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인권 “조사 방해받아… 실제 피해 더 클 것”
이란에서 히잡 미착용 여성 의문사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로 최소 185명이 숨졌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이란인권(IHR)은 대규모 시위로 어린이 19명을 포함해 185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했다고 9일(현지시각) 밝혔다.
사망자는 이란 31개 주 가운데 17개 주에서 발생했다. 가장 많은 사망자가 나온 곳은 남동부 시스탄-발루치스탄, 북부 마진다란과 길란, 북서부 서아제르바이잔 등으로, 사망자의 과반이 여기서 보고됐다.
특히 시스탄-발루치스탄주 자헤단시 경찰국장의 15세 소녀 성폭행 사건으로 발생한 9월 30일 시위에서 90명이 사망했다. 이란인권은 이날이 금요일이었던 점을 들어 “자헤단의 피의 금요일”이라고 칭했다.
그러나 실제 사망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란인권은 “보고된 사망자 수를 확인하려는 노력이 보안 문제와 인터넷 차단으로 방해받고 있다”며 “많은 사건들을 여전히 조사 중이며, 실제 사망자 수는 더 많을 것”이라고 했다.
이 단체는 유엔 국제사절단을 구성할 것을 요청하며, 시위대 사망에 책임이 있는 지도자들을 기소하고 책임을 물을 것을 촉구했다.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는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구금된 지 사흘 만인 지난달 16일 숨졌다.
아미니의 유족 측은 “아미니가 심각한 구타로 숨졌다고 본다. 그러나 당국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 사건 직후 이란에서 반정부 시위가 격화돼, 대규모 시위가 4주째 이어지고, 해외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