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지포, 3일간 어떤 내용 논의됐나
한국세계선교협의회(이하 KWMA, 사무총장 강대흥)는 한국교회의 선교전략을 모색하는 한국선교지도자포럼(이하 한선지포)을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가평 필그림하우스에서 개최했다.
올해 21회를 맞은 포럼은 ‘교회와 함께 가는 선교’라는 주제 아래 ‘교회와 선교단체의 시너지’, ‘교회 중심의 선교 운동’, ‘이주민과 글로벌 네트워크’, ‘다음 세대(2030세대)의 동원’이라는 4가지 세션을 다뤘다. 개회예배 설교는 최성은 목사(분당 지구촌교회)가, 둘째 날 예배 설교는 양춘길 목사(필그림선교교회)가, 폐회예배 설교는 여주봉 목사(용인 포도나무교회)가 각각 맡았다.
첫날 강대흥 사무총장(KWMA)은 키노트 스피치에서 ‘Target 2030’ 업그레이드 버전을 제안했다. 강 총장은 “2019년 12월 시작된 코로나19 이후 세계 선교는 재편성이 요구되고 있다. 종전 Target 2030이 파송 숫자(10만 명 선교사 파송과 100만 명 자비량 선교사 파송)에 방점이 있었다면, 현재 선교(교회) 현장의 현실과는 거리감이 있어 보인다”며 “50여 회원 단체 리더들을 만나 그들의 현장 이해와 요청 상황을 청취하고, 결국 교회와 선교 단체의 필요성을 분석하면서 ‘교회와 선교단체의 동역을 통한 시너지’와 ‘평신도 선교 자원 동원’, ‘이주민 선교와 글로벌 네트워크’, ‘타문화권 선교를 위한 다음 세대 동원’ 네 가지를 제안하게 됐다”고 했다.
교회와 선교단체, 서로 인정하고 협력해야
활동과 결과보다 선교의 본질을 이해해야
이어진 ‘교회와 선교단체의 시너지’ 세션에서는 김동건 선교사(GP한국선교회)와 김충환 선교사(합신세계선교회), 엄상섭 목사(JDM 한국대표), 윤마태 목사(천안서부교회, 예장 통합)가 각각 ‘선교단체 입장에서의 교회 협력 현황’, ‘교회, 교단 선교부, 선교단체의 동역을 위해’, ‘교회와 선교단체, 어떻게 협력하고 있는가? 춘천 온누리교회와 JDM의 사례 연구’, ‘천안서부교회와 선교단체의 협력’을 발제했다.
김동건 선교사는 “선교단체는 하나님의 교회의 작은 일부”라며 “모든 전문선교단체는 그 사명선언문에 따른 강점과 약점이 있다. 교단 선교부도 마찬가지며, 대형교회에 속한 선교회는 더 취약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서로가 그것을 인정하고, 어떻게든 하나님의 우주적 교회의 연합 안에 들어와야 한다. 서로 받아주고 인정하고 협력해야 한다”며 “단체들이 서로 경쟁할 수 있지만, 서로가 꼭 필요함을 인정하자. 그리고 우리 모두가 한국교회 안에 있음을 인정하고 서로 품자. 선교 헌신자들이 한국교회 안에서 자신에게 맞는 선교기관을 자유롭게 찾고 안착하고 일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김충환 선교사는 “선교의 주체는 교회다. 세계 선교 역사를 통해 보면 교회가 선교의 본질에 소홀하며 역동적인 선교운동에 활발하지 못하였을 때, 하나님은 선교단체를 통해 선교의 역할을 감당하게 하셨다”며 “랄프 윈터(Ralph D. Winter)는 선교의 두 구조를 모달리티(modality)와 소달리티(sodality) 구조로 구분하며, 세계 선교 운동에 있어 소달리티 구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교회 중심의 선교를 대체하는 구조가 아니라, 오히려 교회의 선교적 본질을 일깨워주는 상호보완적 역할을 하는 존재”라고 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선교를 이해함에 있어, 선교의 본질과 선교 활동을 나누어선 안 된다. 이러한 이해는 선교단체와 교회를 역할 면에서 구분하게 하였고, 이로 인해 시너지 효과보다는 경쟁, 분리 또는 상하관계로 인식하게 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한국교회는 선교를 이해함에 활동과 결과에 중점을 두기보다 선교를 본질로 이해함에 더 중점을 두어야 한다. 그리스도의 복음이 왜곡됨 없이 증거되고 있는지, 복음을 증거하는 선교사가 사랑과 긍휼의 마음으로 전하는지, 교회는 세상 속에서 복음의 가치에 충실하고 있는지 등에 더욱 관심을 두어야 한다”고 했다.
