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의소리, ‘공포의 그늘’ 관통하는 몰디브 라디오 방송 사역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1년간 단파 송출 계약 갱신… “주님 다시 오시는 날까지 계속할 것”

ⓒ순교자의소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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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순교자의소리(Voice of the Martyrs Korea, 한국 VOM)는 몰디브에 단파 기독교 라디오 방송을 송출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한 후 8개월 만에 모든 목표를 달성했다고 11월 29일 밝혔다.

또 1년간의 단파 라디오 송출 계약을 갱신하고, 2023년에도 몰디브에 기독교 단파 라디오 방송을 송출하는 사역을 지속할 예정이다.

순교자의소리 현숙 폴리(Hyun Sook) 대표는 “우리는 주님께서 허락하시는 한, 주님께서 다시 오시는 날까지 몰디브에 복음 메시지를 계속 송출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순교자의소리는 북한과 중국에 있는 기독교인을 지원하기 위해 북한에는 하루 5차례, 중국에는 2차례 기독교 라디오 프로그램을 송출 중이다.

현숙 폴리 대표는 “북한과 중국이 기독교 활동을 전면적으로 제한하는 국가로 더 잘 알려져 있지만, 사실 몰디브도 전 세계 핍박 감시 기구들과 정부 기관들이 독립적으로 집계한 기독교 핍박 국가 순위에서 항상 상위권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몰디브에서는 선교 활동도 기독교 문학도 허용된 적이 없다”며 “모든 국민이 무슬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헌법에 의무로 규정돼 있다. 이슬람에서 개종한다는 것은, 시민권을 박탈당하고 이슬람법인 샤리아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그는 “심지어 외국인 근로자도 기독교인이면 면밀히 감시당하기 때문에 교회 생활을 하는 것도 어렵고 교회도 실질적으로 존재하지 못한다. 몰디브에서 교회는 불법이고 성경을 공공연히 들고 다니는 것도 법에 어긋난다. 몰디브는 이슬람 율법으로 매우 엄격하게 통제되고 있기 때문에 국민 대부분이 사용하는 모국어로 완전히 번역된 성경조차 없다”고 했다.

원래 몰디브 국민은 불교도였으나 12세기에 이슬람교가 국교로 선포됐다. 오늘날에는 몰디브 국민 30만 명 가운데 97% 이상이 수니파 무슬림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몰디브 정부가 자국 내에서 다른 종교에 관하여 가르치는 것을 금하고 오직 이슬람교 원리만 가르치도록 하기 위해 많은 법을 제정했다. 설교나 종교 강연을 하려면 국가 기관인 ‘이슬람부’에서 발급하는 면허를 취득해야 하는데, 그나마도 정부가 승인한 대학에서 종교학 학위를 받은 수니파 무슬림에게만 면허 신청 자격이 부여된다”고 했다.

또 “이슬람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위법으로, 최대 1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그러나 비판의 정의가 매우 광범위하다. 이슬람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더라도, 다른 종교의 홍보 자료를 배포만 해도 이슬람에 대한 비판으로 간주된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에 따르면, 기독교 자료 배포는 별도의 법률로 금지돼 있고 이를 위반하면 2년에서 5년까지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2021년 7월 6일, 몰디브 정부는 몰디브 공용어인 디베히어로 된 기독교 자료가 몰디브 내 개인과 기업에 우편으로 발송되고 있으니 이를 조사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발표했다. 이 자료들 가운데 일부가 압수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몰디브 정부는 자료의 출처를 밝혀내지 못하고 수사를 종결했다.

확인되지 않은 보고에 의하면, 몰디브 정부가 스리랑카 같은 인근 국가에 몰디브 사역을 하는 기독교 사역자들을 감시하거나 저지할 목적으로 근거지를 두고 정부 요원을 배치했을 가능성도 높다.

몰디브 기독교인들은 자신들의 신앙을 숨기고 비밀로 해야 한다. 현숙 폴리 대표는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이 발각되면 시민권을 잃을 수 있고, 심지어 성경을 갖고 있는 것만으로도 감옥에 가게 될 수 있다”고 했다.

