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 우크라 점령지서 교회 폐쇄하고 목회자 구금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소비에트 시대와 같은 박해, 교회 강하게 할 뿐”

영국에 본부를 둔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인 ‘릴리스 인터내셔널’(Release International)은 최근 “우크라이나 점령지의 친러시아 세력들이 교회를 폐쇄하고 목사들을 체포하는 등 기독교인들을 지하로 쫓아내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러시아가 통제하는 도시 멜리토폴에서 점령군은 가장 큰 복음주의 개신교회를 포함해 3개 교회를 폐쇄했다.

은혜침례교회는 9월 11일 주일예배 도중 러시아군에 의해 습격당해 강제 폐쇄됐다.

릴리스 인터내셔너의 파트너 단체인 한국순교자의소리 현숙 폴리 대표는 “이 교회 목사는 48시간 동안 도시를 떠나야 했다. 그들(러시아군)은 교인들이 찬송을 부르는 동안 성소에 들어가 예배를 중단시켰으며, 참석한 모든 이들의 이름을 등록하고 여러 목사들을 구금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한 달 전에는 1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멜리토폴 교회가 점령군에 의해 폐쇄됐다. 그들은 십자가를 헐고 건물을 ‘문화체육관 복합단지’로 개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군은 9월 21일 저녁 멜리토폴과 가까운 츠칼로보 마을에서 예배가 진행되는 한 교회의 문을 폐쇄했다. 한 군인은 교인들에게 “국민투표 이후 여러분은 여기에 있지 않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오직 정교회 신앙만이 있다”고 했다.

러시아 지배 아래 있는 항구도시인 마리우폴에서는 무장 군인들이 쿠르차토프 교회의 레오니드 포노마요프 목사와 그의 아내 타티아나의 집을 습격한 후 두 사람을 구금하고 교회까지 봉쇄했다.

마리우폴은 10월 5일 러시아에 의해 불법적으로 합병된 도네츠크 지역에 속해 있다. 릴리스 인터내셔널의 파트너인 포럼18은 “이 지역의 교회는 압수수색을 받은 후 폐쇄됐으며, 체포된 종교 지도자들은 우크라이나 종교단체와의 관계를 끊으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루한스크 지역의 리시찬스크시에서는 점령군이 리시찬스크 기독교 센터를 점거하고 성서를 포함해 도서관의 모든 책을 이웃 마당에 던졌으나, 지역 기독교인들이 이를 목숨을 걸고 수집해서 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릴리스 인터내셔널의 폴 로빈슨 CEO는 “러시아 점령군이 개신교회를 폐쇄하고 목사를 구금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로빈슨 CEO는 “그들은 2014년 크림반도를 점령하고 불법적으로 병합한 이후 똑같은 일을 하고 있다. 이것은 하나의 형태가 됐다”고 했다.

그는 “박해가 이 지역의 기독교인들을 지하로 몰아가고 있다. 크림반도와 다른 점령지에서 그들은 예배 장소를 급습하고, 교회를 폐쇄하고, 선교 활동을 금지하고, 예배 모임을 주도한 사람들에게 벌금을 부과하고, 종교 서적을 압수하고, 종교 공동체가 국가에 재등록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또 대다수 교회의 재등록을 거부했다”고 했다.

이어 “그리고 지금 우리는 교회가 습격, 폐쇄되고 점령지에서 목회자들이 실종되고 구금되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기독교인들은 과거 이런 상황에 처했던 적이 있다. 그들은 소비에트 시대에 지하교회로 쫓겨났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역사의 메시지는 러시아에 분명해야 한다. 기독교 신앙은 소비에트 전체주의 통치 70년 동안 살아남았으며, 오늘날에도 번성하고 있다. 비슷한 상황에 처한 중국의 경우에도 박해는 교회를 강하게 할 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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