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서 히잡 반대 시위 나선 소녀 또 의문사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생전 유튜브 영상서 “10대에게 자유가 필요하다”

▲이란의 히잡 반대 시위는 반정부 시위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UN

▲이란의 히잡 반대 시위는 반정부 시위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UN

이란에서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된 후 의문사한 여성 마흐사 아미니(22) 사건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4주째에 접어든 가운데, 이 시위에 나선 10대 여고생이 역시 최근 의문사를 당했다.

이란 정부가 이에 강경 대응하면서 사망자를 비롯한 피해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특히 시위 도중 히잡을 불태운 이란의 여고생 사리나 에스마일자데가 변사체로 발견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에 대한 이란 정부의 대처는 아미니 때와 동일하다. 아미니가 심장마비로 숨졌다고 발표한 정부는, 에스마일자데 역시 5층 건물에서 뛰어내려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제앰네스티는 “에스마일자데가 시위 도중 보안군의 진압봉에 머리를 심하게 맞아 숨졌다”고 반박했다. 아미니도 가혹행위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마일자데의 유족들은 그녀의 시신의 얼굴에 상처가 여러 개 나 있고 오른쪽 이마는 꺼져 있었다고 이스라엘 인권단체(IHR)에 증언했다. 이들은 이미 장례식을 치르지 못할 정도로 정부의 협박에 시달렸다.

에스마일자데는 올해 5월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 “10대에게 자유가 필요하다. 더 나은 삶을 위해서. 인간으로서 더 나은 선택을 바라는 건 자연스러운 일 아닌가”라고 말했다.

지난 20일에는 16세의 니카 샤카라미가 테헤란의 시위에 참가했다가 숨졌다. 친구와의 통화에서 “경찰에 쫓기고 있다”고 한 것이 그녀의 유언이 됐다. 이란 정부는 추락사라고 발표한 뒤, 유족들에게 사인에 대해 거짓말을 하라고 종용했다.

현재 샤카라미가 지난달 쓰레기통 위에 올라선 채 히잡을 불태우던 장면이 담긴 영상이 SNS로 확산 중이다.

이에 대해 WP(워싱턴포스트)는 “두 죽음이 섬뜩할 정도로 유사하다”며 “경찰이 10대를 표적으로 삼아 체포하고 경우에 따라 살해하는 것은 광범위한 패턴”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의 어머니는 영국 BBC페르시아방송 인터뷰에서 “딸처럼 나도 어렸을 때부터 히잡 강제 착용에 반대했다. 그러나 우리 세대는 저항할 만큼 용감하지 않았다. 우리 세대는 억압, 협박, 굴욕을 받아들였지만, 내 딸은 항의했다. 내 딸에겐 그럴 권리가 있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많이 본 뉴스

123 신앙과 삶

CGN 인도네시아 선교 다큐멘터리

CGN 인도네시아 선교 다큐멘터리 공개

선교 미디어 CGN 인도네시아 지사에서 제작한 선교 다큐멘터리 이 기독 OTT 퐁당과 CGN 유튜브에 공개됐다. 인도네시아는 인구의 87%가 이슬람교인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지만, 크리스천이 …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미래목회포럼

“신앙의 뿌리 고향 교회… 설에 방문하면 은혜 더 많을 것”

하나님 사랑 흘려 보내는 귀한 일 어머니 같은 교회들 품고 협력을 미래 목회 위한 새로운 장 열릴 것 연대 차원에서 의지 갖고 방문을 정서적 거리 멀어져… 동행해야 운동성 살아나, 도시 교회도 건강 미래목회포럼(대표 황덕영 목사, 이사장 이상대 목사)에…

카터 장례식

김장환 목사, 카터 전 美 대통령 장례식 한국 대표 참석

신실한 신앙인이었던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Jimmy Carter)의 장례식이 9일 오전(현지시간) 엄수된 가운데,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가 대한민국 대표 자격으로 장례식에 참석했다. 미국 제39대 대통령이자 최장수 대통령이었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 12…

세이브코리아(SAVE KOREA) 국가비상기도회

“기도로 세워진 대한민국, 다시 기도로 일어나자”

대한민국이 헌정질서 붕괴라는 초유의 위기를 맞이한 가운데, 이를 기도와 행동으로 극복하고자 하는 세이브코리아(SAVE KOREA) 국가비상기도회가 오는 11일 오후 2시 여의도 국회의사당대로에서 시작된다. 이 기도회는 이후 매주 토요일 여의도를 비롯한 전국 주요 도…

성시화

“집시법 일부 개정안, 동성애 반대 주장 형사처벌 우려”

개정안, 반복적 혐오표현 금지 성별·종교·장애 등 특정 대상 윤건영 의원 등 23명 발의해 문 전 대통령 사저 시위 때문? 특정인 위해 법률 제정 옳은가 목회자들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대한 우려를 전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이용선 의원을 …

유스원크라이

유스원크라이 “기독 청년들, 정체성 분명하면 ‘현타’ 없어”

1월 19일 연무대 군인교회 집회 개그맨 이정규 사회, 뮤지컬 등 영적 회복과 재무장, 부흥 목적 말씀과 삶 가운데 간극 없도록 일상에서 복음 살아내는 훈련 풀어짐, 신실하신 하나님 신뢰 4년째를 맞이한 ‘나라와 민족을 위한 청년들의 기도’ 유스원크라이(…

신년 하례회

“절대 권력은 절대 타락… 삼권분립으로 민주주의 세워야”

한국장로교총연합회(대표회장 권순웅 목사, 상임회장 이선 목사)가 10일 오전 11시 한국기독교백주년기념관에서 2025년 신년하례회를 드리고, 혼란스러운 정국 속에 교회가 먼저 회개하고 하나 될 것을 촉구하며 샬롬의 축복이 넘치는 한 해가 되길 소망했다. 특히 …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