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이 보는 성혁명사 71] 68 좌파 학생혁명과 성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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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성길 한국성과학연구협회 회장(연세의대 명예교수).

▲민성길 한국성과학연구협회 회장(연세의대 명예교수).

2차대전 후 서구사회는 정부의 실정, 경제적 곤란, 냉전과 핵위협과 월남전 등등으로 인한 긴장 상태에 있었다. 불만에 찬 학생들은 대학교육을 개혁하라는 발언으로 시위를 시작하였는데, 유럽에서는 노동자들과, 미국에서는 흑인 인권운동과 합세하여, 거대한 반권위주의 반자본주의 시위로 발전하게 되었다 인권과 자유의 시위와 성해방의 물결이 서구를 뒤덮었다.

마르쿠제는 다른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철학자들과 더불어, 68학생 봉기와 뉴레프트에 철학적 영감을 불어넣어 준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사상을 1968년 5월 파리와 베를린을 방문하여 대학에서 강연하고 미국으로 돌아와 산디에고 대학에서 강연함으로 ”저항하는 학생들의 우상“이 되었다. 마르쿠제는 현대 자본주의의 억압으로부터의 해방과 성해방을 주장함으로 당대 대학생들의 문화혁명에 멘토가 되었다.

프랑스의 68학생운동은 드 골 정부의 실정과 사회의 모순에 대한 저항운동으로, 당시 총파업을 벌린 노동자들과 연대하였다. 그들은 기독교, 애국주의, 권위에 대한 복종 같은 보수적인 가치들을 거부하고, 대신 평등, 성해방, 인권, 공동체주의, 생태주의 등의 진보적인 가치들을 주장하였다. 학생들의 시위는 격렬하였다. 당시 유명한 구호는 “모든 금지하는 것을 금지하라” 였다. 성해방 운동도 있었는데, 학생들은 밤에 기숙사에서 빌헬름 라이히의 ⌜성혁명⌟을 읽었고, 모임에서 라이히를 연호하였다.

독일(당시 서독)의 경우, 68운동의 구호는 나치청산, 권위주의의 타파, 억압적 교육제도 개혁, 가부장적 기성질서 타파, 소비사회 거부 등이었다. 당시 독일인들은 나치스가 유태인들과 공산주의자들을 대거 처형했던 것에 대한 죄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 논리적 결론은, 만일 독일인들을 재교육한다면, 권위주의의 온상인 가족은 파괴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가족파괴의 논리를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사상가들과 마르쿠제가 제공하였다. 결국 학생운동은 정부의 억제로 지하세력화 되었고, 최후까지 남은 학생들은 독일 적군파 (Baader-Meinhof-Gruppe)가 되어 폭력과 테러를 자행하였다. 당시 서독인들은 부유하고 자유로운 독일의 중산층의 자식들이 어떻게 맑시스트 이데올로기에 매력을 느꼈는지, 그러면서도 왜 동독으로는 넘어가지 않았는지, 의아스럽게 생각하였다. 당시 학생운동은 동독 공산정권에 의해 비밀리에 지원되었다는 말이 있다.

미국의 경우, 백인 학생 운동은 흑인 민권 운동과 연대하였다. 1955년의 몽고메리 버스 보이콧 운동으로 시작된 흑인들의 민권 운동의 이유에 대해 60년대 젊은이들은 분노하였다. 그들은 직접 행동에 나섰고, 공동체 경험에 심취하였다. 학생들의 신좌파는 자유와 평등이라는 미국적 가치를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구좌파와 달리, 개인의 가치와 집단적 가치의 결합, 참여 민주주의, 직접 행동, 수단과 목적의 통일, 사랑의 공동체 등을 추구하였다. 여기에 더해 버클리대학의 자유 언론 운동이 있었다. 그들의 투쟁방식 중 특이한 것은 연좌 농성(sit-in movement)이었다.

이 혁명은 유럽뿐만 아니라 연쇄적으로 일본 동경대학에서의 학생봉기를 일으켰다. 이를 계기로 일본에서도 적군파(赤軍派. red army는 구소련 군대를 의미한다)가 등장하였다. (당시 동경대학 사태의 중심인물은 의대 정신과의 젊은 강사였다)

학생혁명의 현장 장면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대학 로비와 강의실들은 혁명을 설교하기 위해 점령당했다. 대학의 식당은 새로운 삐라(전단지)들로 온통 뒤덮였다. 대학 재정으로 지원되는 학생위원회들은 거의 모두 좌파들이었다. 학생 시위대는 대학가에서 경찰들과 격렬하게 충돌하였다. 거리는 최루탄 연기가 가득하고 도로는 피로 물들었다. 당시 학생들의 머리는 맑스, 엥겔스, 프로이트, 라이히, 보봐르,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이론들, 체 게바라, 그리고 마오즈동(모택동)으로 가득 차 있었다. (언제인가 모택동의 기이한 섹슈얼리티와 공산주의 중국의 성문화와 문화혁명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대학 캠퍼스는 학생들의 폭력적 시위의 해방구가 되었고, 기숙사와 광활한 들판과 해변은 프리섹스의 해방구가 되었다.

1960년대 학생들을 움직인 이데올로기는 여기 지금(here and now) 사는 것, 그리고 프로이트가 말한 쾌락원리(pleasure principle)를 따르는 것이었다. 이런 것들이 혁명적 행동이며, 도덕적인 것으로 찬양되었다. 이 구원의 길을 따르지 않는 사람들은 누구든 ”반동(reactionary)”, “revanchist”(복수자), “반혁명분자”(counterrevolutionary), “똥 같은, 염병할 자유주의자”(shit liberal), 또는 “파시스트“로 이름 붙여졌다.

한편 “권위주의적” 구세대들은 학생혁명에 당황해하고 개탄하고 되돌리려고 하였지만, 역부족이었다. 학생혁명을 계기로 전세계적으로 거대한 진보적 변화가 시작되었다. 68 좌파학생혁명은 여러 측면에서 세상을 바꾼 사태이다. 당시 혁명정신에 취했던 시위학생들이 이후 나이 들어 지도급의 지위를 점령하였기 때문이다. 성혁명(문화혁명)도 1960년대 학생운동에 합류함으로 강력한 급류가 되었다.

지내놓고 보니, 혁명가들이 한창 기독교를 공격할 때 크리스천들과 교회는 무기력했다. 젊은이들을 내버려 두었던 것이다. 그 결과는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바와 같다. 요즘 한국의 학생인권조례는 좌파들이 68학생운동의 이데올로기를 한국에서 실현하고자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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