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이 전도 도중 붙잡혀 채찍으로 맞았다는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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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58] 제1차 전도여행(12) 구브로

항구 도시 바보, 빼어난 경치로 관광객들 많이 찾아
1980년 세계문화유산 등재, 유럽의 문화수도도 선정
바울 기념교회, 채찍질당했다는 돌기둥과 교회터만
성당 입구 골목 식당 한 곳 이름도 ‘사도 바울의 기둥’

▲바울기념 성당.

▲바울기념 성당.

사도 바울이 제1차 전도여행을 하는 도중에 들려서 복음을 전한 바보는 사이프러스(구브로) 섬의 서쪽 해안에 위치하고 있는 아름다운 항구 도시로서, 영어로는 Pafos 또는 Paphos 라고 쓴다.

마치 그림같이 아름다운 해안선, 수많은 고대 유적지 그리고 동부 지중해의 맑고 온화한 날씨 때문에 많은 관광객(특히 영국 등 유럽국가들)이 바보를 찾는다.

경치 좋은 해안에 세워진 호텔에서는 연중 국제회의가 많이 열리므로 관광 외의 목적으로 바보를 찾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 이곳 호텔에 국제회의차 참석하는 사람들은 회의 주최 측이나 참석자들 모두 국제회의 개최는 공식적인 구실이고, 사실은 관광이 목적인 것 같다.

아름답고 매력적인 동부 지중해의 보석인 바보의 유적지는 1980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고, 도시는 2017년 ‘유럽의 문화수도(European Capital of Culture)’에 선정되었을 정도이다.

▲바울이 묶여서 채찍질을 당하였다고 알려진 돌기둥(오른쪽).

▲바울이 묶여서 채찍질을 당하였다고 알려진 돌기둥(오른쪽).

바보 시의 인구는 불과 4만 명밖에 안 되지만(도시 외곽까지 포함하면 10만 명), 바보에는 국제공항이 있다. 섬 동쪽에 있는 라르나카 국제공항에 이어 이 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공항이다.

항구에서 북쪽으로 500m 정도 걸어가면 바울이 전도 도중에 붙잡혀 채찍으로 맞았다고 전해지는 곳에 세워진 바울 기념교회가 나온다.

바보에서 바울과 바나바가 로마 총독인 서기오 바울(Sergius Paulus)에게 기독교 복음을 전할 때, ‘바예수(Elymas)’라는 유대인 거짓 선지자가 나타나 방해했다.

바울은 그에게 “모든 궤계와 악행이 가득한 자요, 마귀의 자식이요, 모든 의의 원수여, 주의 바른 길을 굽게 하기를 그치지 아니하겠느냐”(사도행전 13장 10절)”라고 분노하며 소경이 되라고 말하자, 바예수는 즉시 소경이 되었다.

바울의 전도를 받은 총독이 이를 보고 예수를 믿게 된 것에 대해, 성경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이에 총독이 그렇게 된 것을 보고 믿으며 주의 가르치심을 기이히 여기더라(사도행전 13장 12절)”.

이렇게 총독이 기독교 신자가 된 것은 구브로 섬 주민이 기독교를 받아들이는 계기가 되었다.

▲‘사도 바울의 기둥’ 식당.

▲‘사도 바울의 기둥’ 식당.

바울 기념교회 유적지에는 바울이 기둥에 묶여 채찍질을 당한 곳이라고 전해져 내려오는 돌기둥이 아직도 남아있다. 그 옆에는 기둥들만 남아있는 교회터와 예배당이 있는데, 기둥들은 불규칙한 간격으로 서있다.

이는 기둥들이 서 있는 교회터에 이미 그 이전에 다른 건물이 있었으므로, 그 건물을 부수고 (기둥들이 서있던 기초는 그대로 두고) 4세기 말에 교회당을 세우는 바람에 새로이 세운 기둥은 오래전 기둥의 기초 자리를 피해 세워서 불규칙한 간격을 유지하고 있다고 고고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4세기 말에 세워진 이 교회는 7세기 중반부터 방치되다가, 서기 1500년 경에는 완전히 부서져버렸다. 7세기에 기독교인들이 바로 인근에 훨씬 조그만 교회를 세웠으나 무슬림 아랍인 침략자들에 의해 부서졌다. 다시 13세기와 14세기에 걸쳐 교회가 세워졌으나, 이 교회는 서기 1500년경 오스만 제국에 의해 파괴되었다.

▲바울기념 성당 내부. 많은 성인(聖人)들의 초상화가 벽에 붙어있다. 성인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아무도 모르지만, 화가가 상상하여 그린 이들이다. 그림을 우상시하여 절하거나 예를 표시하는 사람들도 있다.

▲바울기념 성당 내부. 많은 성인(聖人)들의 초상화가 벽에 붙어있다. 성인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아무도 모르지만, 화가가 상상하여 그린 이들이다. 그림을 우상시하여 절하거나 예를 표시하는 사람들도 있다.

오늘날 우리가 볼 수 있는 바울 기념교회는 16세기 재건된 천주교 성당 건물이다. 그리고 기둥들과 바닥만 남은 교회터는 (남부) 사이프러스 공화국 문화부에서 1971년부터 1989년까지 18년 동안의 발굴 작업을 통해 옛 교회의 유적을 찾아낸 것이다.

‘사도 바울의 기둥(Saint Paul's Pillar)’이라는 이름으로 유명해진 이 성당 입구에는 조그만 골목이 있는데, 이곳에는 식당과 상점 몇 곳이 보인다. 재미있는 것은 이곳 식당 한 곳이 ‘사도 바울의 기둥’이라는 식당 간판을 내걸고 있다는 점이다.

메뉴도 다양하고 가격도 저렴하므로, 필자도 이곳에서 바울 기념교회 방문 기념 점심 식사를 하고 싶었지만 바쁜 여정 때문에 아쉽게도 하지 못하였다. <계속>

권주혁 박사
세계 136개국 방문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권박사 지구촌 TV’ 유튜브 운영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
저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천사같이 말 못하고 바울같지 못하나>,
<메마른 땅을 종일 걸어가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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