 목회 전설, 나사로 기념교회 세워져
부활절 8일 전 ‘나사로 토요일’, 시민들 행진도

▲나사로 기념교회 앞모습.

▲나사로 기념교회 앞모습.

사이프러스(구브로) 섬의 라르나카 해안에 있는 도로를 따라서 걷다가 오스만 제국 시대의 성을 지나 왼편으로 가면 라르나카 시내가 막 바로 나타난다. 잠시 걸어가면 멀리 오래된 교회가 보인다.

멀리서 볼 때는 그다지 커 보이지 않던 이 교회가 가까이 가서 보면 큰 건물임을 알게 된다. 특히 뒷면과 옆면을 돌아보면 상당히 큰 건물임에 놀라게 된다.

전설에 의하면 나사로는 예루살렘에서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자, 그를 죽이려는 유대인들을 피해 유대 땅을 탈출하여 이곳에 와서 복음을 전파하였다고 한다.

사이프러스 섬을 방문한 바울과 바나바로부터 키티온(라르나카) 지역 주교로 임명된 나사로는 세상을 떠날 때까지 30년 이상 이곳에서 목회활동을 하였다고 한다.

▲나사로 기념교회 뒷모습.

▲나사로 기념교회 뒷모습.

나사로 기념교회는 비잔티움 제국 레오(Leo) 황제의 지시로 그의 유해가 묻혔다고 여겨지는 곳에, 서기 9세기 말에서 10세기 초에 걸쳐 두께 1m의 석회암 블록도 사용하여 비잔티움 식으로 건축되었고, 그 후 고딕, 바로크, 로코코 양식으로 수리되고 증축되었다.

비잔티움 제국을 멸망시킨 오스만 제국은 16세기에 이 교회를 이슬람 사원으로 사용하기도 하였다. 무거운 지붕을 지탱하기 위해 굵은 기둥들이 2열로 설치되어 있는 교회 내부에는 예배에 필요한 많은 의자들이 놓여있고, 그 옆에는 요란한 조각이 붙은 은색 금속 상자에 나사로의 것이라고 여겨지는 유해 일부가 들어 있다.

예배당 안에는 나사로에 관한 그림과 장식품을 파는 상점이 있다. 나사로 관련 ‘예술품 상점(Art Store)’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는데, 간판에는 예수님이 죽은 지 나흘 되는 나사로를 무덤에서 살리는 모습(요한복음 11장 17-44절 내용)과 이 광경을 바라보는 나사로의 누이들인 마르다와 마리아 그리고 많은 유대인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남부) 사이프러스 공화국은 그리스와 종교, 문화가 동일하므로 수도인 니코시아, 림마솔, 바보 등 대도시를 비롯하여 전국에 그리스 정교회식 예배당이 있다.

그러나 특이하게도 해안가에 있는 중세 오스만 제국 시대에 건축한 성 바로 옆에 제법 큰 이슬람 사원이 들어서 있음을 보고, 아마도 사이프러스 공화국 안에도 소수이지만 이슬람교도인 튀르키예(터키)계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는 짐작이 간다.

▲라르나카 항구의 요트 계류장.

▲라르나카 항구의 요트 계류장.

나사로 기념교회는 동방정교회로서, 엄밀히 말하자면 동방정교회에 속한 사이프러스 정교회 소속이다. 라르나카 시는 부활절 8일 전 토요일을 ‘나사로 토요일’로 정해, 이날은 나사로의 아이콘을 든 시민들이 행렬을 만들어 시내를 걷는다.

큰 화물선들이 화물을 싣고 내리는 라르나카 항구 부두의 다른 한쪽에는 요트 클럽도 있고 많은 요트가 계류되어 있는 것을 보며, 이곳 사람들의 경제 수준이 높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섬의 다른 도시로 출발하고 도착하는 시외버스 터미널 건물은 별도로 없이 시내 중심을 지나는 해안도로 한곳에 버스 정류장처럼 되어 있고, 그곳에는 버스 시간표가 적혀진 작은 안내 간판이 서 있을 뿐이다.

사도행전 13장 4-6절까지 내용을 보면 바울은 사이프러스 섬 동부 지역에 있는 살라미 항구에 도착한 뒤 유대인의 여러 회당에서 전도를 하면서 섬 가운데를 통과하여 서쪽에 있는 바보까지 간 것을 알 수 있다.

이 기록을 볼 때 바울이 라르나카를 들렸을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라르나카가 사이프러스에서 가장 오래 된 도시 가운데 하나이고 지리적 위치 때문에 고대로부터 페니키아, 페르시아, 그리스(아테네), 비잔티움 제국, 오스만 제국, 그리고 현대에는 영국의 통치를 받았다는 역사적 사실을 고려해볼 수 있다.

▲나사로 유해 일부가 들었다는 금속 상자.

▲나사로 유해 일부가 들었다는 금속 상자.

뿐만 아니라 사이프러스 섬에서 전도여행하던 바울과 바나바가 라르나카에서 목회하고 있던 나사로를 지역 주교로 임명하였다는 전설을 생각하면, 바울과 바나바가 라르나카를 방문하였을 가능성(물론 확률은 낮지만)도 있어 보인다.

권주혁 박사
세계 136개국 방문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권박사 지구촌 TV’ 유튜브 운영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
저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천사같이 말 못하고 바울같지 못하나>,
<메마른 땅을 종일 걸어가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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