하나님의 형상과 환대 개념으로 본 선교
동역해 이주민에게 전략적 복음 전해야
이튿날 ‘교회 중심의 선교운동’ 세션에서는 김총 대표(Band Barnabas 설립자 및 대표, USCWM General Director)가 ‘세계 선교에서 하나님의 형상(Imago Dei)과 환대(Hospitality)의 중요성’에 대해 발제하고, 주누가 선교사(Global Operation), 오일영 목사(감리회)가 각각 선교와 교회의 입장에서 논찬했다.
김총 대표는 “하나님의 형상이라는 개념은 우리가 선교를 하는 방식뿐 아니라, 우리 모두 이 세상에서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보여주는 존재로서 살아가는 방식에서도 기초가 돼야 한다”며 “환대를 주고받는 것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형상을 지닌 인간으로서, 이웃을 자신의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온 인류를 향한 계명을 이루는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우리가 선교의 출발점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하지 않는다면, 하나님의 선교에 대한 우리의 참여는 너무나 미미한 것이 될 것”이라며 “사랑이신 하나님은 하나님의 무한한 은혜로 우리를 구원하시는 것을 쉬지 않으시고,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자들의 갖는 온전한 영광을 회복시켜 주신다. 이처럼 우리는 사랑 안에서 그리고 사랑을 베푸는 것에서 계속 성장하고 성숙해져야 한다. 우리가 사랑이 되는(하나님과 하나 되는) 여정은 우리를 넘어 전 인류를 향해 하나님의 형상을 반영하고 온 세상에 발산하는 여정”이라고 했다.
주누가 선교사는 “하나님 형상의 회복이라는 선교의 동기는 열방의 모든 민족도 하나님 형상으로 창조된 피조물이기에 장차 하나님의 백성이 될 가능성이 있음을 교회에 각성시켜줄 것”이라며 “믿는 자들은 세상에서 하나님의 형상을 나타내 보이는 사명을 이루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를 닮은 삶을 살아야 하고, 지속적으로 그러기 위해 일상 가운데 주님과 동행하는 예배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했다.
주 선교사는 “하나님의 형상과 환대라는 주제는 분리되면 온전함을 잃게 된다. 그러므로 하나님을 사랑할 때에 이웃 사랑을 제대로 할 수 있듯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회복된 상태에서 환대를 해야 온전한 환대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나님을 놓치면 희생과 헌신은 자기를 세우는 수단이 된다. 그래서 선교의 본질은 돕는 일도 헌신도 희생도 아니다. 낮아짐이요 자기 부인의 삶이다. 그러하기에 우리의 씨름은 어떻게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하나님의 형상다운 삶을 살아내도록(거룩한 울림을 가진 존재로 변화되도록)하는 훈련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오일영 목사는 “선교적 삶을 살기를 소망하는 우리는 하나님을 믿을 뿐 아니라 보여 줘야 한다. 우리 삶의 전 영역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보여 줘야 한다. 개인이 그래야 하고 전체의 모양도 그래야 한다. 모양새가 아니라 삶이 그러해야 한다”며 “선교적 본질을 회복하고 하나님의 선교에 보다 효과적으로 참여하는 선교 공동체로 우리의 교회가 성장해 가가기를 소원한다”고 했다.
