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마닐라 외곽 빈민촌 선교 사역 간증
암을 이겨낸 김성제 GMS 필리핀 선교사가 제25회 다니엘기도회 둘째 날인 2일 서울 강동구 오륜교회(담임 김은호 목사)에서 ‘여기 있는 작은 자 하나에게’(마 25:31-40)를 제목으로 간증했다.
김성제 선교사가 사역하고 있는 지역은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 외곽에 위치한 빈민촌 뿔로다. 가난과 굶주림, 마약과 폭력, 범죄에 노출된 이곳은 먹을 것이 없어 쓰레기 더미를 뒤지던 사람들에 의해 형성된 마을이다. 이곳에 작은 방 하나를 월세 낸 김성제 선교사는 천막 교회를 세우고 그곳 아이들을 영적 자녀 삼았다. 그렇게 그 마을에 복음을 전했고, 마을의 공식 주소는 ‘예수님이 왕이신 동네(Pulo Christ the King Church in the Philippines)’가 됐다.
김성제 선교사는 이날 “2018년 7월에 뿔로 빈민촌 사역을 하던 중 갑자기 목이 부어오르는 현상이 있어서 한국에 와 진단을 받았다. 결과는 암이었다. 저 혼자 이 아이들을 섬기고 있는데 편도암과 임파선암, 한꺼번에 암이 두 개 왔다. 필리핀에서 아무도 없이 혼자 사역하고 있는데, 고통 중에 항암을 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지치고 외롭고 힘들었을 때, 다니엘기도회에서 여러분이 저를 위해 기도해 주셨다. 여러분의 헌금 덕분에 제 치료비를 낼 수 있었다. 여러분의 기도와 후원으로 제가 이렇게 암을 치료하고 4년이 지난 지금 건강하게 회복돼, 하나님 앞에 감사함으로 여러분 앞에 섰다”고 고백했다.
김 선교사는 “저는 충남 작은 산골마을에 태어나 자랐다. 6km를 걸어서 학교를 갔다. 가정이 가난해서 도시락을 싸갈 수 없어 굶으며 학교를 다녔다. 그러다 4학년 때 은사 선생님을 만나게 됐다. 선생님이 하나밖에 없는 도시락을 제게 주고 굶으셨다. 그때 제 가슴 속에 하나의 꿈이 생기게 됐다. 고아원 원장이 되고 싶었다. 그 선생님의 헌신과 사랑으로 인해 어렵고 힘든 사람을 돕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세월이 지나고 보니 그 소원을 주신 분이 하나님이셨다”고 했다.
김 선교사는 “제 꿈은 단순히 고아원 원장이었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보다 더 위대한,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과 복음을 선포하는 일을 저를 통해 이루고자 하셨다”며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기도하고 기대한 것 이상으로 응답하시며 더 큰 사명과 꿈을 성취하도록 이끄시는 분”이라고 했다.
그는 신대원 시절 교회를 개척한 이야기를 전하며 “1998년 IMF 때였다. 아무것도 없을 때 고물상에 가서 안 쓰는 것을 얻어, 임대되지 않는 지하상가에 장판을 깔고 제자들교회를 개척했다. 교회 건축을 하지 않고, 교회 재정의 50%를 선교비와 구제비로 사용한다는 두 가지가 비전이 있었다. 개척 후 재정 50%는 선교지에 보냈다. 아내는 어린이집 사역을 했다. 어린이집 구석에 경량 칸막이를 하고 방을 만들어 다섯 식구가 살았다. 그래도 하나님께 감사했다”고 했다.
김 선교사는 “7년을 목회했는데, 2005년 재개발로 아파트가 들어오면서 쫓겨나게 됐다. 갈 곳이 없는 저를 하나님께서는 필리핀으로 부르셨다. 사례비도 받아본 적이 없고, 자녀는 넷이었다. 막내가 두 살이었다. 가족 수입이 한 푼도 없었다. 우유 살 돈조차 없었고, 갈 곳도 없었다. 그때 필리핀으로 갔다. 무작정 떠나는 것 같았지만 하나님의 인도하심, 성령의 인도하심이었다. 하나님은 때로 어려운 상황에서 사명의 자리로 부르신다”고 했다.
그는 “필리핀 마닐라의 가장 거칠고 무섭고 위험한 땅으로 부르셨다. 대낮에 총격전이 벌어지고, 배고픔을 잊기 위해 마약을 하고 10대 아이들이 매춘을 하는 곳이다. 악마들이 우글거리는 땅으로 불리는 곳이었다. 그렇게 험하고 거칠고 위험한 땅이 제겐 영광스러운 사명의 자리였다. 주님께서는 악마의 섬이 천국의 섬이 되길 원하셨다”고 했다.
김 선교사는 “필리핀에 파송교회와 후원자 없이 갔다. 선교비가 없어 아내에게 전화했더니, 갓난아이 우유를 못 먹인 지 일주일 됐다고 했다. 언제나 최악의 상황이었다. IMF 때 개척하고, 필리핀 선교지 갈 때, 뿔로 천막교회를 개척할 때, 가장 힘들고 어려울 때 하나님께서 저를 부르시고 사명을 주셨다. 하나님께서는 최악의 환경에서 우리를 부르셔서 복음으로 최선의 열매를 맺게 하셨다. 2008년, 역사적인 뿔로천막교회가 개척됐다”고 했다.
그는 “뿔로천막교회 아이들은 미래의 꿈이 있다. 자립하는 선교사다. 예배로 끝나지 않고 복음과 기술을 가지고 고향으로 선교사가 돼 돌아가는 비전을 갖고 있다. 그 땅에 복음이 전해질 것”이라며 “뿔로 아이들은 목숨을 걸고 영적 전쟁을 벌인다. 또 먼저 감사를 선포한다. 이 아이들의 헌금이 전 세계로 간다. 가난하고 배고프고 힘들고 어렵지만, 우리가 쓰지 않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다른 사람들을 위해 쓴다. 물질과 시간, 재능을 하나님 영광을 위해 드리면, 놀라운 하나님의 기적과 역사가 나타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선교사는 “어떤 권사님이 절 보시더니 우시면서 불쌍하고 안됐다고 하셨다. 하지만 저는 행복해서 이 자리에 있다. 주님께서 허락하신 사명의 자리에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라며 “뿔로촌 아이들은 ‘나는 세상에서 가장 축복받은 자녀’라고 선포한다. 저도 아이들의 선포와 함께 ‘나는 세상에서 가장 축복받은 자’라고 이야기한다”고 했다.
또 그는 “제가 암투병 할 때 뿔로 천막교회 아이들이 매일 울면서 기도한다는 연락이 왔다. 현지 간사님에게 130명 예배하던 곳에서 160명이 예배하며 부흥하고 있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먼 곳에 이사 간 아이들이 2-3시간 거리를 찾아온다고 한다. 그 먼 거리에서 전도해 30명이 더 오게 된 것”이라며 “제가 열심히 했을 때 130명이었는데, 제가 없을 때 하나님께서 일하시니 160명이 됐다. 선교는 하나님께서 하시는 것”이라고 했다.
김 선교사는 “이제는 몸도 많이 회복됐고, 아이들이 너무 많이 와서 교회를 짓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제가 선생님께 받았던 사랑의 도시락 빚을 갚을 때가 됐다. 1층에는 무료급식소를 열어 배고픈 아이들에게 도시락을 나눠줄 것이다. 그리고 교회와 어린이 도서관을 준비하고 있다. 기도 부탁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