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탈출객과 우크라이나 난민, 모두 바울의 성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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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60] 제1차 전도여행(14) 구브로

예비군 동원령 피해 5만여 명 사이프러스 이주
부유한 러시아인들 몰려들면서 부동산 폭등해
우크라이나 피난민들 1만 6천여 명 이미 입국
니코시아, 남과 북 사이프러스 양쪽 걸친 도시

▲바보의 지하 카타콤 옆에 있는 지상동굴 카타콤 입구.

▲바보의 지하 카타콤 옆에 있는 지상동굴 카타콤 입구.

지난 회에서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구브로(사이프러스) 섬의 바보(Pafos)는 2017년 ‘유럽의 문화수도’로 선정됐을 정도로 아름다운 경관과 고대의 문화유적을 갖고 있는 항구도시이다.

그러므로 적지 않은 외국인들이 바보와 인근 지역에 투자를 하고 있다. 이를 보여주듯 바보 시내에는 외국인에게 부동산을 소개해주는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그리스어, 영어, 러시아어, 중국어로 된 간판을 걸고 영업을 하고 있다. 한자(漢字)가 큰 글자로 쓰여 있는 것을 보니 아마도 중국인들도 이곳에 투자를 하는 모양이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는 국제법을 무시하고 우크라이나를 전면적으로 침공하였다. 침공 초기 러시아군이나 서방의 많은 군사전문가들은 불과 3-4일이면 우크라이나가 항복을 할 것으로 예상하였으나, 뜻밖에 우크라이나군과 국민의 결사항전으로 전쟁은 9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초기에 압도적으로 전쟁의 주도권을 쥐고 있던 러시아는 8월 이후로는 오히려 수세에 몰리고 있다. 그러므로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9월에 국민동원령을 발동하여 30만 명의 예비군을 소집하여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하고 있으나, 전세를 뒤집지 못하고 우크라이나군에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렙코시아 교외 신기슭에 크게 그려진 북사이프러스 튀르키예계 공화국 국기.

▲렙코시아 교외 신기슭에 크게 그려진 북사이프러스 튀르키예계 공화국 국기.

성경에는 “싸울 날을 위하여 마병을 예비하거니와 이김은 여호와께 있느니라(잠언 21장 31절)”고 기록되어 있다. 푸틴은 이 성경 말씀을 읽지 않고 자신의 능력만 믿고 전쟁을 일으킨 것 같다.

푸틴이 예비군 동원령을 내리자 이를 피하기 위해 약 30만 명의 러시아인들이 러시아를 탈출하여 핀란드, 조지아, 카자흐스탄, 튀르키예(터키) 등 여러 나라로 도피하였다. 이들 가운데 약 5만 명이 사이프러스 섬으로 이주하였다.

앞서 이미 이야기하였듯이 이 섬은 남·북 2개의 국가로 나누어져, 남부는 사이프러스 공화국이고 북부는 북(北)사이프러스 튀르키예계 공화국이다.

남부는 EU에 속해 있어 경제적으로 윤택하고(1인당 GNP가 우리나라와 비슷), 외국인 투자와 이민절차가 간단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고학력, 상류층 러시아인들이 사이프러스 공화국에 이주하고 있는 것이다.

▲바보 시내의 부동산 중개소. 간판이 4개 국어로 쓰여 있다.

▲바보 시내의 부동산 중개소. 간판이 4개 국어로 쓰여 있다.

때문에 부유한 러시아인들이 몰려들어 바보를 비롯한 사이프러스 공화국 전체는 부동산 경기가 때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결과적으로 이곳 주택 시장 가격을 2배로 폭등시킨 것이다.

사이프러스에는 부유한 러시아인만 몰려드는 것이 아니고, 우크라이나에서 온 피난민 1만 6천여 명도 있다.

사도 바울은 바보에서 배를 타고 섬을 떠나 튀르키예 남부 해안에 있는 버가로 갔다. 오늘날에는 바보에서 버가로 가는 연락선이 없으므로, 필자는 북사이프러스 튀르키예계 공화국 북부 해안에 있는 키레니아 항구에서 배를 타고 튀르키예의 남부해안으로 갔다.

필자는 사도 바울의 전도 여행 발자취를 찾아서 사이프러스 섬을 3회 방문하였다. 첫 방문은 아테네에서 비행기를 타고 (남부) 사이프러스 공화국 라르나카에 도착하였고, 두 번째는 레바논의 베이루트에서 라르나카에 도착하였고, 세 번째는 아테네에서 비행기를 타고 북사이프러스 튀르키예계 공화국 수도 렙코시아(Lefkosia) 인근에 있는 에르칸(Ercan) 국제공항에 도착하였다.

▲렙코시아 시내에 베니스(베네치아)인들이 세운 기둥. 이 기둥은 렙코시아의 랜드마크이다.

▲렙코시아 시내에 베니스(베네치아)인들이 세운 기둥. 이 기둥은 렙코시아의 랜드마크이다.

남·북 사이프러스 주민은 서로 방문하는데 아무 제약이 없고 외국인 역시 아무 제약이 없으므로, 필자는 육로를 통하여 남·북 사이프러스를 이미 오고 갔으나 에르칸 공항으로 직접 가고 싶은 호기심이 발동하여 에르칸 공항으로 날아갔던 것이다.

바울이 바보에서 버가로 간 것처럼 필자도 이 연재기사에서 바보 이후 곧바로 버가로 가고 싶었으나, 우리나라 사람들이 쉽게 가지 않는 사이프러스 섬 북사이프러스 튀르키예계 공화국도 2회 정도 더 소개하고 버가로 가려고 한다.

오늘날 남·북 사이프러스 국경에 양쪽으로 걸치고 있는 도시 니코시아는 중세에 베니스인들이 만들었다. 현재 남쪽 2/3는 남부 사이프러스 공화국의 수도이고, 도시 북쪽 1/3은 북사이프러스 튀르키예계 공화국 수도이기도 하다. 북사이프러스 튀르키예계 공화국은 니코시아를 렙코시아라고 부른다. <계속>

권주혁 박사
세계 136개국 방문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권박사 지구촌 TV’ 유튜브 운영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
저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천사같이 말 못하고 바울같지 못하나>,
<메마른 땅을 종일 걸어가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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