오 목사는 “교회의 성도들이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주제는 성장보다 성숙”이라며 “교회의 성숙을 위해 필요한 것이 교회의 선교적 목표이다. 교회들은 성령께서 인도하시는 교회의 방향이 된다는 전제 하에 장기적으로 이루어야 할 선교적 목표를 세워야 한다. 또 이루어 가는 과정도 선교적이어야 한다. 선교적 성찰은 개교회주의와 개인주의, 가정주의 등의 이기심을 버리게 한다. 우리는 끊임없이 선교적 성찰을 해야 하고, 그 성찰을 사역에 반영해야 한다”고 했다.
이후 ‘이주민과 글로벌 네트워크’ 세션에서는 현한나 교수(장신대 선교학)와 정영섭 선교사(김해 우즈벡 케어센터), 수베디여거라즈 목사(디아스포라 네팔교회 평택), 손승호 선교사(UGWMA 사무총장), 노규석 목사(온누리M센터), 정상엽 선교사(안산 인도네시아교회), 전욱 선교사(파이오니어스 국제선교회), 최헌주 선교사(위디국제선교회) 등이 각각 ‘지역교회와 다문화 가정을 연결하는 이주와 난민 신학과 이주민 사역을 향한 환대 선교의 실천’,‘ 국내 우즈벡 무슬림 활동과 선교적 대안- 환대와 하나님 형상 회복의 관점에서’, ‘환대와 경험’, ‘동원가의 입장에서 본 이주민 선교를 통한 하나님나라 확장- 울산경남세계선교협의회(UGWMA)를 중심으로’, ‘이주민과 글로벌 네트워크 논찬’, ‘환대와 Image of God’, ‘다문화사회 환경에서 한국교회 인식변화와 효과적인 이주민 선교를 위한 실천적 제안’, ‘인도 선교사의 눈으로 바라본 환대와 이마고 데이’를 발제했다.
현한나 교수는 “세계 이주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전체 71억 인구 가운데 세계 인구의 3.6%가 국제 이주자로 살고 있다. 한국 사회도 지역 교회와 국내 선교 현장 안에서 이주에 대한 시대적 대응과 선교 전략의 분석 및 신학적 방향성 제시가 시급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며 “이주민을 위한 한국어 교육 경험 등을 통해 이주민 사역의 필요를 다각도로 먼저 분석하고, ‘사역자가 원하는 사역이 아니라’ 현지에 필요한 유형과 우선순위대로 사역자 양육을 하는 것이 더욱 전략적”이라고 했다.
정영섭 선교사는 “현재 국내에는 30만 이상의 이주 무슬림이 있다. 무슬림 선교는 더 이상 고민 차원이 아니다. 이슬람의 도전은 이미 위협의 한계를 넘어섰다”며 “이제 이주민 사역 중 특히 무슬림 선교는 회피하거나 반대하는 것이 아닌, 무슬림 안에 감춰진 하나님의 형상이 예수의 복음으로 회복되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각 사역은 각각의 은사와 달란트를 통하여 다양한 모습의 환대와 섬김이 요구된다”고 했다.
손승호 선교사는 “선교를 지리적 관점에서만 보지 않고 사람 중심으로 보면 나의 앞마당까지 다가와 있는 외국인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도 동일한 선교다. 세계적 이주 현상은 단순히 경제적 관점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모든 족속을 구원하시기 위한 하나님의 구속사적 섭리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교회는 이주민들의 국내 유입이라는 기회를 이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할 축복의 통로 역할로 삼아야 한다. 각개전투식으로 사역할 것이 아니라, 교파와 선교단체를 초월하여 불필요한 경쟁을 하지 않고 함께 동역함으로 하나님나라를 확장하길 소원한다”고 했다.
