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선동죄로 기소된 젠 추기경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다.
90세의 젠 추기경은 민주화운동가들에게 법적·재정적 지원을 해 온 ‘6.12 인도주의 구호 기금’에 연루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재판은 지난주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판사가 코로나19에 감염되며 잠정 연기됐다.
젠 추기경과 함께 재판을 받는 이들은 가수 데니스 호(Denise Ho), 마가렛 응(Margaret Ng) 전 의원, 시드 호(Cyd Ho), 휘포긍(Hui Po-keung) 교수, 체칭위(Sze Ching-wee) 전 6.12 인도주의 구호 기금 비서다.
지난 5월 전 젠 홍콩 주교가 체포된 사건은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에 대해 중국을 비판하지 않았다. 젠 추기경이 체포된 당일 바티칸은 “극도의 주의를 기울여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만 밝혔다.
교황은 최근 “젠 추기경에 대한 재판이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중국과 대화할 것”이라며 “중국을 이해하는 데는 한 세기가 걸리지만, 우리는 한 세기를 사는 것이 아니”라고 답했다.
그는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대화의 길을 선택했고,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 중국식 사고방식을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존중받아야 하고, 저는 항상 이것을 존중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중국을 이해하는 것은 거대한 일이다. 그러나 인내심을 잃을 필요는 없다. 우리는 대화를 해야 한다”고 했다.
젠 추기경은 2020년 국가보안법이 도입된 이후 체포되고 재판을 받은 많은 민주화운동가들의 대열에 합류했다.
이 가운데는 법이 발효된 지 몇 달 만에 투옥된, 기독교 활동가 조슈아 웡도 포함돼 있다. 국가보안법이 도입된 직후 젠 추기경은 “재판과 투옥에 직면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