몰디브에 있는 기독교인 대부분은 외국인인데, 이들 대부분은 정부의 반응이 두려워서 모임을 갖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무슬림이 아닌’ 외국인이 몰디브에 거주하는 것은 합법이지만 공공장소에서 종교적 신념을 표현하는 어떤 것도 금지되어 있다. 무슬림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은 불법이며 이로 인해 추방 당할 수도 있다. 몰디브 국내나 인근 지역에서 어떤 종류의 사역을 하든지 이러한 상황들이 결합되어 ‘공포의 그늘’을 형성한다.

현숙 폴리 대표는 “보통 ‘폐쇄된 국가’에서 사역하는 많은 기독교 단체들은 몰디브 내에서 어떠한 사역도 펼칠 수 없었다. 그래서 라디오 방송은 매우 중요하다. 이 방송은 몰디브에 있는 현지 기독교인들뿐만 아니라 선교단체들까지도 의지할 수 있고 그들이 전도와 제자양육을 하는 데 도움을 준다. 매일 복음을 송출하는 것은 ‘공포의 그늘’을 ‘복음의 그늘’로 바꾸어 놓는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그 ‘공포의 그늘’ 때문에, 올해 초에 시작하려 했던 일일 라디오 방송이 거의 무산될 위기를 겪었다. 우리와 동역하기로 했던 한 단체는 몰디브 정부와 자국 정부의 관계로 인해 라디오 방송 시간을 확보하지 못했다. 또한 아나운서 역할을 하기로 했던 몇 사람은 자신들의 목소리가 라디오 전파를 타고 방송되는 것을 너무 두려워했다. 몰디브 정부가 아나운서들의 목소리를 탐지하지 못하도록 디지털 기술로 목소리를 변조할 계획이었지만, 그들의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순교자의소리는 이 사역을 단독으로 추진하기로 결정하고, 2022년 4월 1일, 일일 단파 라디오 방송을 몰디브에 송출하기 시작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단파 라디오 방송으로 복음을 전하는 것이 시대에 뒤떨어진 방식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사실은 그것이 최첨단 기술이다. 최근 몰디브 정부는 인터넷과 중파 라디오에서 기독교 콘텐츠를 차단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했다. 하지만 단파는 중파보다 차단하기가 훨씬 어렵다. 단파 라디오 전파는 1,000개 이상의 섬으로 이루어진 9만 제곱미터의 몰디브 전체에 효율적으로 도달할 수 있으며, 정부가 정기적으로 전파를 차단하기가 훨씬 어렵다”고 했다.

ⓒ순교자의소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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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숙 폴리 대표는 최근 몇 년간 몰디브 인구 중 무려 25%가 대중에게 널리 보급된 단파 방송을 정기적으로 청취하고 있다고 밝힌다.

현숙 폴리 대표는 현지 청취자들의 안전을 위해 그들에 관한 정보는 공개하지 않지만, 그 프로그램이 몰디브 정부의 전파 방해를 받은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는 인도와 필리핀, 모로코와 일본, 중국과 독일, 호주와 오스트리아와 미국 등 세계 도처에서 많은 수신 보고를 받았다”며 “이러한 수신 보고는 우리 방송이 수신되고 있음을 확인시켜 준다. 우리 단체의 기술 담당자들은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전파 방해에 대응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몰디브 방송을 매일 점검하고 있다”고 했다.

순교자의 소리는 몰디브에 단파 라디오 방송을 송출할 때 디베히어 콘텐츠와 영어 콘텐츠를 결합하여 활용한다. 현숙 폴리 대표는 “우리는 디베히어로 녹음된 기독교 프로그램뿐 아니라 디베히어로 번역되고 기록된 성경도 사용한다. 순교자의 사무실 스튜디오에서 직접 녹음한 영어 콘텐츠로 이를 보완한다. 영어는 몰디브의 각급 학교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섬 전체에서 사용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몰디브 라디오 방송 사역이 2년째로 접어든 지금, 순교자의소리 현숙 폴리 대표는 “몰디브에 계속 강력하고 선명한 전파를 보낼 수 있도록, 홀로 외로움을 느끼는 많은 기독교인들이 우리 방송을 듣고 힘을 얻을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중보기도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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