다른 세대, 다음 세대로 세워야
마지막 날인 2일에는 ‘다음 세대(2030)의 동원’ 세션을 살폈다. 지용근 소장(목회데이터 연구소), 김성희 목사(학원복음화협의회), 류재중 선교사(한국카이로스), 여주봉 목사(포도나무교회, (사)청년선교, KWMA 운영이사회 회장), 정은총 간사(JDM), 김수용 선교사(CCC)가 각각 ‘통계자료를 통해 한국교회가 다음 세대(2030)를 잃어버리고 있는 심각성과 원인 분석’, ‘캠퍼스 사역현장에서 다음세대(2030) 현황 분석’, ‘한국교회 다음 세대(2030)가 참여할 수 있는 국내 선교훈련 소개’, ‘다음 세대(2030)를 위한 지역교회 단기선교 전략과 방법, 사례 발표’, ‘다음 세대(2030)를 위한 선교단체 단기선교 전략과 방법, 사례발표’, ‘다음 세대(2030)가 참여할 수 있는 비대면 단기선교 전략과 방법, 사례 & 지역교회 협력 사례(STINT with 지구촌교회)’를 발제했다.
먼저 지용근 소장은 “한국교회가 다음 세대를 잃어버리고 있는 심각성과 원인은 첫 번째로 다음 세대 인구 절대 감소 및 종교 인구 감소다. 2020년 이후 청년 인구가 급감했고, 20년 뒤 총인구가 현재보다 3% 감소하는 반면 청년 인구는 35%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초중고 학생 감소 속도가 일반 학생보다 1.3배 빠르고, 20년 후 현재의 50% 감소가 예상된다. 종교인 비율은 20대 22%, 30대 26%”라고 했다.
이어 “두 번째, 20대 30대의 교회 이탈 의향 및 이유는 ‘시간 없어서/바빠서’, ‘목회자/장로/교인들에게 실망해서’, ‘얽매이기(구속받기) 싫어서’, ‘신앙심/믿음이 안 생겨서’가 있으며, ‘교회 내 이념적/정치적 발언이 심해서’도 순위권에 들었다”며 “또 목회자와의 관계와 헌신 강요 문화가 청년의 교회 이탈 위험 요소로 나타났다. 목회자와의 관계 세부 항목에는 언행불일치와 설교, 권위주의적 태도가 있었다. 또 MZ세대는 교회 내 우선순위에서 상대적으로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지 소장은 “청년들이 교회에 바라는 점을 조사한 결과 성도 간 진정성 있는 교제와 나눔이 가장 높았고, 이웃과 사회를 위한 사회적 책임 역할 수행이 뒤를 이었다. 반면 출석 교회 불만족 이유에 대해서는 교회 지도자들의 권위주의적 태도와 시대의 흐름을 좇아가지 못하는 고리타분함이 가장 많았다”고 했다.
김성희 목사는 최근 실시한 2022 대학생 의식과 생활에 관한 연구조사를 바탕으로 “대학생 개신교인은 14.5%로 나타났다. 장차 우리나라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이의 상당수는 복음을 들어보지 못한 채, 그리고 복음과 무관하게 대학 문을 나서고 있다. 대학 졸업 후에는 회심 가능성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캠퍼스 선교와 복음화는 절박한 과업”이라고 했다.
또 김 목사는 “대학생들 경제 투자 활동 조사 결과, 전통적인 저축과 적금을 가장 많이 하고 있었으나, 주식과 암호화폐 투자를 활발하게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에 대해서는 적극적 태도를 보이지 않았으며, 혼전임신의 경우 ‘낳지 않겠다’는 응답이 높았다. 특히 여성의 경우 80%가 낳지 않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반면 87.1%가 결혼과 상관없이 성관계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 성관계 경험이 있다는 학생은 43.3%였다”며 조사 결과에 대한 소그룹 토의를 위한 질문을 던졌다.
그러면서 그는 “성경에서 다음 세대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다른 세대’라는 기록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러 면에서 이전 세대와는 너무도 다른, 전혀 다르고 새로운 세대가 일어났다”며 “캠퍼스에 있는 대학생들은 새로운 세대, 신인류이다. 이들을 품고 기도하며 ‘다음 세대’로 세우는 일에 더욱 헌신하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