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영화 ’머슴 바울’, 실화-노래-영상미로 전하는 감동

김신의 기자  sukim@chtoday.co.kr   |  

▲영화 ‘머슴 바울’ 포스터. ⓒ영화의온도 제공

▲영화 ‘머슴 바울’ 포스터. ⓒ영화의온도 제공

국내 기독교 영화의 대부분이 ‘다큐멘터리’ 형식을 취하고 있는 가운데, 색다른 장르의 기독교 영화가 개봉된다. 국내 기독교 영화 중 ‘최초’로 뮤지컬 장르에 도전한, 바로 ‘머슴 바울’이다. 영화 ‘머슴 바울’은 KBS1 성탄 특집 ‘머슴 바울, 김창식’의 극장판이다. ‘머슴 바울, 김창식’ 또한 KBS에서도 ‘최초’로 도전한 뮤지컬 다큐멘터리 형식을 취했다.

‘최초’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이번 영화의 주인공인 ‘머슴 김창식’은 한국인 ‘최초’로 목사 안수를 받은 인물이다. 그는 본래 “선교사가 조선 아이를 유괴하며 잡아 먹는다”는 소문을 듣고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자 머슴으로 들어갔으나, 그것이 헛소문임을 깨닫고 기독교인이 됐다. 이후 평양 관찰사들이 교회 지도자들을 체포해 배교를 강요하며 고문을 가해 대부분이 굴복할 때도 김창식은 마지막까지 버텨 ‘머슴 바울’이라는 별명을 얻게 됐고, 1901년 김기범과 함께 한국인 최초로 목사 안수를 받는다.

앞서 언급했듯, 영화 ‘머슴 바울’의 가장 큰 특징은 사실을 전하는 과정에 자칫 조용하고 지루할 수 있는 다큐멘터리라는 틀을 깨고, 뮤지컬 형식을 도입했다는 것이다. 국민대학교 연극영화과 학사 출신으로 다수의 뮤지컬에서 활약한 김영훈 배우와, 영국 명문 요크대학교에서 연기를 전공한 배우 해리(Harry)가 주연으로 열연했다. 풍성한 성량과 안정된 배우의 노래, 그리고 아름다운 선율이, 잔잔한 흐름을 따라가는 관객의 눈과 귀로 불쑥 침범한다. 위트 있는 뮤지컬로 인해 다큐멘터리에서 보기 어려운 관객의 웃음도 만날 수 있다. 일반적인 다큐멘터리처럼 여러 전문가들이 설명을 보태는가 하면, 뮤지컬과 함께 재현된 이야기는 드라마처럼 볼 수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영화의 장점이다.

▲영화 ‘머슴 바울’ 메인 예고편 中. ⓒ영화의온도

▲영화 ‘머슴 바울’ 메인 예고편 中. ⓒ영화의온도

특히 ‘머슴 바울’은 평점 9점대의 영화 ‘그 사람 그 사랑 그 세상’, ‘일사각오’ 등을 연출하며 여러 한국 기독교 인물들의 진면목을 전한 권혁만 PD가 메가폰을 잡은 영화인만큼, 김창식이라는 한 인물에 대한 일대기가 세밀하고 아름답게 그려졌다. 권 감독이 연출한 이전의 영화에서 죽음보다 강한 사랑과 순교적 믿음을 볼 수 있었다면, 이번 영화에는 김창식과 선교사들, 그리고 다음세대에 이르는 연합과 동역이 아름답게 녹아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권 감독은 저예산으로 여러 면에서 한계에 느껴 아쉽다고 했는데, 이전의 작품들에 비해 다소 미흡한 부분이 보이긴 한다. 이러한 점은 우리 세대를 넘어 다음 세대에까지 보다 더 높은 퀄리티의 문화적 자산을 물려주기 위한 반성과 관심이 절실하게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권 감독이 차기 영화로 준비하고 있는 ‘걸레 성자 손정도 목사’는 이러한 한계에 부딪히지 않았으면 한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전체적으로는 한반도의 아름다운 자연 풍경과 멋스러운 가옥 등 눈을 즐겁게 해주는 영상미가 가득하다. 특히 영화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에디스의 이야기는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아름답고 감동적인 장면이다. 이야기의 진행과 배우들의 감정선, 서정적인 음악이 잘 어우러진 일품인 장면으로, 시사회에서도 눈물 바다가 됐다는 후문이다.

영화의 마지막은 떠나기 아쉬운 관객들을 위해 마련한 듯, 실제 공연장에서의 커튼콜과 같이 준비됐다. 쌀쌀해지는 계절에 마음을 따뜻하게 녹일 수 있는 크리스마스 특집으로 만들어져 극장판으로 재탄생한 영화 ‘머슴 바울’의 개봉은 11월 24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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